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호랑이
네주 시노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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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나이에 의붓아버지에게 수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참으며 살아가다가 성인이 된 이후 용기를 내서 고발을 했다. 의붓아버지는 구속이 됐고, 이후 교도소에서 모범수가 돼서 형기보다 일찍 출소했다. 출소 이후 그는 딸 또래의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다시 자녀를 낳아서 무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서슬 퍼렇게 서내려 가고 있다. 끔찍했던 고통을 꺼내서 적나라하게 펼쳐 놓고는 자신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기억과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 타인의 기억들을 교차하면서 근친성폭력의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현실을 성찰한다. 

객관화 과정이 지식인스러운 문투로 약간 산만하게 이뤄져 있어 그의 얘기를 제대로 따라가기 어렵기는 하지만, 내 자신과 우리 주변을 성찰하며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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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눈물에는 온기가 있다 - 인권의 길, 박래군의 45년
박래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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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박래군이 자신이 걸어왔던 인권운동의 기록을 정리했다. 

살벌했던 군사정권 시절부터 시작한 운동가로서의 길이 굽이굽이 흘러 참으로 많은 가지를 펼쳐 놓게 됐다. 

이 사회에서 굵직하게 펼쳐졌던 이슈들의 중심에 서서 쉼 없이 달려온 그 삶의 기록이 처연하게 다가온다. 이 세상이 투쟁을 통해 변화해오는 과정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개인사로서 시작한 글이 인권운동사처럼 정리되어 버려서 삶의 고민과 출렁임 등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사료같은 느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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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 일이 내게 가르쳐준 삶의 품위에 대하여
후안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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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청년이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배워가는 세상살이에 대한 얘기다. 

돈도 없고 배운 것도 많지 않은 청년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변변치 않은 일들이었고, 그런 일들을 하면서도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해나갔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노력이 빛을 보게 만들지 못했고, 내성적인 청년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가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배워나갔다. 

힘겨운 과정들을 담담하게 풀어놓으면서 일의 고단함과 즐거움을 얘기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자신이 변하는 모습도 솔직하게 얘기한다.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그 사회와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담백하면서도 성찰적인 글이기는 한데, 출판을 염두에 둬서 그런지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려고 하는 점이 조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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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식의 세상 속으로 - 나의 이동권 이야기 ㅣ 나의 OOO 1
이규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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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뇌병변 장애을 갖고 태어나 어릴 때부터 집에서만 지냈다. 이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당하기 어려워진 부모님이 시설에 보내게 됐고, 시설에서 청년기를 보냈다. 그렇게 욕구도 의지도 없는 존재처럼 보이지 않게 살아가던 이가 노들야학이라는 장애인단체와 인연이 닿게 되면서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세상으로 나온 이후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당연하게 필요한 이동권, 자립지원 등의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그 요구를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투쟁을 벌여야 했다. 

사회에서 버림받던 한 중증 장애인이 세상으로 나와서 당당하게 인간의 권리를 외치며 살아왔던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그 삶 자체가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끄집어내서 정리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것을 아주 깔끔하게 해내서 그 노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면서도 유머와 희망을 함께 담아낸 아름다운 자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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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이 건너온 319일의 시간들
김초롱 지음 / 아몬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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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목격한 이후 겪었던 극심한 트라우마와 그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풀어놓았다.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각하며 그를 견디고 치유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겨운지에 대해 고통스럽지만 용기있게 얘기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본인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기록이고,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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