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덥다.
저녁 먹고, 쓰러져 있다가 비디오 연체된 거 갖다주러 나갔는데 아파트 마당이 '웅~ 웅' 에어컨 소리로 진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어제 처음으로 에어컨을 켰고, 오늘은 아주 줄창 틀고 있다.
요즘은 정말 날씨 때문에 지친다.
한적한 곳(찾아보면 있을 거다)에 가서 하룻밤 있다 왔으면 좋겠다는 소원은 소원일 뿐...
신입사원에게는 여름휴가가 없다. T.T
가본 국내 여행지 중 기억에 남는 곳 (시간의 흐름 순)
1) 마니산 - 마니산에 실제로 오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대학교 1학년 때. 거기 다녀온 이후 계단 공포증에 시달렸다. 끝도 없이 올라야 하는 계단. 게다가 정상에서의 날씨도 NG였다.
2) 지리산 천왕봉 - 장터목 산장에 여장을 풀고, 2층에서 잠을 청했는데 새벽 4시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해서 우리도 덩달아 일어나 천왕봉에 올랐다. 천왕봉의 풍경보다는 장터목의 기억이 더 생생하다. 천왕봉에 갔다가 장터목으로 다시 내려와 아침을 먹고 하산했던 기억.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하자마자 선배들과 함께 갔었다.
3) 부산 - 휴학 후 자퇴를 한 과 선배의 배려로 약간 싼 호텔에서 묵고, 해운대와 태종대, 광안리(회를 사주심)를 돌아다녔다. 그 선배와는 그걸로 인연이 끝났는데, 선배와 그의 아내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1학년 땐가 2학년 겨울이었을 거다.
4) 동해 정동진 - 드라마 모래시계 후 여름이 끝나갈 때, 그러니까 개강 전이었나 개강 후 바로였나? 친한 친구 3명이 갔었다. 강릉에서 버스를 타고 정동진 역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 길을 걸어갔는데 정말 사람이 안 사는 동네인 것처럼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그야말로 푸른색의 바닷물과 한적한 풍경. 정동진 역은 유명세를 타느라 입장료를 몇 백원(200원인가 300원) 받았었다. 그 때 어떤 커플이 우리를 찍어준 폴라로이드 사진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내가 갖고 있다. 자그마한 소나무 한 그루와 함께...
5) 울릉도 성인봉 - 1주일 가량 머물렀다(태풍 감안해서 먹을거리를 넉넉히 싸가야 낭패를 안 봄). 신문에도 종종 나오던데, 울릉도는 택시가 무쏘다. 중간에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어느 날은 혼자서 동네를 걸어다니다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차 마시고, 활 쏘는 사람들 구경하고 다녔다.
성인봉에 올라가던 날은 정말 날씨가 10번은 바뀐 것 같다. 이쪽 모퉁이를 돌면 해가 쨍쨍, 저쪽 모퉁이를 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람이 휙휙~ 불고... 그래서, 잘못하면 성인봉에 못 오를 뻔 했다. 하지만, 성인봉에 오르던 순간을 정말 잊을 수 없을 거다.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과 저 멀리 점처럼 보이는 도동항의 배들...
6) 한라산 - 졸업여행이었다. 몇몇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했다. 한라산에는 산장이 없다. 무조건 아침에 올라갔다가 낮에 내려오는 거다. 날씨가 되게 좋았던 기억이 난다. 8명이 하나의 콘도에서 3박 4일을 지냈다.
7) 선운사 -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송창식 노래 일부) 정말 많이 가보고 싶은 절이었다. 한 번의 기회를 놓친 후 우겨서 가게 된 곳인데, 그 곳 어귀에서 무지개를 보는 행운을 누렸다.
가보고 싶은 곳 - 문경새재
별 수 없다.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입추를 기다리며 그냥 뒹굴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