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도 언급된 문장이다. 맞는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는 아이에게 우리 나라와 관련된 몇몇 나라와 유럽의 선진국, 미국, 스포츠 강대국들 등에 대해서만 언급하게 된다. 하지만 알게된 나는 우리 나라보다도 더 작고 멀리 떨어진 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줄 수 있게 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작은 나라들 중에는 실제로 관심이 증폭되어 밑줄을 긋고 밑에 이렇게 적었다.
'내 죽기 전에 여기를 꼭!'
이 책이 가장 큰 장점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세계지도 책이라는 점이다. 사실 세계지도 관련 책을 보면 서양인들이 쓴 것을 번역한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 어쩔 수 없이 유럽의 세계관을 통해 바라보게 된다. 이 책 역시 아시아가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동양의 세계관을 통해 바라보기 때문이다.
책 작가에 대한 칭찬을 더 하자면 글이 정말 아이들도 읽기 쉽게 풀어졌다는 점이다. 그만큼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그러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놓치지 않는다. 삽입된 만화도 무척 재밌고 글의 핵심을 강조하는 내용이라 작가들의 이름을 몇 번이나 들춰보게 하였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흔히 아는 내용은 배제하였다는 점이다. 내가 지나치게 무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지식과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목표 독자의 수준을 정확히 헤아리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물론 그것이 독자들의 궁금증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차와 아프리카의 국경선과 다양한 이름의 바다와 러시아의 대륙에 대해 궁금한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는 사람들이다. 궁금했지만 지나쳐버린 세계 지도 속 이야기를 마침 들려주는 건 쉬워보이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매력이 있지 않을까?
세계의 지리를 아는 것은 지리에 대한 영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나 과학 그리고 철학이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이 세계 지리이다. 비록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간혹 기술되는 문장에 이들이 포함될 때 책의 매력이 배가 되는 순간이다. 성조기의 별이 미국의 주라고 말해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성조기에 별이 더해질수록 땅을 빼앗긴 원주민 부족의 수도 늘었겠지요? (145)
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 그건 서양 작가의 책에서는, 일본 작가의 책에서는 읽을 수 없는 물음일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질문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소소하고도 잘잘한 이야기를 더하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남,북, (중앙)으로 나누는 것 보다는 앵글로 아메리카와 라틴 아메리카로 분류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전자는 좀 역사와 개성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분류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장 좋은 점은 두 가지를 병기하는 것인데, 이 책이 그렇게 해 주어서 무척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한국을 언급할 때 말고 공식적으로 우리 나라 국가명을 쓸 때에는 대한민국이라고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정식명칭을 '한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경우 대부분이 이야기 속에서 언급되므로 큰 무리는 없지만 가령 다른 나라와 이름이 나열될 경우 (아시아 소개 쪽과 같은 경우) 대한민국이라고 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한 번은 '대한민국'이라고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일본 작가의 책을 번역한 책에서 우리 나라 지도 위에 '한국'이라고 쓴 것을 보고 무척 아쉬웠던 터라 더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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