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절창 (10만 부 기념 블랙 에디션)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평점 :
깝죽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중드에는 상대에게 손을 대면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대가 가진 무공까지 모두 빼앗아 올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가씨의 능력이 별 달리 신기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작가님이 중드를 좋아하시나 잠깐 생각했을 정도로 중드 보듯 재밌게 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불쑥불쑥 읽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들을 읽을 때면 멈춰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쪽에 이르러 이 책이 더 이상 중드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 책은 구병모의 한국 소설이었다.
최근 한국 소설 읽고 이렇게 좋았던 게 언제였나 싶게 재밌게 읽었다. 솔직히 요즘은 한국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한국 소설에 대해서 재미가 있다 없다를 논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에 대해서만큼은 한국 소설의 맛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와 생각 거리를 이렇게 균형감 있게 줄 수 있다니! 소설가란 이런 것이다를 보았달까?
사람을 이해하는 것보다 사람을 읽는 일이 먼저라는 깨달음, 그리고 사람을 읽는다는 건 상처를 짚지 않고는 오답일 확률이 높아진다는 깨달음, 그건 생각보다 힘든 행위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니 우리 다른 사람을 섣불리 안다고 하지 말아요. 난 상처를 건드리는 것을 싫어해서 아마 나도 타인도 잘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깝죽대지 말자는 자기단속의 마음가짐을 알리며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