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 사로잡힌 영혼들의 이야기
비비언 고닉 지음, 성원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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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과 전쟁, 그리고 혁명의 열기로 뜨거웠던 1920년대 급진적 좌파들의 결사체로 등장했던 미국공산당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를 지나 스탈린주의로 인해 당이 경직되고, 2차 대전을 둘러싼 혼선으로 혼란스러워지고, 종전 후 매카시즘의 광풍으로 극심한 탄압으로 위기에 처하고, 스탈린 사후의 사상적 혼란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과정들을 다 겪고 난 후 지긋한 나이의 공산주의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것이다. 

모진 세월을 온몸으로 겪어왔던 그들의 얘기 속에는 혁명에 대한 열정과 경직된 교조주의, 유토피아적 낙관주의와 빈약한 상상력, 현실극복의 의지와 과거에 대한 회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그들의 삶과 활동을 성찰적으로 들여다고 보는 책이다. 

중간중간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서술로 빠지는 점들이 있어서 읽는 호흡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꽤 진지하고 깊이 있게 역사와 인간과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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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알라딘

 

자연과 사회와 서로의 삶을 사랑했던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헬렌 니어링이 자신의 삶과 자신이 기억하는 스콧 니어링의 삶에 대해 얘기하고, 그 둘이 만나서 이루었던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자기 의지로 삶을 마감한 스코 니어링에 대한 추억을 얘기한다. 두 사람의 삶과 사랑에 대한 자서전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자연스럽게 삶을 마무리하고, 그 옆을 지키며 또 다른 삶을 이어가는 둘의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인 책이다. 삶과 사랑과 죽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알라딘

 

주로 무연고자들의 시신을 수습해서 장례를 치루는 장례지도사의 경험담이다

애써 외면하고 꺼려하는 일을 자원봉사로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시신 수습과 장례 절차에 대해서 설명할 뿐만 아니라 죽음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조곤조근 얘기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글쓴이의 목소리가 커지기는 하지만, 외면당했던 이들의 죽음을 오랫동안 지켜봐서 그런지 죽음을 대하는 자세가 아주 현실적이고 덤덤하다.

 

 

 

 

의사를 반성한다 : 알라딘

 

상업화 된 의료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믿으며 살아가자는 얘기다. 특히 노년의 경우 몸의 치유력이 약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다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것을 주장한다.

많은 경험을 쌓은 끝에 얻은 의사로서의 결론이기에 경청할 얘기가 많은데 너무 강권하는 듯한 늬앙스여서 조금 거북하다. 다만 상업화 된 자본주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대안으로서의 삶의 자세로서는 생각할 점이 많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알라딘

 

유품정리사를 하면 마주치게 된 다양한 형태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직업적 특성상 대부분 불행한 죽음인 경우가 많지만 그런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 모습들을 통해 삶과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간결하고 깔끔한 글 속에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통찰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죽은 자의 집 청소 : 알라딘

 

죽은 이들의 집이나 오물 등으로 더럽혀진 곳을 청소하는 분의 이야기다.

생소한 직업의 세계를 덤덤하게 풀어내면서

그 속의 잔인함과 추함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 이면에 드리운 외로움과 고담함도 정성스럽게 살펴본다.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얘기를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풀어놔서 애잔함을 느끼게 만든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뛰어난 책이기는 한데

글쓴이의 감상이 조금만 줄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 : 알라딘

 

쉰을 바라보는 이와 일흔을 넘은 이가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서로의 경험과 입장 속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오고간 얘기들이 참으로 잔잔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결국 늙음과 죽음은 삶과 열정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나이에 맞는 풍부한 경험들이 잘 녹아 있어서 좋기는 한데 글쓰기에 있어서 지적인 장식이 좀 많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 알라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오랜 기간 일 해왔던 본인의 경험을 녹여서 여러 가지 죽음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고 있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그 모습들 속에서 '잘 죽는다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병원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도 아주 생생하게 드러내고, 의학이나 법률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만만치 않은 문제들을 꺼내서 얘기하면서도 관찰자가 아닌 또 하나의 당사자로서 고민하고 성찰하는 글이어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어떤 의학책이나 철학책 이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 알라딘

 

노인들의 삶을 같이 호흡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유경이 진행했던 죽음준비학교에 대한 얘기이다.

다양한 죽음들을 따뜻하게 쓰다듬으면서 다가오는 죽음을 차분히 바라보게 하는 과정이 편안하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을 긍정하는 과정임을 차분하게 얘기하고 있다. 결국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노인들만은 위한 과정이 아니라 힘겨운 삶에 허덕이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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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 현직 부산지하철 기관사의 뒤집어지는 인간관찰기
이도훈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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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에서 기관사로 일하면서 보고 느꼈던 경험들을 가볍게 정리해 놓았다. 

우리의금 일상 속에서 가깝게 다가오는 공간이지만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친숙하게 다가오면서도 조금 새롭게 느껴지기도 해서 우리의 일상을 좀 더 확장해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맛깔스러운 솜씨로 담백하게 써내려간 글이어서 아주 편안하게 그의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노동현장에 대한 얘기지만 삶의 고단함이나 그 사회 내부의 불합리함 같은 면들은 보이지 않고 환하고 밝은 면들만 보여서 반쯤 가려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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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 오월의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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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의 작업복을 통해 그들의 노동을 들여다 본다.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작업복이지만 정작 노동현장에서는 구색 맞추기거나 보여주기식 복장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작업복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의 효율은 떨어지고 노동자는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작업복을 둘러싼 노동현장에서의 권력관계와 노동자의 노동현실 등을 꼼꼼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노동의 디테일함까지 느낄 수 있는 르포 수준의 치밀한 취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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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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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한 이후 무수한 부침이 있어왔다. 그러면서 생명체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대멸종과 이후 새로운 종의 생명체가 나타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그런 대멸종과 새로운 종의 탄생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지를 지구적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아주 편안하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큰 호흡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연대기적 서술이 아니어서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조금 장황한 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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