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산타 루시아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고소한 맛이 일품이네…. 커피 마시면서 느낀 소감을 적으려고 들어와 보니, 앗, 내가 산 원두가 가장 먼저 내세운 강점이 바로 ‘고소함’이구나! ‘고소한 향, 다크초콜릿 같은 달콤함, 부드러운 바디감’ 등 알라딘 소개 문구 딱 그대로이다. 같은 종류의 3번도 구매할 예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나팔 제안들 33
리어노라 캐링턴 지음, 이지원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년 여성(들)의 연대와 새로운 삶을 향한 당찬 도전을 그리고 있는 작품. 젠더, 연령주의, 생태주의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다만 내겐 너무 초현실적인 전개(안드로메다 같은 서사)가 오히려 작품의 흥미를 급 떨어뜨렸다.... ‘귀나팔‘이 좀 뭔가 대단한 것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2-07-0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년 여성들의 연대와 당찬 도전, 참 좋은데, 좀 아쉬운 작품이군요! 귀나팔이 정말 보청기예요?

잠자냥 2022-07-05 21: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네 보청기나 마찬가지 ㅋㅋㅋㅋㅋㅋㅋ

등대지기 2022-07-0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년 여성이라니 급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냥 2022-07-06 08: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등장인물들 평균 나이가 거의 80은 될 거 같습니다.
 
비둘기의 날개
헨리 제임스 지음, 조기준.남유정 옮김 / 아토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역은 모르겠고(원문을 보지 않았으므로) 기본이 안 되는 문장이 너무 많다. 번역자도 편집자도 이걸 읽으라고 출판한 것일까? 주술 호응 안 되는 문장이 수두룩하고 역자(들) 자신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냥 번역한 듯. 이대로 넘기기 양심에 찔리지 않았나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olcat329 2022-07-0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두 명이 번역했는데 엉망이군요! 헨리 제임스 후기 소설(맞죠?)이 좀 어렵다던데 그래서 그런가요? 이책도 찜해둔책인데 참고하겠습니다.

잠자냥 2022-07-04 11:51   좋아요 1 | URL
헨리 제임스 문장이 번역하기 까다로운가 봅니다. 한국어로 옮긴 문장이 도저히 읽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서점에서 꼭 읽어보시고 판단하시길 ㅎㅎㅎ

독서괭 2022-07-0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실망스러우셨겠네요 ㅜㅜ 안타깝 ㅜㅜ

잠자냥 2022-07-05 21:24   좋아요 0 | URL
나중에 다른 번역 나오면 다시 읽어야겠어요.

cndwottl 2022-07-09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혹시 앨런홀링허스트 수영장도서관은

잠자냥 2022-07-09 08:12   좋아요 0 | URL
수영장도서관은??

morbid3 2023-09-28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령 번역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출판사도 유령 출판사가 아닌지 의심됩니다.

아무리 최악의 번역이라도 이 정도 최악은 처음봅니다.

한 페이지에 오탈자만 수두룩 ㅋㅋㅋㅋㅋ 21세기에 이게 뭐밍???

잠자냥 2023-09-28 18:23   좋아요 0 | URL
대단하십니다. 완독하신 노고에 박수를… ㅋㅋㅋㅋ 이런 책 처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계속 저 역자 콤비로 책 나오고 있어서 그게 더 신기합니다. ㅋㅋㅋㅋ
 

어제는 퇴근 후 도서관에 다녀왔다. 6월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고 해서 저녁 먹고 잠깐 산책 삼아 나갔는데 갑자기 또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 한 시간쯤 도서관에서 머물다 나왔다. 도서관에 가서 서가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면 마음이 무척 편안해지는데, 사실 이런 기분은 서점에서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서점은 도서관에 비해 번잡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도서관에 가면 늘 가는 코너, 그러니까 주로 문학책이 꽂혀 있는 곳에서 서성이는데 검색해서 빠르게 원하는 책을 찾기보다는 이렇게 한가롭게 거닐다 뜻밖의 책을 발견하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다. 어제는 몇몇 새로운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는데 빌려오지는 않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수요일인가 뭔가 해서 두 배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총 10권을 빌려올 수 있었지만 그래봤자 다 못 읽고 반납할 걸 알기에 욕심을 내려놓고 다섯 권만 빌려왔다. 어제는 도서관을 나오면서 심드렁하게 속으로.... ‘에, 신간도 별로 없네. 우리집만 못해....’하고 나왔는데.... 그래, 그러니까 집에 있는 책부터 읽으라니까!!!

이사 전까지 책을 안 사리라!(사실 이사 가서도 더 늘리면 안 되긴 해. 읽는 만큼 팔거나 산 책은 다 읽고 사!) 다짐했지만 이렇게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빌려오고, 또 음, 에, 음... 그러니까 동거인 몰래 사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택배를 받는 대신, 서점에 들러서 한 권 두 권 야금야금 사는 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증말 이것도 병이다. 병.

그렇게 빌리고 몰래 산 책들....



헨리 제임스, <비둘기의 날개>
헨리 제임스의 신작!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출판사 책 소개에는 ‘헬레나 본햄 카터 주연, 영화 <도브>의 원작!’이라는데 영화는 잘 모르겠고, 믿고 읽는 헨리 제임스라 구매.....가 아니고 희망도서로 신청. ㅋㅋㅋㅋ ‘영국인 케이트 크로이와 머튼 덴셔는 약혼한 사이로, 너무나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력이 없어 어려움에 처한다. 머튼이 기자 일로 여행을 떠난 사이, 케이트는 부유하지만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미국인 밀리 실을 알게 된다.’는데.... 왠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벵하민 라바투트,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 책도 희망도서로 신청. 요즘 핫한 책이다. 사서 볼까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이사 가야 해... 아니 그것보다는 처음 만나는 작가라 아직 뭐랄까 덜컥 사도 괜찮을까 싶은 미심쩍은 마음이 있었달까. 아무튼 칠레의 젊은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21 부커상 최종심에 오른 논픽션 소설.




백승주, <미끄러지는 말들-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때마침 몇 주 전에 예약해놓은 이 책도 도착해서 같이 빌려왔다. 구어, 지역방언, 신조어, 노동 현장의 언어, 이주민의 한국어…. 성별, 연령, 계층, 국가도 모두 다른 다종다양한 언어 사용자와 이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 이를 둘러싼 삶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섬세하게 들여다본다고.




레이먼드 카버, <우리 모두>
사실 이 책 출간된 것 보고 가슴이 뛰었다. 그러나 내가 번역 시집은 잘 읽지 않는 관계로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카버임에도 사지 않았다. 그런데도 궁금한 카버의 문장들.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살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살포시 도서관에서 몇 장 읽어본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에 들어.... ㅠㅠ  (왜 우니?)

그러니까 이런 시......


    나도 언젠가 서른다섯이었던 때가 있었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서른다섯 때 내 심장은 텅 비고 시들어 있었다!
    그것이 다시 흐르기 위해서는
    다섯 해가 더 지나야 했다.
    이 강가의 내 자리를 떠나기 전, 나는 여기서
    마음껏 오후 시간을 보낼 것이다.
    강을 사랑하는 일은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강의 원천까지 거슬러올라가며
    사랑하는 일.
    나를 불어나게 하는 모든 걸 사랑하는 일.
    _<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프랑수아즈 사강, <패배의 신호>
지난번에 빌렸다가 결국 못 읽고 반납했던 책인데 서가에 얌전히 있어서 다시 빌려 옴. 궁금하지만 선뜻 사게 되지는 않는 사강의 책(미안하다 사강아, 그렇지만 내게 당신의 작품은 그래... 그래도 궁금한 게 어디야). <신기한 구름> 이후 4년 만에 출간했던 사강의 여섯 번째 소설로 그녀가 삼십대에 쓴 작품.





이렇게 빌려왔다. 당당하게 책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 몰래 산 책

몰래몰래 여러 권을 샀지만..... 그중 신간만 소개.




캐링턴, <귀나팔>
영국 태생의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리어노라 캐링턴의 소설. 초현실주의 화가라 그런지 이 작품도 약간 초현실주의적인 면이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70에서 100세까지의 할머니들이 대거 등장한다. 심지어 주인공 할머니는 아흔두 살!!! 고양이를 키우며 멕시코로 추정되는 한 주거지역에서 아들 가족의 집에 얹혀산다. 나이 들었기에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 어느 날 친구가 선물해준 귀나팔을 받고서부터 세상의 모든 소리가 잘 들리기 시작하는데....!




페르난도 바예호, <청부 살인자의 성모>
벌써 다 읽고 냉큼 100자평 써서 올리고 민음사 세계문학 꽂아둔 곳에 살포시 꽂아두었는데.... 책등이 너무 새 책 티가 나서 움찔움찔. ㅋㅋㅋㅋ 콜롬비아의 참혹하고 폭력적인 사회가 날것 그대로 소개되고 있다.




호세 에우스타시오 리베라, <소용돌이>
요즘 콜롬비아 문학이 봇물 터지듯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이 책도 그중 하나.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젊은 시인 아르투로 코바가 겪은 사랑과 폭력이 뒤엉킨 모험을 그리고 있다. 작가 사망 이후 여러 차례 영상화되고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는 등 콜롬비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처음 몇 장만 읽어봤는데 일단 문장 같은 것은 나에게는 합격점.




압둘라자크 구르나,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3종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이렇게 야금야금 서점에서 한 권씩 사고 있다. 100자평, 리뷰 모두 남김. 그리고 책꽂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코너에 살포시 꽂아둠. 동거인은 모르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디어드라 마스크, <주소 이야기>
이 책 부제가 ‘거리 이름에 담긴 부와 권력, 정체성에 대하여’라는데 이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근데 왜 아직 안 읽니?) 주소의 기원과 역사를 탐색하고 주소 체계와 거리 이름에 담긴 다양한 사회 정치적 이슈를 탐구한다. 저자는 미국 전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과 한국과 일본, 인도, 아이티,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전 세계의 사례를 취재하고 인터뷰했다고.



아무튼 고새를 못 참고 야금야금 서점에서 한 권씩 사들이고 있는 나.... 굿즈도, 10% 할인도 다 포기하고 서점에서 몰래 몰래 사는 나..... 다 읽고 냉큼 새 책이 아닌 척 책꽂이나 책탑 밑이나 중간에 밀어넣고 있는 나..... 이것도 참 병이다, 병. 책탑 사진은 그래서 없어요.



이 페이퍼, 최초에는 책탑 사진은 없었는데.... 아니 알라딘채콴자, 이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책탑 사진을 찍어올리기로 약속하고... 잠자냥은 어제 퇴근 후 호시탐탐 사진 찍을 기회를 노렸는데!  어제 따라 내리는 비에 동거인이 삼겹살에 소주를 먹자고 외쳤고.... 밖에서 주륵주륵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삼겹살에 소주 각 1병씩 마시고 집으로 들어오니, 이 인간이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원래 이 사람은 저녁마다 길냥이 밥주러 나가는 사람, 그렇다 나는 책에, 이 사람은 고양이에 진심인... 아니 미친자들...-_-;;) 나는 기다리다 못해 밥주러 안 나가냐고 물었더니 비도 많이 오고, 다른 사람이 이미 줬다고(동네에 같이 돌보는 사람들 많음 -_-;;) 오늘은 안 나간다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이 인간을 조종, 그렇다! 가스라이팅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널 기다리는 애가 있지 않아? 너가 가야지 맛있는 거 먹는 거 아냐? 비도 오는데 이거 하나 더 주던가..." 하면서 우리 둘째가 특별히 좋아하는 간식 런치보니또 치킨 맛을 주섬주섬 꺼내주었다. 그랬더니 이 조종하기 쉬운 사람은 으응, 그렇겠지 하면서 주섬주섬 나가더라능.... 그 틈을 타서 찍은 사진!




으응??? 왜 책이 더 많아? 본문에 소개된 것보다 더 많아! 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중고로 저만큼 샀어요. (옆에 둘째)



요즘 내 책상을 자기 돌침대 삼아 주무시는 이분.... 자다 노려보심. "시방 뭣하는 짓이여?"




귀여운 나를 찍어야지, 이따위 먹지도 못하는 짐덩어리 책을 찍냐? 닝겐은 참 이상하다 하는 표정......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렇게, 이번에도 책과 고양이가 함께 있는 풍경~ 사진 올리기 성공!



댓글(62) 먼댓글(0) 좋아요(5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잠자냥 2022-07-01 11:45   좋아요 3 | URL
알라딘 독자 2인 구매 확보라고 기획서 올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7-01 22:17   좋아요 0 | URL
저도 미들마치 읽어보고 싶은데 ㅎㅎ 지금 번역 별로인가봐요

잠자냥 2022-07-01 22:39   좋아요 1 | URL
지금 유일하게 나와있는 미들마치 판본 번역자는 이미 예전에 돌아가신 분으로… 유족 허락 아래 옛 번역을 그대로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1990년 금성출판사에서 두권으로 나왔다 절판된 역본을 그대로 받아 재간) 30년전 문장 그대로라 올드하단 지적이 많더라고요. 1500쪽 가까운 분량을 한 권으로 만드니 두께도 가격도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흠

건수하 2022-07-01 22:4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책이 그리 오래되진 않았던 거 같아서 일단 담아뒀었는데… 확실히 언어가 빨리 변하는지 예전 번역은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다락방 2022-07-01 1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 사진 너무나 좋지만 책탑 사진을 찍기 까지의 사연이 더 좋네요? ㅋㅋㅋㅋㅋㅋ아 근데 비오는 날 소주에 삼겹살이라니.. 잠자냥 님 인생 성공하신 분.........

잠자냥 2022-07-01 11:44   좋아요 1 | URL
어제 주룩주룩 비 퍼붓는데 연탄집에서 소주 먹으니까 좋더라고요. 마무리는 껍데기로~ ㅋㅋㅋㅋㅋ

2022-07-01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7-02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몰래 산 책이 이정도!!!!!~~짠
별 거 아니지....훗!!!
책탑 사진 보니 왠지 저런 문구가 절로 떠오릅니다ㅋㅋㅋ

전 예전에 택배 상자 낮에 오면 얼른 뜯어서 시리즈도 다 흩어지게 아무 책 속에 막 꽂아뒀었어요. 눈치 못채게 한다구...^^;;;
그러다 시리즈 다 채워지면 쫙~ 일렬로 정리했더니 그제서야 눈에 띄어, 책 샀어??
시간이 흐르면 확 불어난 책들로 인해, 결국 몰래 산 책들도 곱으로 들통 나는 듯 했어요.ㅜㅜ 책도 새끼를 치나 보네? 하면서 능청 떨긴 했는데...^^
근데 전집 속에 한 권씩 추가해 넣어도 잠냥님 책장에서 최근에 산 책 찾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겠어요.ㅋㅋㅋ
오로지 둘째 냥이만 모든 걸 알고 있을 뿐!!!
둘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까딱하다간 다 불어버릴 기세!!!!!!
잘해줘야 겠군요ㅋㅋㅋ

어쩌다냥장판 2022-07-12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둘째가 저희집 유기묘중 찰스라는 녀석과 닮았어요 ㅎㅎ 귀여워라 요즘 잠자냥님의 리뷰로 책구매에 도움받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7-12 20: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희 둘째도(아니 세 녀석이 다 그렇지만) 스트릿 출신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길에서 요런 녀석들(턱시도) 보면 더 정이 가고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찰스도 이름만 들어도 눈에 훤하네요. ㅎㅎㅎ 재미난 책, 아련 님 기호에 맞는 책 발견하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alummii 2022-07-16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갑자기 등장한 냥이 넘 귀여워요

잠자냥 2022-07-16 15:44   좋아요 1 | URL
ㅎㅎ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감찰관 을유세계문학전집 115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이경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암행어사 출두요!” 소리와 함께 산해진미를 갖춰놓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있던 탐관오리들이 허둥지둥 일어나 요리조리 숨느라 정신이 없다. <춘향전> 같은 우리의 옛 고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풍경이라 꽤 익숙한 모습이다. 고골의 <감찰관>을 읽으니 이런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감찰관>은 딱,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데에만 혈안이 된 탐관오리 ‘안톤 안토노비치 스크보즈니크’ 시장(市長)은 어느 날 자신이 다스리는 소도시에 감찰관이 출두할 것이라는 통지를 받고 화들짝 놀라 만반의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자기의 부정부패는 감추고 자신이 얼마나 이 도시를 잘 운영하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교육감, 병원장, 판사, 경찰서장, 우체국장 등 지역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작당모의를 한다. 그러니까, 감찰관이 오면 교육은 이렇게, 아픈 환자들은 이렇게, 범죄자들은 이렇게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도록 모두가 입을 맞추는 것이다. 이 마을의 관리들은 대개 시장만큼이나 부정부패로 얼룩져있기 때문에 그의 이런 제안이 불쾌할 까닭이 없다. 불쾌하기는커녕, 자신들의 게으름과 부패를 덮을 수 있는 묘안이라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감찰관의 매의 눈을 피하고자 머리를 맞댄다. 마치 장학사가 온다는 소리에 며칠 전부터 온 학교가 때 빼고 광내느라 부산하기 짝이 없던 어린 시절의 그 교실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온다던 감찰관은 보이지 않고 마을의 두 지주 봅친스키와 돕친스키가 헐레벌떡 나타나서는 한다는 소리가, 허우대 멀쩡한 한 젊은이가 저 여관에서 떠날 줄 모르고 기거한다는데, 하는 행동이 영락없이 페테르부르크에서 온 높으신 나리, 관리, 그러니까 감찰관 같다는 게 아닌가. 사라토프현으로 간다고는 하는데, 떠날 생각은 하지 않고 벌써 두 주일째 그 여관에 머물면서 무엇이든 다 외상으로 먹고, 한 푼도 계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닌가. 아, 이건 영락없이 감찰관이다! 돈도 내지 않고 먹고 마시면서 떠나지도 않다니! 감찰관이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이때부터 마을의 시장, 경찰서장, 판사, 의사 너 나 할 것 없이 난리가 난다. 누구보다 똥줄이 타는 사람은 시장이다. 어서 감찰관을 모셔서, 그를 극진히 대접해야 한다! 그리하여 만난 사람이 바로 문제의 인물 ‘홀레스타코프’로, 스물셋의 이 새파란 청년은 사실 감찰관은커녕 하급 관리로 무위도식하면서 돈을 날리고는 고향으로 갈 돈마저 떨어져 여관에서 무작정 기거하는 중이었다. 헌데 이 마을의 시장이며 유지들이 무슨 이유인지 자기를 융숭하게 대접하면서 떠받들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이 사람 저 사람 돈까지 찔러주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나! 그는 한바탕 이 소동을 철저히 즐기기로 한다.

《감찰관》에 실린 세 편의 희곡 <감찰관>, <결혼>, <도박꾼>을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낄낄 웃음이 터지기도 했는데 읽다가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예전에도 고골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만히 책장을 보니 나, 원, 참, 이것 보게.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코/외투/광인일기/감찰관》이 보란 듯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다. 나는 몇 년 전에 펭귄클래식 버전으로 <감찰관>을 읽었다. 고골의 <코>와 <외투>는 너무나 유명해서 아직까지도 그 내용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는데 어찌하여 <감찰관>은 기억에서 깡그리 잊혔을꼬? 어처구니가 없다. 아마도 그 몇 년 전에는 내가 이 <감찰관>을 재미나게 읽지는 못했나 보다. 아니, 어쩌면 <코>와 <외투>가 너무 강렬해서 상대적으로 <감찰관>의 기억은 희미했던 게 아닐까......

아무튼 그때 그 시절 나는 고골을 단지 ‘풍자’ 작가로만 생각했다. 그러고는 풍자만 잘하는 작가의 작품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고골을 더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귀가 얇은 나는, 이번에 나보코프가 <러시아 문학 강의>에서 고골을 극찬하는 것을 보고 고골을 다시 읽어보리라 마음먹고는, 가장 먼저 눈에 띈 이 책 《감찰관》을 읽었는데, 어라라라? 정말 재미있네? 단순히 풍자만 잘하는 작가가 아니었네? 물론 풍자는 기본이지만 거기에 뭔가가 더 있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도 이것은 모두 귀 얇은 독자인 나에게 나보코프 선생이 속닥속닥 “이 고골 한번 잡숴봐~절대 후회 안 해.” 속삭인 탓이 컸던 게 아닐까 싶다.
 
<감찰관>의 가장 큰 매력은 ‘홀레스타프’라는 천진한(?) 인물의 말과 행동에 있다. 그는 놀고 마시고 농땡이 부리기 좋아하는 철부지이다. 탐관오리인 시장을 비롯해 마을의 유지들을 속이는 일에 악의나 고의성은 없다. 단지 그들이 그를 감찰관이라 오해하고, 모든 판을 벌여준 것이다. 그들 스스로 잔칫상을 거하게 차려줬는데 배불리 먹고 즐기면 그만이지 누가 마다할까. 홀레스타프는 이 눈먼 환대를 마음껏 누린 뒤 이제 그만 발을 빼야 할 때라는, 영특한 하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이 난장판 무대에서 퇴장한다. 홀레스타프가 내뺀 뒤에야 그의 정체를 알게 된 그들은 그제야 한탄하면서 발을 구르지만 이미 늦었다. 설상가상, 가짜 감찰관은 떠나고 진짜 감찰관이 나타날 일만 남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진짜 감찰관은 진짜로 진짜 감찰관일까? 조금만 눈을 뜨고 이성적으로 판단했다면 홀레스타프가 한낱 무위도식하는 청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채고도 남았을 텐데, 자기들이 욕망에 눈이 멀어 제 스스로 속고 만 그들 앞에 또 다른 ‘가짜’ 감찰관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이 있을까?

이렇게 속고 속이는 기만의 세계, 자기 욕망에 눈이 멀어 자기 스스로 제풀에 걸려 넘어지는 이야기는 <결혼>과 <도박꾼>에서도 이어진다. <결혼>도 재미가 대단한데, 이 극 안에서 펼쳐지는 결혼 또는 중매 대소동은 어찌 보면 오늘날의 결혼정보회사 듀오 매칭 시스템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요즘 흔히들 집도 마차도 약속하지만, 결혼하고 나면 깃털 이불과 요만 주니까.”(183쪽)과 같은 대사를 읽노라면  예나 지금이나 결혼이란 참, 사랑의 결실은커녕 사랑을 빙자한 자본과 자본의 교환 관계가 아닌가 씁쓸한 웃음이 절로 난다. 이 작품에서는 한 여성을 두고 다섯 명의 구애자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그 여성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찾고자 안달복달하는데 그 남자들 대부분은 여성이 젊은 데다가 지참금으로 많은 재산을 갖고 오리라는 말에 혹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그런 중에도 자기가 꼭 바라는 조건만큼은 다들 가지각색이다. 신붓감은 꼭 프랑스어를 해야 한다느니, 교양이 넘쳐야 한다느니, 지참금이 무조건 많아야 한다느니, 외모가 어때야 한다느니…. 그런 조건에만 눈이 멀어서 마침내는 눈앞의 여성이 자기의 이상형인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고 만다. 모두가 스스로 기만당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또 재미난 인물은 ‘코치카료프’인데 그는 어떤 면에서는 <감찰관>의 ‘홀레스타코프’와 비슷하다. 기만당하기 쉬운 인물들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갖고 놀면서 낄낄 대는 유형으로, 이미 결혼한 몸인데도 친구 ‘포드콜료신’을 결혼시키려고 안달이 나서 누구보다 이 중매에 열심이다. 7등 문관인 포드콜료신은 ‘이제껏 가만있다가 결혼한다는 게 어색’하다며 몸을 사릴 정도로 어딘가 아이 같고 우유부단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알지 못해 주변 사람 말에 쉽게 휘둘리는 인물인데 그러다 보니 코치카료프가 부추기는 말에 넘어가 사랑하지도 않는 여성에게 반했다고 착각하고, 그 여자가 자기에게 딱 알맞은 상대라고 확신하고 결혼하기에 이른다. 포드콜료신을 지켜보노라면 정말 그렇게 결혼해도 되는 거야?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운데, 고골의 희곡이 조금 과장되었을 뿐, 이런 식으로 주변의 부추김에 넘어가서 남들이 다 하니까, 휩쓸리듯이 결혼이라는 중대한 일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이 지금도 얼마나 많은가. <결혼>에서 벌어지는 소동이 저 먼 나라 먼 시대에서만 일어났던 일은 아닌 것 같다. 헌데 문득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든다. 이, 코치카료프는 자기 결혼 생활이 불만스러운 것 같은데 친구를 왜 그 구렁텅이로 밀어 넣지 못해 안달일까? 과연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는 자기 혼자서만 지옥에 빠져 사는 게 억울해서 남들도 그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시민의 전형은 아닌가 싶어진다. 이런 모습도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과 닮지 않았는가. 자기 결혼 생활도 그닥 행복하지 않으면서 “결혼해라, 결혼해라.”를 입에 달고 사는 그런 이들 말이다.



정말, 생각해 보니, 몇 분 후면 결혼한 몸이 되는 거야. 정말 동화에나 나오고 말로 표현할 수도, 표현할 말을 찾을 수도 없는 그런 행복을 갑자기 맛보게 되겠지. (약간 침묵한 후) 그런데 이것에 대해 잘 생각해 보니, 왠지 무서워지는군. 평생을, 영원토록 어떻게든 자신을 얽어매고, 그다음엔 물릴 수도, 후회할 수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모든 게 결정되고, 모든 게 끝나는 거야. (237쪽)


포드콜료신은 그렇게 이끌려 결혼식을 바로 코앞에 둔다. 그는 이대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하고 말 것인가? 바로 이때 문득 위와 같은 의혹이 떠오른다. 동화에나 나올법한 그런 행복을 갑자기 맛 볼 (수도 있겠지만.... 아니야 아니야), ‘평생을, 영원토록 어떻게든 자신을 얽어매고, 그다음엔 물릴 수도, 후회할 수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구렁텅이가 결혼이 아닐까? 아, 이거 큰일났다!  남들의 욕망을 자기의 욕망이라고 착각하고, 남들도 다 그러니까 나도 그래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제 스스로 올가미에 걸려들려는 그 순간에 그래도 잠깐 눈이 떠지는 순간이 찾아오긴 한 것이다.  포드콜료신의 최후의 선택은 어처구니없고 엉뚱하기 짝이 없지만 고골은 그래도 이렇게라도 사람들이 눈을 떠주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속고 속이는 기만의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욕망에 눈이 멀어 사기꾼에게 낚이지 말고 부디 눈을 뜨라는, 고골의 당부가 어쩐지 희미한 웃음과 함께 들려오는 것만 같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6-29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있겠는데요. 2022년 남은 날들은 책을 안살거지만 일단 장바구니엔 담아둡니다.

잠자냥 2022-06-29 15:43   좋아요 1 | URL
*동공지진* 진짜요? 앞으로 점심에 한 가지 메뉴만 먹겠다는 말보다 안 믿겨짐....!

독서괭 2022-06-29 16:18   좋아요 1 | URL
아무도 안 믿을 선언을 왜 자꾸.. ㅋㅋ

바람돌이 2022-06-29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재밌을듯요. 세상에 읽고싶은 작가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입니다. 지금 다 읽으려고 하는 작가들은 뜌 언제 끝낼지..... 감찰관 쏙 넣어놓고 고골 시작 작품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잠자냥 2022-06-29 15:43   좋아요 0 | URL
자매품 <외투/코>도 꼭 읽어보세요~ 전 조만간 <죽은 혼>을 만나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06-2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로씨아 문학에 빠지시는 겁니까??!!

잠자냥 2022-06-29 16:12   좋아요 0 | URL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빠져보렵니다요!

유부만두 2022-06-29 17:34   좋아요 1 | URL
우라!!!

독서괭 2022-06-29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봅친스키 돕친스키 왜 이렇게 웃기죠 ㅋㅋㅋㅋㅋㅋ
전 <외투>를 쏜살문고인가.. 읽었는데 외투, 코,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여기 실린 감찰관, 결혼도 넘 재밌겠네요!

잠자냥 2022-06-29 16:46   좋아요 2 | URL
봅친스키 돕친스키 하는 짓도 웃깁니다. 연극으로 봐도 왠지 재미날 거 같아요.
<감찰관>도 감찰관이지만 전 이번에 <결혼>이라는 희곡의 발견. 이거 부제가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2막극‘인데 이 말도 뭔가 웃겨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7-08 18: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이 더위에 고양님들 잘 계신지 ㅎㅎ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2-07-08 1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2-07-08 1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문학은 잠자냥님이죠. 축하드립니다~!! 전 감찰관만 읽어봤는데 살까말까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