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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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정치인, 재력가보다도 강한 힘을 가졌다. 돈과 권력의 힘으로 만들어낸 억지 힘이 아니라, 나눔과 실천으로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따뜻한 힘이다. 강한 것은 구부러지고, 깨지고, 박살 나기 일쑤다. 하지만, 그의 힘은 부드럽고, 보들보들하고, 훈훈하고, 따뜻하기에 쉽게 깨지고 부서지지 않는다.

그를 인터뷰한 책 <희망을 심다>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과 신념, 지나온 시간들, 현재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러워지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거창한 것을 해야 한다거나, 온몸을 불태우도록 희생해야 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그 고정관념을 깨주고, 소극적이고 소심한 사람들을 밖으로 밖으로, 안으로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그의 노력.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작지만 큰 기적. 그것은 권력과 재력으로도 맛보지 못할 달콤하고 구수한 맛인 듯싶다.

공부하느라 석 달 동안 양말도 벗지 않았다는 말만 들어도, 그의 열정과 집중력과 신념이 얼마나 센 것인지를 느낄 수 있다. 이제는 다산 선생처럼 어디 박혀서 책이나 썼으면 좋겠다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기에 그는 쉽사리 은둔할 수 없다.
역사적인 현장에서 역사를 만들었던 그는, 아직도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까지. 물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희생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의 자세가 부럽기만 하다.
자료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국외로 나가기만 하면 자료를 바리바리 싣고 돌아오며, 행복했을 그가 상상이 된다. 시민 활동에 대한 사례들을 공부하며 벤치마킹해서 내놓은 결과들.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뒤돌아보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여는데 온 힘을 쏟는 그는 하루를 갈갈이 쪼개서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위해 쓴다. 그의 눈에는 자꾸만 하고 싶은 일들이 나타나나 보다. 지칠 법도 한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니,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니.

'세상은 버린 만큼 얻는다. 작게 버리면 작게 얻고, 크게 버리면 크게 얻고, 다 버리면 다 얻는다.'고 말하는 그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헤매지 말고 블루오션인 시민운동, 비영리운동에 뛰어들라고. 부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내 것을 1%만 주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꼬시는 박원순. 쓰지도 않을 물건, 팔아서 이웃돕기에 쓸 테니 안 쓰는 물건만 내놓아도 이웃을 돕는 곳이라고 꼬시는 박원순. '21세기 실학운동'을 하겠다고 희망제작소의 문을 연 박원순. 왜 우리는 그를 좋아할까?는 이제 식상한 물음이다.
그가 바꿔가는 세상에, 내가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라는 물음이 필요한 때이다.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는 그에게 우리가 힘을 실어줄 때이다. 더러운 포식자들에게 그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할 때이다. 그가 그동안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과 행복과 아름다움을 주었으니, 우리도 그에게 어떤 믿음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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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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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나고, 고전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다. 그녀의 주장은 언제나 명쾌하고 간결하다. 군더더기 없이 말한다. 그렇지만, 고루하지 않다. 설득력 있다. 그녀는 공부를 즐기는 사람이다. 언제까지나 공부를 할 사람이다. 그녀가 말하는 공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공부가 아니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내달리는 공부의 끝은 결국, 부의 축적을 위한, 부의 노예가 된 공부일 뿐이다. 나를 키우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공부를 나누어야 한다. 말하자면 미친 듯이 공부해서, 미친듯이 남에게 줘야 한다. 그게 공부의 올바른 길이다.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비이상적이고 기형적인 요점정리 책읽기는 벗어던지고, 물음을 던지고 생각을 하는 책읽기를 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들일지 모르는데, 이런 것들을 주장해야 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불운이다. 대학 입시를 위해 12년 동안 비슷한 교과 과정에 시달리는 학생들.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공부만 한다. 외우고 시험 보고, 시험 보고 다시 외우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대학에 가면, 이제 공부로부터 해방이다! 라고 외치기도 전에 취업 시험이 발목을 잡는다. 피 터지게 영어에 목을 매고, 학점 따려고 외우고 또 외운다. 졸업하고 그럴듯한 직장에 취직하면 또 다시 승진 공부다.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고, 돈을 벌어야 하고 계속되는 공부는 내게 행복을 주는지도 불행을 주는지도 모른 채 지속된다. 아, 뭐가 이렇게 허무한가.

진정, 나를 위한 공부는 없는 것일까?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공부, 당장 눈앞에 보이진 않지만 차곡차곡 쌓이면 내가 커가는 공부. 그런 공부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연구공간 수유 + 너머>에 모여든다. 그녀에게 설득당하는 건, 그녀가 주장하는 것들을 실천하고 살기 때문이다. 공부 공동체를 만들어, 모두가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밥 먹고, 알고. 그녀가 꿈꾸는 공부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마다지 않는다. 

그녀가 말하는 공부론.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실척적 공부를 경험한 그녀가, 공동체를 꾸려오며 터득하고 깨달은 공부론도 보인다. 그녀가 말하는 공부의 근원은 독서다. 예술가가 될 감성이라나 이제 AQ에 열을 올리는 시대가 왔다. IQ, EQ에 이어 AQ까지. 부모들은 창의력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그림, 음악, 운동 좋다는 건, 뜬다는 건 뭐든지 가르친다. 돈이 들어도 상관없다. 내 자식이 잘되기만 한다면야. 창의력은 어디서 나오는데? 바로 독서다. 그녀의 말처럼 7년간 책만 보던 허생은 세상에 나와 경제 능력을 보여줬다. 그가 읽은 책 속에 힘이 있었던 것이다. 책 속에 가득한 IQ, EQ, AQ는 보지 못하고, 돈으로, 기형적인 학습으로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킨다. 그녀는 그런 부모들의 공부론이 한심스럽다. 쉽고도 재밌게 근기를 키울 수 있는 공부인 독서가 있는데, 애먼 곳에서 헤매는 사람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무엇이 공부인지 깨달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해 온 암기식 공부에 지쳐 있던 나는, 대학에서는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12년간 암기식 공부에 지쳐 있는 내게 휴식을 주는 거라고 위안하며, 어영부영 학점을 따고 리포트를 쓰며, 어찌어찌 졸업을 했다. 졸업을 하고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을 만나 보니, 이건 아니다 싶다. 내가 놓친 것들이 많다 싶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공부할 수 있다면, 공부하며 즐거울 수 있다면 내가 놓친 시간들의 아쉬움은 깨달음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인생 끝까지 내달릴 공부를 해야겠다. 천천히, 그리고 길게, 즐겁게. 온몸을 다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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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모 쿵푸스 실사판 : 다른 십대의 탄생] 공부는 셀프!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4-05 16:58 
    ─ 공부의 달인 고미숙에게 다른 십대 김해완이 배운 것 공부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 몸으로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계기(혹은 압력?)를 주시곤 한다.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이고(말이 되나 싶죠잉?), ‘달인’을 호로 쓰시는(공부의 달인, 사랑과 연애의 달인♡, 돈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해서 남 주자”고.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근대적 지식은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만을 앎의 영역으로 국한함으로써 가장 ...
 
 
 
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들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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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자격증이 있고, 유치원 교사 자격증이 있는 것처럼 부모도 자격증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가 낳은 자식이기에 자식을 막 대한다거나 방치하거나 학대하고 심지어 죽이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여러 가지 환경과 원인이 있겠지만, 어쨌든 한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부모는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 방법론적인 고민을 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부모는 돈이 많다고, 학벌이 뛰어나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었거나, 아이를 낳았다면 이미 부모이다. 부모는 어른이지만, 아이보다 어리석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 실수를 줄이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부모도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와 아이 사이>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아이가 난폭한 행동을 보였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이의 하루를 어떻게 지도하고 끌어 주어야 할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법,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 얼마나 부모가 사소한 잘못들을 저지르고 있는지 세세하고 사실적으로 기술해 놓았다. 

사실 나 같은 경우도,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윽박지르거나, 무조건 안 된다고 하거나, 같이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는 문을 세게 닫고,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소리를 지를 때도 있다. 또, 무조건 사달라고 생떼를 부리기도 하고, 자기 뜻대로 들어주지 않는 일에는 방방 뛰며 화를 낸다. 처음에는 도대체 아이의 성격이 잘못된 것인가? 아이는 무엇 때문에 저러는 것일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아이와 나 사이의 소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질문에 숨어 있는 아이의 속마음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이는 자기 생각을 돌려서 말한다. 역으로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 숨은 뜻을 찾는 데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가 정말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편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아이가 슬퍼하거나 무엇인가 잘 되지 않는 다고할 때 함께 짜증을 내거나 아이를 비난하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 

아이가 어떤 일로 화가 났을 때 부정적인 말보다는
"엄청나게 당황했겠구나?, "그것 때문에 무척 화가 났겠구나.", "무척 기분이 상했겠구나.", "네겐 기분 나쁜 하루였구나."라는 말로 아이를 위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부모에게 위로를 받으면서 자신을 위안할 수 있다고 한다. 

칭찬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칭찬과 바람직한 칭찬이 있다고 말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해서 무조건 칭찬을 했다가는 아이가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넌 참 훌륭한 아이야.", "넌 엄마의 좋은 심부름꾼이야.", "네가 없으면 엄마가 어떻게 살겠니.", "세상에서 네가 제일 똑똑해.", "네가 최고야."라는 말은 아이의 위협이 될 수 있고, 아이에게 걱정을 안겨줄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음에도 이러한 말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일부러 나쁜 행동을 해서 부모에게 상처를 주려고 할 수도 있단다.
그보다 구체적인 칭찬인 중요하다. "자동차를 닦아줘서 고마워. 새 차 같은데.", "네 편지는 내게 큰 기쁨을 주었어.", "오늘 설거지를 도와줘서 고마워." 등 행동과 어떤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이 아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부모의 행동이 결국 아이를 버릇없게 만들거나 보상을 받으려 하거나,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게 한다. 또한 거짓말을 하게 하기도 하고, 성격을 바꾸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를 대할 때 조심스러워야 하며,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봐야 한다.
강하게 제지한다거나, 금지하게 되면 설득력을 잃고 아이는 나쁜 행동을 계속 하게 된다. 또한, 조건을 붙여 어떤 행동에 보상을 해주기 시작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흥정을 하기 시작한다. 보상은 사전 예고 없이 해주어야 하며, 조건은 위험한 방법이다.
빈정거리거나 형제들이 싸울 때 함부로 끼어드는 것도 위험한 방법이다. 아이는 부모의 빈정거림에 자신감도 잃게되고 반발하며, 소통을 단절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야 할 표현, 하지 말아야 할 표현에 대해서 알려주며, "너는 왜 그러니?",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아이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책임감을 보일 때 아이도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에게 성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에 대해서 외면한다고 아이가 결혼할 때까지 성을 지키며, 성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성숙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솔직하고 올바른 성교육도 필요하다. 무조건 금기시하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자라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역할은 방대하며, 조심 해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이 책을 쓴 기너트는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면서, 아이의 상처는 부모로부터 온 것이며 부모를 먼저 교육해야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아이들은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이상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큰 꿈을 품는다. 아이가 자신의 삶을 계획하기도 전에, 아이의 삶을 계획해버린다. 아이가 선택을 하기 전에, 부모가 선택을 해서 아이를 공부시킨다. 사실, 부모는 아이에게 뭐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 채 많은 것을 해준다. 아이는 싫다고 말하기도 전에 입이 막힌다.
부모가 되고 보니 아이에게 생기는 욕심이 어떤 건지 알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행복하게 하는 일을 찾느냐이다. 즐거움을 찾으며 살 수 있느냐이다.
대화와 행동에도 이렇게 많은 방법이 필요하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건지, 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에게 나비효과 같은 것인데, 우린 부모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걸 마음대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이에게 하는 행동, 아이에게 건네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한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하면, 쉽지 않다. 부모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노력한다면, 아이도 자신의 아이를 낳았을 때 노력하지 않을까? 

부모의 자격증은 필수 자격증이다. 노력하는 부모에게 아이의 행복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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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류기
허지웅 지음 / 수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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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왜 이리 남자가 눈물이 많아? 눈물이 있는 남자는 멋지지만, 눈물이 많은 남자는 찌질해 보이기도 한다.
허지웅, 그는 왜 그리 눈물이 많은 걸까? 하지만, 그 눈물이 찌질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때가 울어야만 할 때여서인 것 같 같다.
<작은 사람들의 나라>를 읽을 때는 사변적인 이야기에, 뭐냐 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는. GQ를 때려치든, 여자와 헤어져 자살시도를 하든, 그게 뭐. 그러니까 그게 어떻다는 이야기야? 라고 중얼거렸는데 <큰 사람들의 나라>를 읽고 있자니, 전초전이였군. 이란 생각이 든다. 그를 모르는 나같은 이가, 그를 이해하는 대에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 부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래도, 그는 자유분방하나 막돼먹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 작은 몸집에 큰 생각을 가진 젊은이. 개인적으로 '최민수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는 글이 인상깊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진실은, 아무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은 진실로 한사람이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되었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방관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파괴되어 가는 한사람. 
우리가 좀 더 진실을 드려다 보려 한다면, 관심을 갖는다면 지금 일어나는 mb 정부의 행태들이 명백하게 이해될텐데.
사실, 모두 더러운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기에, 고개를 돌리기에 우리는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지 않은가. 무관심이 가장 큰 적임이 분명한대. 허지웅의 주장을 듣다보니, 정말 별일 아닌 것이 아닌 일들이 별일처럼 묻혀버리고 있는 지금 이 시대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 시대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품고 있으니, 정말 그의 말처럼 지금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도 불끈 들었다.

아, 뭐냐. 이 모순된 시대는.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 정당을 지지하고, 부자 정당은 부자들을 돕는다.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현실을 봐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들려주는 소리만 듣고 믿고 따르니, 그들은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왜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 것인지. 산골 시골마을에도 진실이 전해질 수 있다면 허지웅처럼 줄곧 떠들어야 되는 게 아닌 건지.

우리는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지는 것 같지만, 미래가 있기에 이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멍청한 20대인, 증오 대상인 20대인 나도 조금씩 자각하고 있으니, 이러한 혼돈 속에서 눈을 뜨는 20대가 있고, 후발주자인 10대가 있고, 지금을 만든 30대 40대 50대가 있으니 뭐 우리는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더 상처받게 될지라도 한발씩 나아가는 이들이 있으니, 대한민국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

아, 약간 똘끼있고, 어려움 속에서 유쾌함을 찾는 이남자. 그의 대한민국 표류가 더욱 더 빛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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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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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강호순 등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죄책감없이 행동하는 사이코패스. 그들의 죄는, 그들만의 것일까? 사회가 그들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지 방기한 것은 아닐까? 왜면한 것은 아닐까? 우리도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자문해본다.

사람은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자라난다. 상습적으로 맞으며 자란 아이가 분노와 원망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똑같은 행동을 답습하게 되고, 범죄자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이가 폭력적이 되는 것은 가족과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따져보자면 그들도 사회에서 양상한 피해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꽤 오래전에 사놓고 읽지 않았던, 경성기담. 사람들이 알고싶어하는 스캔들과 소소한 사건이 전부겠지라 생각하고, 머리도 식힐겸 열었지만, 그 스캔들 속에 숨겨있는 사회적 병폐와 순환하는 인간들의 속성이 여실히 들어나 있었다. 식민지 시대라는 슬픈 역사적 현실도 한몫해 일어났던 일들은 잠깐의 관심거리와 흥미거리로 읽히기에는 씁쓸한면이 있었다.

<죽첨정 단두 유아 사건, 안동 가와카미 순사 살해 사건, 부산 마리아 참살 사건, 살인마교 백백교 사건>
식민지 시대 속에 미신과 속설이 난무하던 시대에서 일어났던 살인 사건,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도 일본 고관 부인이란 이유로 묻히게 되었던 사건, 일본 순사가 죽었기 때문에 죄없는 민간인들이 죄를 뒤집어 쓰고도 보상을 받지 못했던 사건, 사이비교의 교주가 재산을 강탈하고 여인들을 윤간하고, 살인까지 일삼았던 흉악한 사건.

이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자면, 끔찍하고 어쩌면 이럴수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형태만 달라지고 사회적 배경이나 역사적 배경이 달라졌을 뿐. 지금 이 시대에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과거에도 일어난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놀라는 건 그때뿐, 결국 도돌이표처럼 되풀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2부 스캔들에서 보여진 <박희도 교장의 '여 제자 정조 유린' 사건, 채무왕 윤택영 후작의 부채 수난기, 이인용 남작 집안 부부싸움, 이화여전 안기영 교수의 '애정 도피 행각', 조선의 '노라' 박인덕 이혼 사건, 조선 최초의 스웨덴 경제학사 최영숙 애사> 사건 모두 하나 하나 뜯어보면, 명망높은 지식인 박희도가 제자의 정조를 유린한 사실이 공개되고 회유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여제자의 거짓된 사생활, 결국 지식인이 성추행을 했다는 진실은 묻히며, 활동을 재기할 수 있도록 주변인들이 도움을 준 행동들.
순종이 사위이며 딸이 황후라는 것으로 수백억의 빚을 지면서도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살다가 타국에서 생일 마감한 윤택영.
돈 때문에 싸우는 부부와 그 재산을 지키는 척 빼돌리려는 친척들.
어렵게 뒷바라지한 조강지처와 자식을 버리고, 사랑에 눈이 멀어 해외로 도피해 돌아온 안기영. 그의 비도덕적인 행태보다 업적에만 관심갖는 사람들.
유부녀를 이혼시키고 부자와 결혼한 후 그가 몰락하자 유학을 떠난 박인덕. 무능한 남편, 그에게 벗어나려는 여인.
스웨덴 왕에게 총애를 받고도 고국에 돌아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그의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결국 콩나물을 파는 여인으로 살다 가난에 못 이겨 죽음을 맞이하는 최영숙.

정리하다보니, 와우 이것도 이시대에서도 아직까지 일어나는 일들이며, 모순된 사회의 모습이다. 나아졌다고 말하지만 결코 나아지지 않은 사회의 모습들이 집약된 스캔들과 사건들.
개인의 잘못으로 덮어씌우고 잊혀지기에는 너무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다. 사회와 사람, 사람과 사회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혼돈 또한 사회가 만든 것이고,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어떤가? 사회에 의해 개인을 만들어 졌고, 그 개인은 사회 안에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취한 행동 또한 사회가 만들어낸 개인의 모습이 아닐까?

개인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사회의 방관적인 태도를 묻고 싶다. 개개인이 만들어낸 사회라는 덩어리가 결국 화살이 되어 나에게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할 때다. 이 악숙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결국, 나부터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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