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을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적극 장려하고 일회용품에는 환경보조금을 물리고는 있지만, 현재의 재활용품 정책이 제대로 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엔가 <환경스페셜>에서 본 어떤 아주머니의 생활이 정말 감탄스러웠는데 그 아주머니는 마트에 갈 때 반찬그릇을 들고 간다. 거기다 생선을 담아 오고, 두부도 담아 오고... 우리나라는 현재 말로만 재활용이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지, 대형 할인마트에 가면 오이 하나만 사도 죄다 비닐봉투에 넣어서 무게를 단다. 그러면서 할인마트 상표가 찍힌 커다란 비닐봉투에만 50원 물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집에 와 짐을 풀면 나오는 비닐봉투가 산더미다. 그거 처치하는 것도 일이다. 때로는 우유팩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테이프 떼어내는 것도 일이다. 어떤 깔끔하게 살림하는 주부는 그런 비닐봉투를 나오는 족족 버린단다. 지저분한 걸 보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라는데... 진짜 환경을 생각하고, 진짜 깔끔한 주부라면 그걸 나오는 족족 버릴 게 아니라 다 모아서 마트에 도로 갖다주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비닐봉투 등을 최대한 덜 쓰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우리 엄마만 해도 가끔 답답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과일가게에서 딸기 살 때마다 주는 플라스틱 바구니, 수박 살 때마다 담아주는 줄, 이런 거 나는 다 모아서 갖다주면 좋겠는데 엄마는 그런 것까지 언제 하고 있냐고 짜증을 내시기 일쑤다.
매번은 아니지만, 일회용품을 어떻게 하면 집에 덜 가져올 수 있을까 가끔씩 그 아주머니를 떠올리면서 고민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 덕을 본 적이 있다.
몇 달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2,000원짜리 한봉지를 사먹었는데 워낙 오랜만인 데다가 4명이 함께 먹으니 금세 다 먹어 버려서 다시 한 봉지를 더 사러 갔다. 알알이 호두가 박혀 있는 거라 더 맛있었다. 내 차례가 되자 내가 "여기 봉투 가져왔거든요." 했더니, 봉투 가져왔으니 고맙다며 2개를 더 넣어주셨다. 별 거 아닌데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좋다.
어제는 안과에 다녀오면서 눈을 제대로 뜨고 있는 것도 힘들어서 빵집에 들러서 빵을 고르고 으레 그렇듯 아주머니가 빵집 비닐봉투에 넣으려고 하시길래, "저, 가방에 넣어 갈게요. 비닐에 넣어가면 선전효과는 있겠지만, 어차피 버리게 될 것 같아서요." 하면서 내가 가방에 빵을 다 꾸역꾸역 넣었다. 그랬더니 넣는 걸 도와 주시면서 조그만 빵을 덤으로 넣어 주시는 거다. 나는 놀라서 "이러려고 그런 거 아닌데요..." 했더니, 그 아주머니 말씀이 자꾸 뭐 달라고 그러는 사람은 싫어서 더 해주기 싫은데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더 쥐어주고 싶다나?
시장에서 야채를 파시는 분이건, 빵집 주인이건 그 분들도 다 비닐봉투 돈 주고 사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담아오고, 너무 쉽게 휴지통에 처넣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쓰다 보니 칼럼스럽기도 하고, 훈계 같은 논조가 되어 버렸는데 물건을 살 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좋겠다. 집에 가져와서 유용히 쓸 수 있는 일회용품인지 아닌지 한 번만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