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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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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동그라미를 여러 크기 여러 색깔로 그려준 뒤 생각나는 것을 떠올려 보라고 했다. 네 살 아이라 그런지 상상에도 폭이 넓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 딴엔 열심히, 타이어와 멜론, 접시를 떠올렸다. 거기에 내가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계란프라이도 만들어주니 제 딴에는 신기하여 박수까지 쳤다.

 

내가 처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상상그림책인 '문제가 생겼어요'를 만났을 때 그 기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단순한 자국에 상상을 하는 힘, 더 나아가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작가의 능력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 째 상상 그림책 '학교 가는 길'이 또 한 번 나를 만족시켰다. 판형은 전작보다 좀 더 작아졌고 표지에 음각으로 파인 발자국들은 좀더 사랑스러워졌다.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표지는 전작보다 더 큰 점수를 줄만 했다.

 

위의 그림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 가는 길에 아이는 다양한 장소를 지나고 다양한 대상을 만난다. 학교 가는 길에서 아이가 만나는 길은 늘상 우리가 만나는 일이기도 한데, 그것이 발자국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해본 적 없다. 그런데 막상 발자국을 확장하여 그려보니 어쩜 이리 딱 들어맞는지 신기하면서도 친근했다. 족적(足跡)이라는 말이라던가 이력(履歷)이라는 말이 떠올라 괜시리 철학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깊이는 아니지만 아주 잠시. 학교 가는 길에 거친 나의 모든 발자취들이 개인적으로 본다면 역사라고 볼 수도 있을테니 그 사이 만난 대상과 지난 장소 그리고 떠올린 생각들은 모두 의미있는 것들이 아닐까 하여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량 역시 일반적인 그림책에 비해 많아, 상상을 위한 상상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상상을 가진 자의 상상 촉매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엔 어떤 자국이 그녀를 그리고 나를, 내 아이를 상상하게 할 것인가.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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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연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빨강 연필 일공일삼 71
신수현 지음, 김성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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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이다. 또한, 우리가 어렸을 때 지나왔던 과정이기도 하다. 내 바람과 같지 않은 어른들의 태도, 내 뜻과 달리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나의 마음, 중심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관계는 우리가 자려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성장의 과정이다. 

 그런 민호에게 '빨강 연필'이 나타난다. 그야말로 램프의 요정 지니가 따로 없다. '빨강 연필'이 민호에게 부족한 글쓰기 실력을 보상해주면서 민호는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엄마의 인정을 받는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비록 빨강 연필이 아니면 여전히 과거의 민호이지만 '빨강 연필'만 있으면 글쓰기의 지존인 재규도 두려워할 존재가 되고 만다. 그런 '빨강 연필', 혹은 또다른 형태의 지니, 누구나 한 번쯤 꿈 꾸어 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순수한 자신의 실력이 아닌 남의 실력으로 받는 인정은 아무래도 찝찝하다. 때문에 민호는 '빨강 연필'을 없애려고도 해 봤지만 없어지지도 않고 자신도 또다시 원하게 되고 만다. 인정의 욕구는 채워지는데 그게 석연치 않다보니 여전히 불만과 불안의 심리는 남아있다.  그건 일종의 자신과의 싸움이다.  

  민호는 자라는 어린이이다. 몸과 함께 마음이 함께 자라는 중이다. 수많은 욕구와 그것이 충족되지 않아 생기는 불만들이 함께 같은 크기로 자리하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나타난 '빨강 연필'은 행운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정체성을 찾게 하는 도구가 된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민호가 고민하고 극복하는 과정들을 통해 책을 읽는 아이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하여-긍정적인 정체성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민호 즈음의 아이들은 참 애매하다. 아무 것도 모르게 천진한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의 무게를 짐지어야 하는 나이도 아니다. 이제 슬슬 세상의 어두운 면을 보기 시작하는 나이. 그 나이에 자칫 마음을 잘못 먹으면 부정적인 정체성만 생겨 세상을 힘겹게 살아야하는 나이. 다행히 민호는 '빨강 연필'이라는 친구이자 적인 대상을 만나면서 마음이 한 뼘 더 크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꿈꾸는 지니를 이야기 속에서나마 구현해 보고, 또 민호처럼 슬기롭게 커나가길 바란다. 그런 나의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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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화났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가 화났다 그림책이 참 좋아 3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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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작가의 그림책은 일단 따뜻하고 귀여운 그림 덕분인지 아이와 엄마들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열두띠 까꿍놀이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너는 기적이야와 이번 그름책 '엄마가 화났다'도 그러하다.  

 사실, '너는 기적이야'를 읽고 엄마의 입장에서는 참 공감이 가는 책이었는데 아이도 과연 이 책을 좋아할까?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그런데, 당시 3살이었던 아들은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아무 때나 '너는 기적이야'하며 웃고 다녔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렸지만 아이는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을 기적처럼 생각해주는 엄마의 마음을 느꼈나보다.  

이번 그림책 '엄마가 화났다'를 읽으면서도 나는 내 아이에게 잘못 대한 점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의 천진한 모습에 더욱 그러했다. 동시에 이 책 역시 과연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엄마의 변화된 모습을 이해할까?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4살인 아들은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산이에게 동화되어 너무나도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두 권의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내가 느낀 점은 좋은 그림책은 과연 ---할까?라는 질문에 굴하지 않고 아이와 엄마가 모두 좋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아마 다음 그림책이 나와도 나는 과연 ---할까?라는 질문을 할 것이고 아이의 반응은 '당연하다'고 말할 것 같은 생가이 나온다. 하지만 다음 그림책에 한 가지 바라자면 과연 ---할까?라는 질문도 안나오게 더 공감가는 그림책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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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그림책
데보라 언더우드 글, 레나타 리우스카 그림, 홍연미 옮김 / 미세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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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는 따뜻하면서도 밝은 노랑의 배경이다. 그 안에 다양한 동물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배경은 최소화되고 인물에 시선을 모은다. 인물들은 각각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다. 그 행동이라는 것이 특이할 것이 없이 그저 우리나 아이들이 많이 취하는 동작들일 뿐이다. 그런 우리 주변의 모습들, 우리는 그 모습들에는 관심을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동작들에는 모두 '소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놓치지 않았다. 

가령 다음 그림 같다.  

토끼가 턱받이를 두르고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행동이고, 삼촌의 고물차가 터지는 모습도 일상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제목이 아니었다면 그저 '토끼가 밥을 잘먹는구나.' '차가 고장이 났구나'로 끝날 수 있었던 장면이지만 제목 '시끄러운 그림책' 덕분에 이 그림은 더 큰 역할을 부여받는다.  

마지막 한 방울 남은 것을 먹기 위해 얼마나 토끼는 혀를 핥아가며 그릇을 '쪽쪽' 소리를 내며 안고 있었을 것이며, 고장난 차 자체와 삼촌의 한숨소리, 그리고 조카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등 수많은 소리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넘어왔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단지 제목만 던져주었던 그리고 평범한 그림을 그려놓았던 물리적 요소 이면에 계산된 작가의 의도가 책을 읽으면서 모두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독자가 주체가 되는 역할의 이전도 이루어지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글이 오히려 없는 편이 더 많은 상상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짧은 글이 상상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글이 워낙 짧아서 상상력에 문제가 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좀더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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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없는 양육 -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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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를 읽고 참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작가는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프롤로그였다. 그런 작가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은 책을 읽는 내내 계속되었다.  

부모를 선장에 비유한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비유들이 존재하는 이 책은 부모의 행동을 지시하고 안내하는 책이 아니라, 비유를 통해 부모의 마음을 안내하는 마음 매뉴얼에 가깝다. 이러한 비유들로 인해 마음은 왠지 마음을 치유하는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역으로는 뭔가 모호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평온한 마음과 아이를 바라보는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가 '문제 있는 아이는 없다. 문제 있는 부모가 있을 뿐이다'와 같은 말을 한 것을 기억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그말은 '참'이 된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줄 수 있는 사랑을 주지 못해 아이를 흔들어 놓는 이는 모두 부모이다.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 하나를 헤아려주지 못해 성나게 하고 좌절하게 하고 힘 겨루게 하는 부모란 얼마나 어리석은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 마음이 편하자고 아이들을 바꾸려 하고, 다가오는 아이를 안아주기는 커녕 채찍질하는 모습. 우리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하지만 사실, 가장 잘못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는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할 것과. 아이가 문제가 있을 때에는 항상 아이 편임을 분명히 하기, 마음껏 말하게 할 필요성 등등 구체적인 마음가짐들을 제시하다. 또한 각 장마다 사례들을 넣어 과하지 않게 독자에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애착의 6단계를 아이가 점수 매기도록 한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우리 아이에게 나는 몇 점짜리 엄마일까 스스로 반성해 보게 되었다.   

 

 제이콥의 점수  엄마 아빠    맥 마리             <----90쪽의 일부
 근접성  7 3  2
 동일성  5
 소속감
충성
 3
 존재의 중요성  6
 애정
 자신을
알리기
 7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얼마나 내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나, 내가 주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아이가 받고 있다는 느낌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우리의 관계를 다시 떠올려 본다.  책에서 나오는 말처럼 100%의 관심을 나 역시도 잘못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우리는 입으로만 대화하고,
친밀한 유대의 순간에 마음이 반쯤은 다른 곳에 가 있고,
눈앞의 사람에게 관심을 100% 쏟는 데서 오는 친밀감을
불편해할 때가 너무나 많다.

본문 304쪽 중에서 

*덧붙임말 : 이 책의 본래 제목이었다던 '아이 눈 속의 빛을 꺼드리지 말라'는 그 제목이 개인적으로는 더 아름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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