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 11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유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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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에서 하급 장교로 있던 청년이 그 지방의 부유한 집에 초대 받아 장애가 있는 딸을 만나게 되며 둘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얘기하고 있다. 

그 딸의 장애에 대해 연민의 마음을 갖고 접근하지만, 소중한 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 집안의 분위기와 자신의 상황에 힘들어하며 감정 기복이 심한 딸의 상황 속에서 그 연민의 감정을 수시로 출렁이게 된다.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고 인물들의 관계들도 단순하지만 출렁이며 흘러가는 감정들의 흐름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져서 읽는 이도 그 감정의 흐름에 같이 따라가게 만든다. 대사들이 다소 장황해서 소설의 흐름을 늘어 트려 버려서 긴 장편을 읽는데 단점이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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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알라딘

 

까칠한 삼수생이 홀로된 할머니 집에 남겨진다.

그것도 깡촌 마을에.

정말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그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킬링타임용 영화스토리다.

그런데 캐릭터들이 너무 생생하게 살아 움직여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야기의 흐름도 예상을 벗어나면서 막판의 반전까지 완벽하게 이어진다.

쉽고 통통 튀는 글이 읽는 재미를 만끽하게 만든다.

이런저런 약점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오쿠다 히데오에 비교할 만하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 알라딘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신화 중에서 여러 가지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놨다.

뻔한 권선징악류의 이야기라 짐작했는데, 왠걸, 뻔한 줄기 속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의 가지들이 무성하게 뻗어 나온다.

그 자유로움이 넘실넘실 춤을 춰서 우리가 배워왔던 유교적 틀에 갇힌 신화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도 수고스럽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것도 정성스럽고, 읽기 편하게 다듬어놓은 것도 고마웠다.

 

 

 

 

우중괴담 : 알라딘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편안한 인상의 중년 사내와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의 얘기에 살며시 빠져 들어버리는 느낌의 소설이다.

별거 아닌 평범한 얘기가 조금씩 기이해지더니 후반으로 가서는 오싹한 상황에 그만 등골이 서늘해져 버린다.

예전에 tv에서 했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조금 순한 맛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 알라딘

 

불치병을 안고 시한부 삶을 사는 소녀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소년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만들어간다는

아주 통속적인 내용의 연애소설이다.

 

그런데 글이 술술 읽히더니

예상치 못한 상황전개로 호기심을 자극하고는

의외의 대사를 수시로 날리며 허를 찌르며 끌어들여서는

어느 순간 내 감정도 쥐락펴락 하고 만다.

 

그 자유로움에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쳐보는데

막판에 가서 다소 황당한 결말로 이어지더니

약간의 신파로 마무리해버리는 것이 많이 아쉽다.

이런 아쉬움에도 오래간만에 푹 빠져본 연애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 알라딘

 

 

서구적 추리소설의 방식을 모방하면서 일본의 옷을 입혀놓은 소설들이다. 그런데 아류가 아니라 완전히 해로운 모습이 되어 버렸다.

증거물 짜맞추기식의 억지스러움은 없고, 인간의 욕망과 불안이라는 심리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천재나 영웅이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 시대적 상황 속에서 펼치는 사건들이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시대적 한계를 감안한다면 뛰어난 추리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드라큘라 - : 알라딘

 

여러 버전의 영화로 너무 익숙해져버린 작품을 원작으로 읽다보면 영화 속 장면들이 자꾸 떠올라 소설의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소설 '드라큘라'는 다양한 버전의 영화들을 압도한다.

드라큘라와의 싸움에 치우지는 영화들과 달리 소설은 드라큘라의 정체를 밝히고 그를 추적하면서 맞서나가는 과정을 힘 있게 그리고 있다.

만만치 않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시대와 문화 속의 이야기이지만 쉽게 이야기에 동화된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어색한 내용이 눈에 띄고, 귀족적인 눈높이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만하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인 : 알라딘

 

칠레 출신의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장편 소설이다.

칠레를 중심으로 한 남미의 역사와 민중들의 삶에 대한 얘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던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 중 가장 많이 읽힌 소설 중의 하나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매우 경쾌하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삶과 자연을 편안하게 호흡하는 능력도 느끼게 된다.

 

 

 

 

돈키호테 : 알라딘

 

17세기에 쓰여진 소설인데 400여 년이 지나서 읽어도 빠져들게 만든다.

황당한 기사와 시종이 벌이는 에피소드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일처럼 느껴진다.

살아서 통통 튀는 캐릭터들과 입체적인 얘기구조,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 다양한 문장력으로 얘기를 종횡무진 끌고 가는 글쓰기 능력까지... 정말 대단하다.

 

 

 

 

검찰관 : 알라딘

 

고골의 매우 유쾌한 희곡이다.

어느 작은 마을에 암행 검찰관이 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구린내가 많은 이들이 안절부절 못한다. 그들은 정보력을 총동원해서 작당을 벌이고, 나름대로 근엄하고 치밀한 연극을 진행한다. 타락한 관료사회에 대한 조롱이 매우 경쾌하게 벌어진다.

한마디로 웃긴다!

 

 

 

 

린다와 우체통 : 알라딘

 

 

특별한 내용도 아니고, 독특한 그림도 아닌 짧은 그림책이다.

그런데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보고나서 또 보게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체르노빌의 봄 : 알라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가 일어나서 20년이 지난 2008년 프랑스의 예술가들이 사고현장을 방문했다. 죽음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 방식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선입견을 최대한 없애면서 그들의 삶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에서 애정이 느껴진다.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때로는 수채화처럼, 때로는 사진처럼, 때로는 스케치처럼, 때로는 흑백판화처럼...

 

 

 

습지생태보고서 : 알라딘

 

반지하 자취방에 몰려 살고 있는 별 볼일 없는 20대들의 삶을 아주 재치 있고 현실적으로 그린 만화다.

습기로 눅눅한 그곳에 사슴 한 마리까지 끼어들게 되면서 그들의 삶에는 이상한 활력이 넘치게 된다.

밑바닥을 살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그런 현실에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또한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만화로서만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의 장점을 최대로 살려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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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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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서 유럽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살아갔던 지식인이 삶과 세상을 돌아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한 글들이다. 

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과 저항의 정신을 간결하면서도 날카롭게 얘기하고 있다. 

요즘 시대와 약간의 거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편안한 글쓰기 속에 삶과 세상을 꿰뚫는 깊이 있는 성찰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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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작가 등단 4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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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다가 놀음으로 재산을 탕진한 후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이가 거센 역사의 파도 속에서 악착같이 버티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얘기다. 

국공 내전과 혁명,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으로 이어지는 중국 현대사의 흐름이 도도한 강물처럼 흐른다면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민중들의 노력은 쉼 없이 움직이는 작은 물고기들처럼 처연하면서 치열하다. 

연어들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지만 강물의 거센 흐름 속에서 순응하는듯 하면서도 버티며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다만 개인사의 연이은 비극이 다소 작위적으로 다가와서 소설로서의 감흥을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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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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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어느 중소도시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서에 공동수사본부가 꾸려지며 범인을 추적하기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10년 전 비슷한 사건이 미제로 남아있어서 많은 이들이 긴장하여 접근한다. 

경찰과 기자와 사건 피해자 가족이 자신의 위치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세 명의 용의자가 나타나며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극적인 반전이나 서스펜스보다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전통적인 수사물로 나아가다보니 쫄깃한 긴장감은 없지만 땀내 나는 사실성은 돋보인다. 분량을 늘리기 위해 비슷한 내용이 각자의 위치에서 반복되기도 하고, 마무리에서 조금 억지스럽게 용의자들이 하나로 얽혀서 당황스럽게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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