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전국에서 민중들의 항쟁이 끊이지 않을 때 바다 건거 변방인 제주에서도 격렬한 민중항쟁이 있었습니다. 방성칠란과 이재수란으로 불린 3년에 걸친 제주 민중의 항쟁은 전도민의 투쟁으로 발전해서 섬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소설가 현기영은 죽음을 전제로 항쟁의 지도자가 돼야했던 장두정신을 제주 민중항쟁의 특징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1894년 부패한 봉건세력과 외세에 맞서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켰고, 그 힘은 권력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혁명은 한풀이로만 그치지 않고 민중세상을 만들기 위한 거대한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갑오농민전쟁에 대한 수많은 책 중에 혁명의 에너지를 충실하게 추적한 책으로 꼽힙니다. 전봉준이라는 지도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점이 조금은 아쉽지만 갑오농민전쟁에 대한 개괄서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나이 많은 저능아가 지능을 향상시키는 수술을 통해 엄청난 천재가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달라집니다. 저능아이자 천재인 찰리는 급속하게 세상을 경험하면서 삶을 바라봅니다. 대니얼 키스라는 미국 소설가가 쓴 이 책은 순수함을 얘기하는 가장 뛰어난 소설 중의 하나입니다.
남쪽 끝 제주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 김수열이 있습니다. 4.3의 절규를 얘기하면서도 아이들 속에서 희망을 노래합니다.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그 동안의 삶을 조심스럽게 돌아봅니다. 이런 저런 조심스러움 속에 지하 주차장에서 계단으로 들어서다가 천장 들보에 정수리를 박치는 순간 “그래 나, 크다”라고 외칩니다.
평택에서, 기륭전자 앞에서, 광화문에서, 용산에서, 투쟁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 어느 곳에서나 달려가는 시인이 송경동입니다. 몸이 먼저 달려가서 뜨거워진 가슴으로 시를 씁니다. 그렇게 쓴 시들에는 심장 박동소리가 들립니다. 때로는 뜨겁게 뛰기도 하고, 때로는 차분하게 뛰기도 합니다. 그런 시들을 읽고 있으면 내 심장도 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