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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어젯밤 갑자기 눈다래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유일한 종합의학도움서인 이 책을 펴들었다.
앗~ 찔려라. 저자가 서명을 한 것이 작년 8월 6일인데 이제서야 이 책의 존재를 인정하다니... 그래도 다행히 아직 365일, 즉 1년을 넘기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구미가 당기는 소제목부터 읽어 내려갔다.
무슨 과에 갈까는 작년에 받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읽은 기억이 났지만 '눈다래끼'라는 소제목이 눈에 안 띄어 다시 읽었는데 첫 문장에서 눈다래끼가 난 친구, 안과를 가야하나 피부과를 갈까 고민하다 결국 병원에 안 가고 말았다. 라고 흥미만 잔뜩 유발하고 안과에 가야 하는지, 피부과에 가야 하는지 답이 없다. 이 점이 이 책의 유일한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안과에 가서 국소마취 후 고름을 짜내는 간단한 수술을 받음으로써 벌겋게 부어오른 눈다래끼를 가라앉혔지만, 이 책은 종합의학도움서로서 매우 유용하다. 음지에서 곰팡내 풍기고 있는 말 못할 질환들의 애환이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다. 특히 저자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상상이 되니 그 재미는 배가된다.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다 읽어 버렸다.
참, 응급구조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비행기 사고 이야기는 대학 다닐 때 교수님께 들은 거라 반갑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식의 구조는 하지 않겠지만, 사고가 났을 때 아무것도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글을 잘 쓰려면 영화를 많이 보고 책을 다양하게 다독해야 하나 보다. 익히 블로그를 통해 저자의 글솜씨는 알고 있었지만, 영화와 책의 내용들을 인용하니 훨씬 쉽게 읽힌다. 또한 저자가 평소에 얼마나 메모를 열심히 하는지도 드러난다.
요즘 보니, 저자가 글쓰기,에 관심이 높은 것 같던데 앞으로 계속 의학계 종사자와 의학서비스이용고객간의 괴리를 줄이는 데에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