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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피 (Sweetpea) - 거절하지 못할 제안
스위트피 (Sweetpea) 노래 / 파스텔뮤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1집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들>은 조용히 묻혔고, 그 앨범의 수록곡 '달에서의 9년'을 확장시킨 EP <달에서의 9년>은 3번째 앨범 <하늘에 피는 꽃>과 합본으로 나와서야 내 시야에 들어왔다. 몇달 전 1집을 구입해 몇 안 되는 가수들 포함 스위트피까지 전 앨범을 다 사야 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며 역시 잘한 결정이라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3집까지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노래가 많이 들어온다. 다양한 시도로 CD를 사는 아날로그적 인간들에게는 선물 같은 '떠나가지 마'는 나중에 혹시라도 애인이 떠나려 할 때 반복해서 들려주면 좋을 듯.. ㅋㅋㅋ
이번 앨범의 강력 추천곡은 '가장 어두운 밤의 위로'. 처음 들을 땐 그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노래를 보통은 들을 때 CD 플레이어에 걸어두고 다른 일을 하기 일쑤기 때문에 곡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거 웬 걸? 들을수록 반복 반복 또 반복하게 된다. 중간에 흐르는 특이한 악기음 때문인지도.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인데 그게 감정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슬픔은 날 가로질러 저 멀리 또 흘러가는데
허무했던 숱한 밤을 지나서
또 다시 돌아오는 공허한 공기들
태양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기회는 언제고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낯설은 냄비 속에 든 시뻘건 바닷가재마냥
물이 뜨겁게 끓어오르기만을 기다리는
그런 기구한 운명
그건 나야 바로 나야 아무리 도망치려해도
또 나야 역시 나야 발버둥을 쳐보아도
산울림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너의 의미' 또한 귀기울여 들어야 할 곡. 다른 곡들은 음악가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나긋나긋했던 전작들에 비해 편곡과 연주가 훨씬 적극적이어서 듣기엔 더 좋다. 어디까지나 내 음악취향에 따른 평이긴 하지만... ^^ rock에 기반을 두고 언더 씬과 오버 씬을 넘나드는 스위트피의 음악이 있어서 좋다. 이런 제안을 좀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 난 솔직히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