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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Talk to her)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감동을 받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감독의 영화를 찾던 중, [그녀에게]라는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나쁜 교육],[귀향]도 꼭 볼 계획이다. 그리고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에서 본 귀여운 여배우, 레오노르 와틀링을 다시 보게된 것도 기뻤다.
베그니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정신과 의사가 보기엔. 그는 사춘기를 정상적으로 보내지 못했으니까. 그는 병상의 어머니를 오랜 시간 돌봐 왔다. 그런 그는 그의 집에서 내다보이는 발레학원의 알리샤에게 반한다. 몇 번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알리샤는 비오는 날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다.
마르코는 여행잡지의 기자다. 옛 사랑이 남겨준 상처와 무기력함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을 때, 티비에서 투우사인 그녀, 리디아를 보게 된다. 삶이 버거운 그녀를 취재하고 싶은 그는 그녀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이제 옛 사랑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정착할 즈음, 그녀는 투우 경기에서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다.
마르코는 그 병원에서 베그니노를 만난다. 알리샤를 정성스럽게 돌봐주고 있는 간호사인 그를. 그는 기적을 믿고 있다. 알리샤는 언젠가 깨어난다고 하는. 그래서 손톱 손질도 해주고, 머리도 잘라주고,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계속 얘기해준다. 마르코는 그가 한심하고 신기할 뿐이다. 결국 마르코는 리디아를 떠나고, 여행지의 신문에서 그녀의 죽음을 보게 된다.
마르코는 서둘러 돌아와 베그니노를 만난다. 알리샤를 강간한 혐의로 감옥에 간 그를. 그 무렵, 알리샤는 기적적으로 깨어나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베그니노는 그 소식을 듣지 못한 체, 탈출한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베그니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아마 그녀도 그 것을 원했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래서 그는 의식이 없는 그녀를 강간했을 것이다. 그는 전혀 강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지만.(이런 사건이 뉴스에 났다면 분명히 뜨악할 일이다. 그렇지만 영화를 몰입해서 보다 보니, 베그니노의 감정이 전해져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녀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너무 진실된 것 같아, 진정한 사랑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맨 정신일 때, 그녀와 얘기해 본 것은 단 몇분밖에 없다. 게다가 그는 어머니를 그런 식으로 20년 동안이나 병수발을 했다. 너무 외로워서,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는 그녀를 자신의 환상속에서 창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확실히 우리가 말하는 정상은 아닐 것이다.
편집증은 사전적 의미로, 체계가 서고 조직화된 이유를 가진 망상을 계속 고집하는 정신병이다. 이 설명에서 보면 베그니노는 편집증인 것 같다. 한 눈에 반한 그녀와 그는 아주 잠깐 만났을 뿐인데, 그는 4년동안의 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있음을 즐거워하며 헌신적으로 바쳤으니까. 실제로 그녀와 보통 사귀었던 사람들처럼 지냈다면, 환상은 없었을 것 같다.(그는 성장과정으로 볼 때, 아마 여자들과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 엄마, 여자라는 존재를 성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당신이 단지 외로워서? 정말 사랑해서? 아니면 정신병의 일환으로?? 베그니노, 도대체 당신의 의도는 뭐야???!!!..... 다 끼워맞춰도 맞는 말 같아서 나는 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