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고 싶어졌다.

보려고 찜해놓은 건, <사랑해, 말순씨>, <음란서생>,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개와 고양이>, <토니 타키타니>, <노트북>, <간 큰 가족> - 이건 책을 읽기 위함, <새드 무비>
<형사>, <홀리데이>
<리플리스 게임>

고르고 고른 것만 해도 11편이니 당분간 극장에 안 가도 되겠다. ^^;

짬짬이 꼭 봐야지.

기다려라. 내가 다 봐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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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ery Train _ Jim Jarmusch

ㅎ님이 좋아하는 Tom Waits가 라디오 DJ로 목소리 출연한다. 목소리 멋있었다. 3번이나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짐 자무시의 영화를 진지하게 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천국보다 낯선(Stranger than Paradise)은 예전에 TV에서 해줄 때 지루해서 보다 말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고, 스폰지하우스에서 개봉예정인 커피와 담배(Coffee and Cigarettes)는 극장에서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스티브 부세미라는 배우 때문이다.

미스테리 트레인에도 스티브 부세미가 나온다.

로드무비이고, 3개의 에피소드가 나오며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똑같은 모텔의 다른 방에 묵는다. 뭘 말하려는 건지는 끝내 알 수 없었지만, 미국의 멤피스를 각자의 사정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기차 자체는 그다지 미스테리하지 않은데...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Land of Plenty _ Wim Wenders

황당한 이야기. 불쌍했고, 안쓰러웠고, 나중엔 어쩔 줄 모르겠었던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목은 매우 반어적인 표현이며, 빔 벤더스가 미국을 엄청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이란 작자의 전화벨 소리에서 완전히 항복하는 심정이었으며 끝을 모르는 그의 강박, 망상이 궁금했다. 그는 그 땅에서 얼마만큼의 고귀한 무언가를 받았기에 그토록 맹목적인 애국심을 보이는 걸까.

7월 4일생,의 론 코빅과 이 영화의 삼촌이 보여주는 애국심이 비슷한 면이 있다. 론은 총상 후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삼촌은 아랍인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면서 왜곡된 애국심의 긴 잠에서 서서히 깨어난다.

빔 벤더스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영화 장르가 다양한 것 같다.

 

Bangkok Dangerous _ 감독 이름 특이한 '태국' 영화.

일단 멋있고 몽환적인 느낌이다. 청각장애 왼손잡이 킬러. 소리를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하는 그래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콩(콤인가?). 홍콩의 누군가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다듬지 않은 듯한 웨이브가 잘 어울렸다.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속죄하는 끝이 빤히 보이는 슬픈 영화.

안타까워서 때론 소리도 지르고, 내 맘대로 배우들을 움직이게 하고 싶었지만 이미 만들어진 영화를 어쩔 수 없기에 더 그랬다. '수쥬'라는 영화와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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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8-06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와 담배, 개봉했네.

하이드 2006-08-06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어모이는군요.
극장에서 보셨나요? 왠지 점점 극장가는게 싫어져서 디비디로 해결하고 있는 중인지라

하루(春) 2006-08-0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EBS에서 해주는 거 본 거예요. 3주에 걸쳐서요.
그리고, 이제 알았는데 3월 11일에는 챈들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The Long Goodbye를 했었네요. 못 본 게 무지하게 아쉽네요.

하이드 2006-08-0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롱 굿바이는 EBS에서도 보고, 디비디도 사놨지요. 책과는 또 다른 느낌

하루(春) 2006-08-0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은 정말 챈들러 마니아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아요.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어젯밤 갑자기 눈다래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유일한 종합의학도움서인 이 책을 펴들었다.

앗~ 찔려라. 저자가 서명을 한 것이 작년 8월 6일인데 이제서야 이 책의 존재를 인정하다니... 그래도 다행히 아직 365일, 즉 1년을 넘기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구미가 당기는 소제목부터 읽어 내려갔다.

무슨 과에 갈까는 작년에 받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읽은 기억이 났지만 '눈다래끼'라는 소제목이 눈에 안 띄어 다시 읽었는데 첫 문장에서 눈다래끼가 난 친구, 안과를 가야하나 피부과를 갈까 고민하다 결국 병원에 안 가고 말았다. 라고 흥미만 잔뜩 유발하고 안과에 가야 하는지, 피부과에 가야 하는지 답이 없다. 이 점이 이 책의 유일한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안과에 가서 국소마취 후 고름을 짜내는 간단한 수술을 받음으로써 벌겋게 부어오른 눈다래끼를 가라앉혔지만, 이 책은 종합의학도움서로서 매우 유용하다. 음지에서 곰팡내 풍기고 있는 말 못할 질환들의 애환이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다. 특히 저자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상상이 되니 그 재미는 배가된다.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다 읽어 버렸다.

참, 응급구조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비행기 사고 이야기는 대학 다닐 때 교수님께 들은 거라 반갑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식의 구조는 하지 않겠지만, 사고가 났을 때 아무것도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글을 잘 쓰려면 영화를 많이 보고 책을 다양하게 다독해야 하나 보다. 익히 블로그를 통해 저자의 글솜씨는 알고 있었지만, 영화와 책의 내용들을 인용하니 훨씬 쉽게 읽힌다. 또한 저자가 평소에 얼마나 메모를 열심히 하는지도 드러난다.

요즘 보니, 저자가 글쓰기,에 관심이 높은 것 같던데 앞으로 계속 의학계 종사자와 의학서비스이용고객간의 괴리를 줄이는 데에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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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8-03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늦게나마 읽고, 리뷰까지 써주신 성의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라고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비로그인 2006-08-08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리뷰를 보다가.. 문득, 이 책 출판시기를 보고 놀랬어요.
아직도 신간 같은데.. 벌써 1년여가..^^;;

하루(春) 2006-08-0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 책꽂이에서 꺼내고 싸인 보면서 놀랐어요. 다른 사람들 리뷰 마구 올릴 때 난 뭐했나 싶어서요. ^^;;

비로그인 2006-08-0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싸인본이군요!?!!? 흠.. 하루님.. 저자님에게 전해주세요.
다른분들은 모두 싸인본 볼때,
저는 휑~한 책을 봐서 가슴에 병이 깊어지고 있다고요..T^T

하루(春) 2006-08-0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에.. 뵙게 되면 꼭 전해 드릴게요.
근데, 비숍님.. 지승호님 책 앞표지 안쪽에 "비숍님은 이렇게 쓰셨다.(하략)" 이렇게 시작하는 지승호님 글이 있더군요. 유명한 비숍님.. ^0^

비로그인 2006-08-1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무엇이라고 있을지.. 마일리지 모이면 사려고 했는데...
질러야겠군요..;; 하루님. 밉습니다..;;

하루(春) 2006-08-1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지승호님이 비숍님께 알리지도 않고 무단 인용하셨단 말이에요?? 이거 저작권 침해 아닙니까? ^^;;

비로그인 2006-08-1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인용하셨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인용하셨는지 알 수가 없다는.. ^^;;;

흠.. 그런데 다른 분 책 리뷰에 엉뚱한 소리만 쓰고 있다는 반성이..;;;;
 

재활용을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적극 장려하고 일회용품에는 환경보조금을 물리고는 있지만, 현재의 재활용품 정책이 제대로 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엔가 <환경스페셜>에서 본 어떤 아주머니의 생활이 정말 감탄스러웠는데 그 아주머니는 마트에 갈 때 반찬그릇을 들고 간다. 거기다 생선을 담아 오고, 두부도 담아 오고... 우리나라는 현재 말로만 재활용이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지, 대형 할인마트에 가면 오이 하나만 사도 죄다 비닐봉투에 넣어서 무게를 단다. 그러면서 할인마트 상표가 찍힌 커다란 비닐봉투에만 50원 물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집에 와 짐을 풀면 나오는 비닐봉투가 산더미다. 그거 처치하는 것도 일이다. 때로는 우유팩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테이프 떼어내는 것도 일이다. 어떤 깔끔하게 살림하는 주부는 그런 비닐봉투를 나오는 족족 버린단다. 지저분한 걸 보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라는데... 진짜 환경을 생각하고, 진짜 깔끔한 주부라면 그걸 나오는 족족 버릴 게 아니라 다 모아서 마트에 도로 갖다주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비닐봉투 등을 최대한 덜 쓰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우리 엄마만 해도 가끔 답답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과일가게에서 딸기 살 때마다 주는 플라스틱 바구니, 수박 살 때마다 담아주는 줄, 이런 거 나는 다 모아서 갖다주면 좋겠는데 엄마는 그런 것까지 언제 하고 있냐고 짜증을 내시기 일쑤다.

매번은 아니지만, 일회용품을 어떻게 하면 집에 덜 가져올 수 있을까 가끔씩 그 아주머니를 떠올리면서 고민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 덕을 본 적이 있다.

몇 달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2,000원짜리 한봉지를 사먹었는데 워낙 오랜만인 데다가 4명이 함께 먹으니 금세 다 먹어 버려서 다시 한 봉지를 더 사러 갔다. 알알이 호두가 박혀 있는 거라 더 맛있었다. 내 차례가 되자 내가 "여기 봉투 가져왔거든요." 했더니, 봉투 가져왔으니 고맙다며 2개를 더 넣어주셨다. 별 거 아닌데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좋다.

어제는 안과에 다녀오면서 눈을 제대로 뜨고 있는 것도 힘들어서 빵집에 들러서 빵을 고르고 으레 그렇듯 아주머니가 빵집 비닐봉투에 넣으려고 하시길래, "저, 가방에 넣어 갈게요. 비닐에 넣어가면 선전효과는 있겠지만, 어차피 버리게 될 것 같아서요." 하면서 내가 가방에 빵을 다 꾸역꾸역 넣었다. 그랬더니 넣는 걸 도와 주시면서 조그만 빵을 덤으로 넣어 주시는 거다. 나는 놀라서 "이러려고 그런 거 아닌데요..." 했더니, 그 아주머니 말씀이 자꾸 뭐 달라고 그러는 사람은 싫어서 더 해주기 싫은데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더 쥐어주고 싶다나?

시장에서 야채를 파시는 분이건, 빵집 주인이건 그 분들도 다 비닐봉투 돈 주고 사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담아오고, 너무 쉽게 휴지통에 처넣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쓰다 보니 칼럼스럽기도 하고, 훈계 같은 논조가 되어 버렸는데 물건을 살 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좋겠다. 집에 가져와서 유용히 쓸 수 있는 일회용품인지 아닌지 한 번만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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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8-0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추천입니다요.

물만두 2006-08-0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빵사러갈때 장바구니들고 갑니다. 만돌이가요^^;;;

하루(春) 2006-08-0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아이고 쑥스럽네요. ^^;
물만두님, 좋은 생각이네요. 근데 장바구니가 저는 아직 손에 익지 않아서요. 두고 가기 일쑤예요.

비로그인 2006-08-0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만년에 한번씩 나오는 훌륭한 페이퍼입니다. 추천합니다.

세실 2006-08-0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멋진 하루님~~ 저두 앞으로는 님처럼 할래요~ 그럼 빵 더 주려나? 흐
시장바구니 차에 싣고 다니는데 막상 마트에 갈때는 잊어버리고 그냥 갑니다. 이젠 꼭 챙겨야 겠습니다~


울보 2006-08-0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는 비닐봉투가 값받어요,
저도 장바구니 들고 다녀요,,
마트에도 장바구니 들고 가고요, 물건이 많은면 박스를 이용하고 작은것은 장바구니 ,,,,참그러고보니 아직도 일회용사용하는곳 너무너무 많아요, 그 있잖아요 아이들 좋아하는 햄버거가게 그런곳에도 분명히 플라스틱 종이류 음식물 다 따로 있는데 사람들 한번에 주루룩,,정말로 참 씁쓸할때가 많아요,,,

비로그인 2006-08-0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년에 한번씩 나오는 훌륭한 페이입니다. 추천합니다.

urblue 2006-08-02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를 가방에 넣고 다니니까 의외로 편리하더라구요. 그치만 시장 한바퀴 돌고나면 그래도 비닐 봉투가 많아져요.

야클 2006-08-0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우리집에 알라딘 택배상자 20개도 넘는데 다시 돌려주면 책 한권 더 얹어줄까요? ^^

moonnight 2006-08-0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듯한 하루님. ^^ 저도 가방안에 부직포가방 접어서 넣고 다녀요. 일회용품 쓰는 거 정말 자제해야 하는데 그냥 귀찮아서 주는 대로 받게 되는 거 같아요. 저도 하루님을 따를래요! ^^

하루(春) 2006-08-0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이러시면 곤란해요. 놀랐잖아요. 이러다가 최초로 눈에 띄는 토크토크에 오르는 거 아닌가 몰라요. 오히려 님들 댓글 보면서 제가 배운 점이 많습니다. 꾸벅~

하날리님과 비숍님, 과찬이세요. 하나도 안 훌륭해요. 모자란 구석이 아주 많은 걸요.

세실님, 제 경험상 더 안 주더라도 기분 좋은 내색을 하실 것 같아요. 싫어하는 사람 없더라구요.

울보님, 맞아요. 미래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좀 더 아껴야 하는데 말이죠. ^^

다우님, 쓰레기 사생활보호 ㅋㅋ~ 다우님답네요. 시장 갈 때도 장바구니 이용해 보세요.

urblue님, 맞아요. 그래서 제가 엄마 장보실 때 따라가면 저는 뭐하러 다 받냐고 엄마 쿡쿡 찔러요. ^^;

야클님, 인터넷 쇼핑이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택배상자가 새로운 골칫덩이가 된 것 같아요. 아마 택배로 돌려주면 쿠폰이라도 주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라면 그렇게 할 것 같아요. ^^ 근데, 보내실 때 물류센터로 보내셔야 해요. 파주에 있는...

moonnight님, 저 안 반듯합니다. ㅋㅋ~
저도 아예 장바구니를 하나 늘 넣어다니려구요.
 

환경문제, 환경파괴, 생태학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마음에 들어서 옮겨보려고 한다.

생태신학자들은 이웃을 보는 관점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시각에 따르면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을 때 영어의 네이버(neighbor)는 의미가 너무 약하다고 한다. 이웃의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독일어의 미트멘쉬(mitmensch)라는 표현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트와 멘쉬의 합성어로 사람 사이의 문제, 한 시대를 넘어서는 전 인류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어가 이런 언어였나? 그럼 나는 독일어를 어떤 언어였는지 전혀 감도 못 잡은 채 바이바이한 거군. 아쉽다. 그리고, 나의 제2외국어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는 고등학교 땐 제2외국어가 프랑스어였고, 대학교 땐 독일어와 일본어였고, 또 대학교 땐 일본어였다.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내리 배웠고...

나에게 언어는 그리 어려운 영역이 아니었는데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뭐든 좀 더 관심을 갖고 했으면 이 모든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한 5년쯤 전부터 든다.

고등학교 때 나의 프랑스어 선생님은 잘생긴 총각이었고, 나는 그 선생님을 짝사랑했다. 프랑스어책은 여느 과목과 달리 색색의 예쁜 볼펜으로 잘 정리를 했고, 학력고사 때의 선택과목으로 프랑스어를 할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전 대학교에 붙으면서 그 환희로 고등학교 때의 모든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쌀자루에 담아 버렸는데 그 때 버려진 것을 알고는 바로 후회하기 시작한 프랑스어책까지 다 버려 버렸다.

대학교 때 독일어를 먼저 배우게 된 계기는 전공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였다. 사실은 아무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지만... 나에게 독일어는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그저 그런 언어였다. 잘해야 할 이유도, 못해서 좋을 이유도 없었고, 그저 1학기인가 1년 배우고 그냥 끝이었다. 학점도 기억 안 난다.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 나는 일본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원래 이것저것 손만 잠깐씩 대는 사람들이 성과가 없는데 내가 그런 타입의 사람이다. 일본어가 재미있어서 학원에도 다녔고, 한참 실력이 오를 때는 일본인 선생님이 일본어로 말하는 걸 알아들을 수도 있는 정도가 됐었다. 그 당시 일본에 가고 싶어 미칠 지경일 때도 있었다. 마침 일본어가 개설되어 있었으니 대학교에 다니면서도 일본어를 수강했다.

다시 대학에 다닐 때도 일본어를 수강했다. 일본어 실력이야 워낙 다져져 있었음에도 기초강의를 수강하며 처음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의 토토로'를 알게 되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나의 태도는 수동적이기 그지없어 여타 마니아들처럼 한참 먼 동네의 비디오가게를 찾아다니거나 문화원 등에서 죽치고 사는 태도는 한번도 보인 적이 없는데 그런 나에게 '이웃의 토토로'는 가히 충격이었다.

디즈니의 애니를 좋아하면서도 '쥐'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덕분에 미키와 미니마우스 또한 노땡큐다. 대학 때 별명이 푸우(Pooh)였기에 디즈니 캐릭터 중에는 푸우에만 집착하는 편이고, 애니라 하면 역시 일본의 아니메가 세계 최강이고, 그 중에서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것들은 모두 모아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은 바로 '이웃의 토토로' 때문이다. 대학 때 강사가 비디오로 보여준 이후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토토로의 얼굴과 그 귀여운 딸 둘, 집안 구석에서 나오던 마쿠로 쿠로스케 역시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잊고 있었는데 조만간 나에게 남아 있는 신세계 상품권을 들고 이마트에 가서 이웃의 토토로 dvd를 사야 겠다. 그걸 보면서 열심히 따라하고, 따라 부르고 토토로와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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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8-0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래끼는 다 나았어요?
- 토토로 볼 생각하는거 보면 걱정 안해도 되겠구먼요 ^^
한여름에 토토로를 보는 거...생각만해도 전 시원해요. (사..사무실이 시원해서 그런건 아니예요!=3=3=3)

하루(春) 2006-08-0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래끼 다 나으면 사러 갈 거예요.
저도 마구마구 기대돼요. 빨랑 사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