펼쳐라 세계지도 - 세계지도와 함께 떠나는 5대양 7대륙 역사 문화 지리 탐험
최영선 지음, 홍승우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지도 속 이야기 주머니


 


지도, 아는 만큼 보여요

 


책에서도 언급된 문장이다. 맞는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는 아이에게 우리 나라와 관련된 몇몇 나라와 유럽의 선진국, 미국, 스포츠 강대국들 등에 대해서만 언급하게 된다. 하지만 알게된 나는 우리 나라보다도 더 작고 멀리 떨어진 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줄 수 있게 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작은 나라들 중에는 실제로 관심이 증폭되어 밑줄을 긋고 밑에 이렇게 적었다.

 '내 죽기 전에 여기를 꼭!'
 

이 책이 가장 큰 장점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세계지도 책이라는 점이다. 사실 세계지도 관련 책을 보면 서양인들이 쓴 것을 번역한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 어쩔 수 없이 유럽의 세계관을  통해 바라보게 된다. 이 책 역시 아시아가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동양의 세계관을 통해 바라보기 때문이다.
 
책 작가에 대한 칭찬을 더 하자면 글이 정말 아이들도 읽기 쉽게 풀어졌다는 점이다. 그만큼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그러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놓치지 않는다. 삽입된 만화도 무척 재밌고 글의 핵심을 강조하는 내용이라 작가들의 이름을 몇 번이나 들춰보게 하였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흔히 아는 내용은 배제하였다는 점이다. 내가 지나치게 무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지식과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목표 독자의 수준을 정확히 헤아리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물론 그것이 독자들의 궁금증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차와 아프리카의 국경선과 다양한 이름의 바다와 러시아의 대륙에 대해 궁금한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는 사람들이다. 궁금했지만 지나쳐버린 세계 지도 속 이야기를 마침 들려주는 건 쉬워보이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매력이 있지 않을까?

세계의 지리를 아는 것은 지리에 대한 영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나 과학 그리고 철학이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이 세계 지리이다. 비록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간혹 기술되는 문장에 이들이 포함될 때 책의 매력이 배가 되는 순간이다. 성조기의 별이 미국의 주라고 말해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성조기에 별이 더해질수록 땅을 빼앗긴 원주민 부족의 수도 늘었겠지요? (145)


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 그건 서양 작가의 책에서는, 일본 작가의 책에서는 읽을 수 없는 물음일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질문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소소하고도 잘잘한 이야기를 더하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남,북, (중앙)으로 나누는 것 보다는 앵글로 아메리카와 라틴 아메리카로 분류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전자는 좀 역사와 개성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분류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장 좋은 점은 두 가지를 병기하는 것인데, 이 책이 그렇게 해 주어서 무척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한국을 언급할 때 말고 공식적으로 우리 나라 국가명을 쓸 때에는 대한민국이라고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정식명칭을 '한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경우 대부분이 이야기 속에서 언급되므로 큰 무리는 없지만 가령 다른 나라와 이름이 나열될 경우 (아시아 소개 쪽과 같은 경우) 대한민국이라고 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한 번은 '대한민국'이라고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일본 작가의 책을 번역한 책에서 우리 나라 지도 위에 '한국'이라고 쓴 것을 보고 무척 아쉬웠던 터라 더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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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편의 성장 소설을 읽었다. 은이정의 '괴물, 한쪽 눈을 뜨다.', 김려령의 '완득이', 은희경의 '소년을 위로해줘.'. 어차피 우리는 늘 조금씩 혹은 비약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중이니 청소년들이 나온다고 해서 굳이 성장 소설이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뭐 어차피 개인적인 분류란 그 의미가 별로 없을 듯 싶으므로 그냥 성장 소설이라고 부른단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니.

 

은이정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이 책을 읽고 좋은 나머지 동화책을 사서 읽고 선물을 했다. '난 원래 공부 못해.'. 작가가 중학교 교사라 그런지 동화보다는 청소년 문학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를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그 즈음의 남학생들을 괴물이라 칭하되 괴물로 보지 않는 시선이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어떤 식으로든 앓고 지나가는 시기, 다만 그것을 지나온 사람으로서 그 시기를 더 잘 보냈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그런 시선을 억지로 강요한다거나 일부를 불균형하게 미화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에 더욱 아무렇지 않은 시기로 느껴지게 한다는 방법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그 시기의 문을 지켜주는 문지기의 역할로 교사 한 명은 좀 약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완득이는 묘했다. 표지의 강인하고 잘생긴 청년의 모습과는 달리 온갖 결핍의 총체인 주인공과 그 주변의 사람들은 과연 작가가 뭘 이야기하려나 하는 궁금증을 느끼게 했다. 똥주라 불리는 선생님과 완득이 이 새끼로 불리는 주인공과 하다못해 동네 주민의 미친 존재감까지 어느 인물 하나 까닭없는 출연이 없다. 그런 다양한 인물들의 조합이 만들어낸 겉으로 드러나기엔 거칠기 짝이 없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왜 가슴 한켠 따듯한 기운이 퍼지는 걸까?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게 김려령의 힘인가 보다. 짧고도 깊은 여운. 이 책을 읽고 난 전후의 책들의 존재감이 사라져버렸다.

 

 

 

20대 초반 은희경의 여자에 대한 소설들이 좋았다. 지금은 제목만 기억나는 그 소설들이었지만 나는 늘 도서관에서 그녀를 찾고는 했다. 그녀가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제목의 소설을 썼을 때 놀라웠다. '소녀'도 아니고 '소년'을? 앞의 두 소설에 비해 두 배 가량의 두께가 되는 소설, 읽는 내내 힙합의 리듬에 몸을 맡기며 읽게 되는 소설. 이런 소설을 그녀가 쓰다니 그녀의 태도가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언제나 미성숙한 자아, 누군가에게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픈 마음이 드는 순간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방황의 시기는 사춘기 때에만 있는 건 아니지. 좋은 내용 좋은 컨셉 효과적인 도구를 사용했음에도 사실 개인적으로는 앞의 두 소설에 비해 큰 여운이 남지 않았다. 새로웠지만 새롭지 않은 느낌이랄까, 여하튼 난 그랬다.

 

 

3편의 성장 소설 을 읽었다. 당분간 그 시기를 다룬 소설을 읽지 않을 것 같다. 이 세 권이면 충분하다 싶은 마음이 든다.  좋아했던 작가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 더 깊은 면을 보는 것 그리고 처음 만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는 것은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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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 무지개 나라 아프리카를 꿈꾸다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7
알랭 세르 지음, 자위 그림, 정지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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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위인전을 만나본 건 처음이라는 생각이 미쳤을 때 놀랐다.

사실 위인전을 읽을 때, 그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그림책 위인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싶어 혼자 무슨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마냥 신나했다. 아이가 좀더 컸더라면 아마 바로 지름신이 내렸지 싶다. 프리다부터 시작해서 쭉쭉!!

 

처음 만나는 위인전이 글자만 가득하고 구구절절 위인의 삶을 조명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흥미를 끌지도 크게 다가 올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림책을 통해 위인을 만난다는 것은 그에 비해 큰 흥미를 주고 또 다행히 이 책의 경우, 넬슨 만델라의 생각을 독자가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넬슨 만델라의 성장 과정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황과 어울리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만델라가 투옥 생활을 할 때에는 마치 일력을 넘기듯 매년 그의 삶을 검고 어두운 그림과 대조되게 빨간 배경에서 기술되는 글은 단조로와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20년 반복되면 그러하기에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더 그가 감옥 생활을 해야 할지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길 것이 분명하고, 그의 삶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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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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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그림책은 그림맛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린드그렌은 글맛이 좋다. 

글맛이 좋은 작가의 글이 그림책에 버무려질 때 어떤 맛이 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맛이 더 좋았다.  

처음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왠지모를 신비로움을 주는 그림들이었다. 평범한 마을의 평범한 가족을 그리지만 나무들의 가지가 뻗은 모양이나 색감을 보면 왠지 모를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글밥이 많아서일까, 라고도 생각을 해 봤지만 그것보다는 글맛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단순하게 로타가 고개를 숙인 그림에서도 충분히 로타의 기분을 짐작하고 확대할 수 있지만 오른쪽에 쓰인 글을 읽으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아, 그런 기분이구나 로타.  

 

로타는 정원 울타리 문 앞에 서서 외로워하고, 슬퍼하고, 화를 냈어요. 하지만 조금 지나니까 우습게도 화는 전혀 안 나고 그냥 외롭고 슬프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또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슬프지도 않고 외롭기만 한 거예요.  

 

이야기는 무척 사랑스럽다. 로타라는 아이가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그 아이를 나타낸 린드그렌의 글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림이 글맛을 떨어지게 하지 않는다. 나름의 그림맛도 좋다. 하지만 그래도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이 책에서는 글이 아닌가 싶다. 삽화라고 하기엔 의미있고 그림이라고 하기엔 전세가 역전된 그 중간즈음의 위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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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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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동그라미를 여러 크기 여러 색깔로 그려준 뒤 생각나는 것을 떠올려 보라고 했다. 네 살 아이라 그런지 상상에도 폭이 넓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 딴엔 열심히, 타이어와 멜론, 접시를 떠올렸다. 거기에 내가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계란프라이도 만들어주니 제 딴에는 신기하여 박수까지 쳤다.

 

내가 처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상상그림책인 '문제가 생겼어요'를 만났을 때 그 기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단순한 자국에 상상을 하는 힘, 더 나아가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작가의 능력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 째 상상 그림책 '학교 가는 길'이 또 한 번 나를 만족시켰다. 판형은 전작보다 좀 더 작아졌고 표지에 음각으로 파인 발자국들은 좀더 사랑스러워졌다.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표지는 전작보다 더 큰 점수를 줄만 했다.

 

위의 그림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 가는 길에 아이는 다양한 장소를 지나고 다양한 대상을 만난다. 학교 가는 길에서 아이가 만나는 길은 늘상 우리가 만나는 일이기도 한데, 그것이 발자국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해본 적 없다. 그런데 막상 발자국을 확장하여 그려보니 어쩜 이리 딱 들어맞는지 신기하면서도 친근했다. 족적(足跡)이라는 말이라던가 이력(履歷)이라는 말이 떠올라 괜시리 철학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깊이는 아니지만 아주 잠시. 학교 가는 길에 거친 나의 모든 발자취들이 개인적으로 본다면 역사라고 볼 수도 있을테니 그 사이 만난 대상과 지난 장소 그리고 떠올린 생각들은 모두 의미있는 것들이 아닐까 하여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량 역시 일반적인 그림책에 비해 많아, 상상을 위한 상상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상상을 가진 자의 상상 촉매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엔 어떤 자국이 그녀를 그리고 나를, 내 아이를 상상하게 할 것인가.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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