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잠깨어 -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정약용 지음, 정민 엮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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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작가님의 번역은 역시 아름다웠다. 개인적으로는 다산의 유배지에서의 심경이나 당시의 배경보다는 다산의 시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그런 면에서 번역자가 정민 이라는 사실은 무척 다행이었다.

 

많은 시들에서 다산의 비참함, 그리움 등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지만 가끔은 멋진 시를 통해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때도 있었다. 인간적인 모습을 어떤 설명의 글이 아니라 시만으로 느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에선 정민 작가님이 시를 번역도 하셨지만 옆 페이지마다 다산의  입장에서 일기를 쓰듯 적어놓으신 해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해설은 통독하였는데 그 이유는 번역된 시만으로도 충분히 다산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혹 모호할 때 참고를 하는 방법으로 읽었다.

 

아름다운 시들을 여러 편 옮겨적었는데 그 중 네 편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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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꼬마섬! 보림 창작 그림책
유애로 글.그림 / 보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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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라는 말을 많이 좋아하여 친구 타령만 하는 다섯 살 난 아들에게 꼬마섬은 공감의 대상이다. 꼬마섬이 자신이 그동안 몸담았던 익숙한 곳 저 너머에 있는 다른 세상을 궁금해하며 그곳에서 새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아들은 자기도 새 친구들을 많이 만들고픈 마음이 들었는지  다시 읽어달라는 말을 하였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꼬마섬의 모험담을 그린 그림책으로, 꼬마섬이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을 도와준 것도 지금 함께 사는 친구들의 도움이었고, 다시 바다로 돌아오게 된 것은 새로 사귄 친구들의 도움이었다. 바다에선 그 두 친구들이 모두 꼬마섬의 곁에 머물렀다. 일종의 모험 성공담이 되는 셈이다.

 

아주 착한 이야기이다. 그러하기에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고운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흐뭇한 마음으로 읽어 줄 수 있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모험담에 걸맞게 어느 정도의 좌절이 설정되거나 용기를 내어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그러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좀 덜 느껴지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따뜻한 그림은 책을 다시 보고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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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밤 (4쇄) The Collection 3
바주 샴 외 지음 / 보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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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 제공된 출판사의 홍보 문구를 보면  아름다운 그림책! 갖고 싶은 그림책!이라고 되어 있다. 그 말이 딱 이 책에 맞는  것 같다. 이 아름다운 그림책, 나는  2667 of 3100 이라는 넘버를  지니며 갖게 되었다. 뿌듯!

 

인도의 민담을 세 명의 그림책 작가가 공동으로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공들여 만든 이 책은 수작업이라던가 공정무역종이라던가 하는 사회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대상을 발견하면 그것을 오래 눈여겨 보다가 그것을 만져보고 싶어진다. 이 책에 소개된 밤의 나무들을 손을 살살 만져보게 되고 그 촉감은 시각적 감각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눈으로 보고 살며시 손을 대어 볼 때의 아름다움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무들의 밤엔 나무들이 세상의 주인이다. 신이기도 하고 인간이기도 하고 자연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하다. 그들은 낮에 보였던 단조로운 색상을 벗어나 오렌지빛이기도 하고 오색찬란한 색이기도 하고 붉은 색이기도 하고 대체로 빛이 난다. 밤의 나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화려하고 환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신비롭게 시간을 거슬러 속삭인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의 모습에 매료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책의 두께가 두껍고 판형도 큰 편이지만 그래서 이 책이 더 좋다. 많은 이야기가 있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다는 뜻이고, 그 나무들이 커다랗게 우리의 감각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비슷비슷한 과정의 비슷비슷한 기법의 그림책에서 벗어나 특별한 그림책을 만난 것이 더 없이 기쁘다. 한장 한장 떼내어 집에 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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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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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에서 누군가가 ‘깊이 있는 책’이 아니라고 말했다지만 깊이란 꼭 어려운 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깊이란 넓이와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글, 그것이 깊이 있는 글이 라고 할 적에 나는 이 책의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마움의 이유는 나를 잘이해해줘서 고맙다는 면이 가장 크다. 이미 많은 흔들림을 겪고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30대 중반의 나에게 그래도 내 맘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받았다. 비록 작가님은 저를 모르고 알아주었더라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상적인 내용으로 꼽았듯이 나 역시 Amor Fati에 큰 인상을 받았다. Amor Fati는 제가 20살에 철학 강의를 듣던 그날부터 줄곧 제 기댐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흔들릴 때 이 말을 되새기면 마음이 편해졌었다. 62쪽에 이런 말이 있다. “운명을 자신의 몫으로 인정한 후에야 비로소 버틸 힘도 생긴다.”. 그랬던 것 같다. 저돌적인 성격이 아닌 사람으로서 그저 견디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는 운명이라도 제 편을 만들어야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왜 이 말을 의지했는지 알게 해 주셨고, 이 말이 더더욱 제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독을 즐기는 내 태도에 대한 회의도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또한 격려가 되었고 말이다. 나,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이 책은 풍랑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갈 길이 머지 않았다고 눈짓 주는 등대같은 책이다. 흔들린다는 것을 문제나 고민 거리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정상적인 궤도 안의 과정임을 알려주고 똑바로 흔들리도록 흔들림의 매뉴얼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어른이 되기 위해 누구나 거쳐야 할 과정이 되므로 이 책은 어른이 되기 위한 감성적 매뉴얼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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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 세계명작을 고쳐 읽고 다시 쓰는 즐거움
이현우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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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런 류의 책을 자주 찾게 된다. 아마 내 안에 결핍된 세계 고전 문학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중인가 보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책꽂이에 쌓여만가고 읽은 것보다 읽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은 세계문학 책들을 보면 부담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뭘 먼저 읽어야 하나 싶은 고민도 하게 되어  이런 류의 책들에 눈길이 가나보다.

 

선택은 늘 훌륭했다. 지난 번에 읽은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은 보다 감성적이고 쉬운 버전이었다면 이번 책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는 좀더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소설 뿐만 아니라 희곡이나 시도 포함되어 있고,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의견들과 저자의 생각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다만, 그 내용이 다소 전문적이라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어려움은 있다.

 

이번 책에서 느낀 것은 저자인 로쟈는 강의를 들었을 때에도 느꼈지만 군더더기가 별로 없어서 좋다. 짧은 글 안에서 독자가 필요로하는 정보를 모두 준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특히, 고전은 언제나 '다시 읽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시작하는 부분이 새삼스레 신선했고, 다시 읽은 책들과 관련성이 있는 책들을 '겹쳐 읽는' 구성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주 소재인 책보다 겹쳐 읽기를 통해 읽고 싶어진 책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둘을 같이 읽게 될 가능성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의 제목에 대해서만 아주 잘 알 뿐 실상 그 내용은 거의 모른다고 할 수 있었던 알베르트 카뮈의 <이방인>에 대하여 흥미가 급격히 높아졌다. 전에 문학동네 연재에서도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은 적이 있는데 책의 제목이 <이인>인 것에 대한 설명도 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책의 제목은 <이방인>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난 <이방인>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또한 고골의 <외투>라는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 고골이라는 작가가 이렇게 고독스러운 작가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추위와 고독의 느낌이 진하게 남아있다. 이렇듯 이 책을 통해 몰랐던 혹은 다시 느끼게 되어 읽고 싶어진 책들이 이 외에도 몇 있다.

 

저자가 밝히는 이 책의 목적인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은 개인적으로는 중복된 내용이 많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는 등등의 문제로 인해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통독했다. 오히려 그 앞에 요즘 세계문학에 대한 출판 동향에 대한 정보가 독자로서는 크게 도움이 되었다. 책에 관한 한 전문가인 로쟈의 분석이니 믿음도 생기니 앞으로의 독서에 영향을 줄 것 같다.

 

그는 늘 자신을 '곁다리 인문학자'라는데 그 말이 멋지다. 자신을 스스로 변방에 위치시키는 자신감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쭉 애독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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