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 책 -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곽아람 지음 / 앨리스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 개인적으로는 다이어리를 먼저 받고 이 책을 늦게 구입했을만큼 내용적인 면보다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 뿐만 아니라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면지까지 참 세심한 디자이너이다.

 

2. 곽아람 기자의 진솔한 문장들이 친근감이 느껴지게 한다. 마치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사랑스러운 친구를 얻은 느낌이다.

 

3. 나는 이 책에 있는 책들을 아마 전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책들을 다 읽고 갖고 있었는 양 느껴진다.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4. 내게도 분명 '어릴 적 그 책'은 존재한다. 하지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고 그저 학령기에 거의  책을 읽지 않았기에 우리가 흔히 다 알고 있는 명작동화를 거의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의 저자처럼 때지난 책들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내가 읽었던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내 아이에게 그런 향수를 심어주고 싶다.

 

5. '어릴 적 그 책'이 있는 작가가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 사랑스럽다로 바꿔서 말하련다.

 

6. 곽아람 기자의 다른 책들을 읽고 싶다. '-체'하지 않는 문장들이 맘에 든다.

 

7. 작가 스스로 책에 관한 글을 쓸 때가 그림에 관한 글을 쓸 때보다 더 신이 난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들춰본 글도 책에 관한 글이 매력적이다. 안타깝게도 다음 작품은 그림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만 빠른 시일 내에 책에 관한 책을 내 주면 좋겠다.

 

8. 추억은 공유할 때 더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도서관에 새 책이 많이 들어와서 자주 들른다. 도서관의 새책이 간만에 들어왔는가 노리는 이는 나뿐만이 아닌 듯 가면 신간 책장이 많이 비어 있다. 그래도 관심 가는 책들을 가족들 동원하여 몽땅 빌려왔다. 집에도 읽을 것이 천지인데 다 읽지는 못했다. 다 읽으려고 빌린 것도 아니다. 어떤 책일지 궁금했고, 궁금증을 확인한 후에 반납 예정일보다 많이 빠르게 반납했다. 그 짧은 확인을 정리해 본다. 책을 전부 읽지 않은 정리이고, 그러므로 지극히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이름만으로도 부담스러운 두 철학자가 한 권의 책에서 철학을 말한다. 바디우의 부분만 읽었는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글이 어렵지 않았고 열정적인 성격의 사람 같아 보였다. 다 읽지 못한 것은 책이 재미없어서라기 보다는 내가 아직 덜 여물었기 때문이다.  바디우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아! 그리고 책이 진짜 얇고 활자가 큰 편으로 느껴졌다. 이름만큼 부담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두번째 책이 나와서 첫번째 책부터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빌려서 읽었다. 아주 두꺼운 책인데 고작 여섯 감독의 인터뷰이다. 그만큼 한 사람의 인터뷰를 구체적으로 시었다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흥미를 유지하지 못했다. 나는 중언부언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길어서 그런가 그 질문이 그 질문 같았고, 그 대답이 그 대답같았다. 질문보다는 대답이 창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한 권이 한 사람의 인터뷰인 책들이 흥미로운 경우가 있었던 독서 경험을 되살리자니 더더욱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동진은 문자보다는 음성으로 표현을 더 잘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의 이야기는 사람을 귀 기울이게 하는데 나는 이번에도 그의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재즈를 좋아하고, 뮤지션의 이름이나 그들에 얽힌 기본적인 에피소드들을 아는 사람이 읽으면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 제목도 좋고 내용도 흥미로운데 내가 너무 모르는 이야기만 해서 다 읽지 못했다. 나는 그저 재즈라는 말을 좋아하나보다. 아름다워서. 

 

 

  이 책은 아직 반납하지 않았다. [인기없는 에세이]라는 제목에 반해서 러셀이 누군지도 모르고 서문만 읽고 빌렸는데 글빨이 좋으시다!!!! 1970년대에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인데 그걸 나중에 알고 놀랐다. 번역 덕분인가 요즘 쓰인 글처럼 세련되었다. 철학사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반납하기 전에 흥미로운 부분을 읽자 해서 '7장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를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더 읽으려고 아직 반납을 못했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제목의 책도 쓰셨다는데 무척 궁금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기도 하단다. 역시 나는 모르는 작가가 너무 많다.

 

 

 

 아이가 같은 출판사(보림)에서 출간된 에헤야데야 떡 타령을 좋아해서 다른 버전으로 빌려 봤다. 개인적으로는 떡타령 쪽이 더 재밌고 그림도 예뻤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4-02-1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가까이 예쁜 도서관 있어
책을 실컷 빌려 볼 수 있으면
참으로 즐겁지요!

그렇게혜윰 2014-02-14 12:24   좋아요 0 | URL
자주 다니는 동사무소에도 새 책이 이번에 많이 들어와서 기뻐요. 그 책을 고르는데 일조하여 제 취향적인것도 기쁘구요 ㅋㅋㅋ
 
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곳저곳에서 [마담 보바리]를 추천하는 글을 최근에 자주 읽었다. 통속적인 부인네의 사랑이야기겠거니 싶어 머리 식힐 겸 사두었었는데 그들은 왜 이렇게 이 책을 추천하는 걸까? 더구나 카프카가 플로베르의 글쓰기를 소설가의 전범으로 칭송하며 문학의 수도승으로 섬겼다는 책날개의 정보는 내가 이 책을 구입할 당시의 생각을 뒤집게 한다. [마담 보바리]는 내가 짐작하고 있는 그 이상을 품고 있다는 건가? 어떤 면이 그러할까? 이런 기대감과 달리 좀 답답해보이는 샤를르 보바리와 그의 첫 부인의 이야기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엠마, 아름다운 그녀 '마담 보바리'가 등장한다. 그 이후부터는 툭하면 플로베르의 섬세함이 느껴져 여백에 느낌표를 찍어대곤 했다.

 

내용적으로 보자면야 잠재된 욕망의 여인 엠마가 결혼 후에 그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인지라 통속적 재미로만 읽어도 그만큼은 재미있고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간다. 하지만 엠마, 아름다운 마담 보바리에 집중하다 보면 나는 그녀가 무너질 것임을 예상하면서도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랑과 전쟁'에서 바람난 아내가 나온다면 우리는 성실한 남편의 편을 들겠지만 사람 좋은 샤를르의 편에서 엠마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줄곧 그녀에게 공감하고 몰입했다. 그것은 그녀의 남편 샤를르가 나의 남편을 떠올리게 한다던가, 레옹이나 로돌프와 같은 남성들이 주변에서 나를 유혹하고 있다거나(물론 나는 엠마의 미모를 따라갈 수가 없다. 보기만 해도 아름다움이 뚝뚝 떨어진다니!!)하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이유는 아니다. 사실 언어로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내 안에도 그녀와 같은 몽상이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일지도 모르겠고, 그 금기된 욕망이 표출된 데에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탓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녀가 자신의 욕망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귀결시키지 못한 채 쾌락에 머무르게 한 것은 그녀가 아닌 남자들이라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이 있다. 현실을 벗어나고픈 욕망이 지금 내게도 자리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더 크고 강하게 자리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욕망 따위가 무엇인지도 모르며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는 뜻이 될 수는 없다. 자기 안의 욕망을 어느 한 때에는 마주해야 할 날이 올 때 그 욕망을 좀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표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압고 절제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자주 들여다보고 자주 어루만져주어야 하지 않을까? 엠마가 성장기에 그러한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혹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인정하고 어루만져주었더라면 그녀는 어쩌면 행복을 맛보았을지도 모르겠다.

 

평생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채우길 바라며 자신을 학대한 아름다운 마담 보바리가 가엾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그 이야기가 섬세함과 철저한 계산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쓰여졌다면 더더욱 그 효과가 클 터인데 소설의 많은 부분에서 플로베르의 역량을 느끼게 되었다.  1부에서는 보바리 부부, 혹은 엠마의 정신적 연인들이 등장하고, 2부에서 로도프, 3부에서 다시 레옹이 등장하고, 4부에 엠마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구성에서 플로베르의 완벽을 추구하는 기질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계획적인 구성 사이 사이에 가령, 뱃사공이 로돌프의 이야기를 꺼내는 에피소드들조차 딱딱 맞아떨어지는 듯해 책날개에 적힌 카프카의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연 보다는 계획적인 구성이 플로베르를 열정적인 작가라는 느낌은 갖게 하지 않았지만 무척 섬세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이런 통속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이성적으로 풀어내는 작가가 몇이나 될까? 통속은 대개 감정을 소지시키는 것으로 끝나곤 하는데 [마담 보바리]는 읽으면서 혹은 읽고 나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게 된다.  그런 면에서 플로베르가 쓴 [감정 교육]이 궁금하다. 감정과 교육이라, 마담 보바리와 플로베르만큼 흥미로운 조합이 될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살 아들이 팟캐스트 방송하고 싶대서 부랴부랴 익혀서 만들어봤다. 해보니 괜히 뿌듯한데 아이가 언제까지 하려나 모르겠다.

첫번째 녹음한 책은 <토요일의 기차>이다.

 

 

 

 

 

 

 


[팟빵]
공유 주소 : http://m.podbbang.com/ch/7194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14-02-1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헤윰님 목소리 들을 수 있는 건가요? 팟빵앱을 깔았는데 엄마 내가 책읽어줄까네요~

그렇게혜윰 2014-02-11 16:50   좋아요 0 | URL
네^^ 제 친구는 제 목소리가 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네요 ㅠㅠㅋ

2014-02-11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2-11 16:51   좋아요 0 | URL
목소리가 너무 여리여리하지 않나요?^^ㅋ
 

딱히 어떤 목적성이 없이 서점 나들이를 가고 싶을 때 대개는 즉흥적이라 혼자 다녀오곤 하지만 책벗에게 연락하여 함께 다니기도 한다. 청하면 오케이하는 그런 매커니즘이 참 좋다.

 

영어 공부를 좀 할까하고 원서를(어린이용이다 ㅠㅠ) 살까 싶기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옛이야기가 품절된 터라 그것이 혹시 있을까 하고 중고서점을 가기로 한다. 그리곤 연락을 취했더니 역시나 오케이! 뒤이어 청이 들어온다. 대오서점까지 갔다 오실래요? 나 역시 오케이! 실은 전날 기사로 보고 청할까 하다 그건 먼가 싶어 청하지 않은 터였는데 이심전심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인가보다.

 

중고서점에서 대략 30분 정도 책을 구경하고 걸어서 대오서점까지 갔다. 눈이 내리는 각도가 마침 얼굴을 얻어맞기에 좋았지만 그것도 좋았다. 좋은 벗과 좋은 구경을 가는 것은 그런 기분이다. 피곤을 잊는. 마침 중고서점에는 원하는 아이의 책이 있었고, 책벗은 영어 전문이라 두 권의 책을 추천받기도 하여 몇 권을 사왔다. 아침에 신분증을 찾느라 뒤적거린 서랍에서 나온 문화상품권을 마침 잘 썼다.

 

대오서점에 가니 이미 방문객들은 할머님과 사진 촬영 중이셨다. 벗과 이중섭 생가의 이야기도 나누었다. 옛집들이 주는 포근함이 지금의 우리를 품어주는 것 같아 머물고 싶은 공간이었다. 방문객은 적지 않았다. 한편으론 상업적으로 변모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방문객은 꾸준히 있어야할 것이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커피를 시키면 리필도 해주고 빵도 주고 엽서도 준다. 집이 근처라면 때때로 들러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멍도 때리기 좋겠다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4-02-0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오서점 할머님이 잘 계신가 보군요.
대오서점 할머님한테는 고마우면서 미안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03229

이 글을 읽으시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대오서점 '작은'할머님이 '왕'할머님 사진 좀 찍어 주기를 바라셨지만,
제가 한사코 거절하는 바람에,
몇 년 단골로 드나들지 않고는 찍을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 탓에,
99살에 돌아가셨거든요.
99살이실 적까지 명절마다
왕할머님이 좋아하시는 단것(사탕과 초콜릿) 사들고
대오서점을 찾아갔는데...

꼭 100살 되시는 해에 왕할머님을 사진으로 찍겠다 했는데
이제 와 돌아봐도 참 죄송한 일이었어요.

아무튼, 대오서점 예전 간판을 함부로 내리지 않아 고맙기는 한데,
<대오서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이 아니라,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헌책방'입니다.

더 오래된 헌책방은 자식이 가게를 억지로 폐업시켜서
역사에도 없이 아주 조용히 사라졌지요.

그렇게혜윰 2014-02-10 11:26   좋아요 0 | URL
인연이 있으신 거로군요! 할머님은 사진 촬영 중이시라 많이 못 뵙고 며느리 되시는 분이 적극적으로 손님들을 안내하시더라구요. 좋은 느낌이었어요. 가족들이 잘 꾸려가는 예쁜 곳이었어요!

2014-02-1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2-11 16:52   좋아요 0 | URL
모임을 하기엔 너무 공간이 좁아요. 2인석 3세팀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