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조지 오웰이 영국의 빈민가로 직접 들어가 그들과 함께 진창을 뒹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실을 생생하게 정리해서 르포 문학은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사회주의자들에게 한 마디 걸쭉하게 해대고 있습니다. 지식인 중간계급들처럼 폼 잡지 말고 몸과 마음으로 노동계급과 함께 하라고! 조지 오웰 파이팅!
1900년대 초반 혁명의 열기와 혼란이 휩쓸던 멕시코에서 전혀 색다른 혁명 미술을 그렸던 부부에 대한 얘기입니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사랑과 그림에 열정적으로 매달렸던 프리다 칼로, 제국주의와 독재와 자본주의에 맞서 땅과 민중의 역사를 육체적 사랑과 함께 소리 높여 외쳤던 디에고 리베라의 삶과 그림들은 열정 그 자체입니다. 미술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어도, 멕시코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자상하고 쉽게 그 둘의 삶과 그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싸우고 있는 이들과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것은 매우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총을 든 특전사 군이들이 달려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5.18 해방광주에서 민중들과 함께 했던 마지막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의 삶을 기록한 이 평전은 개인과 역사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가장 진실되게 그린 책 중의 하나입니다. 평전이 갖기 쉬운 감정의 과잉이나 역사적 정당화를 위한 미화가 절제된 점도 아주 좋았습니다.
삼청교육대, 사창가, 고아원, 공장 등은 이 사회에서 폭력과 억압이 가장 생생한 모습을 보이는 공간입니다. 최인석의 소설은 그 곳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억압을 몸서리쳐지도록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벋어나려는 사람들의 몸부림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하지만 그들이 몸부림치면 칠수록 폭력과 억압을 더 거세어지고, 그들이 그곳을 벗어난다 해도 세상은 더욱 폭력적이고 억압적입니다. 최인석의 소설이 허무주의나 비관주의로 빠지지 않는 힘을 그 처절함에 있습니다.
언론인 손석춘이 특이하게 소설을 썼습니다. 남로당 출신의 북한의 혁명가라는 특이한 소재였습니다. 혁명의 꿈을 안고 붓과 총을 들었던 젊은이는 해방 이후 북한에서 그 혁명이 타락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늙어갑니다. 타락한 북한에 대한 얘기를 혁명가의 시선으로 끌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기에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역사적 기록의 나열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리고 밖에서 바라보는 자유주의적 시각도 강하게 풍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