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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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정치인, 재력가보다도 강한 힘을 가졌다. 돈과 권력의 힘으로 만들어낸 억지 힘이 아니라, 나눔과 실천으로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따뜻한 힘이다. 강한 것은 구부러지고, 깨지고, 박살 나기 일쑤다. 하지만, 그의 힘은 부드럽고, 보들보들하고, 훈훈하고, 따뜻하기에 쉽게 깨지고 부서지지 않는다.

그를 인터뷰한 책 <희망을 심다>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과 신념, 지나온 시간들, 현재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러워지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거창한 것을 해야 한다거나, 온몸을 불태우도록 희생해야 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그 고정관념을 깨주고, 소극적이고 소심한 사람들을 밖으로 밖으로, 안으로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그의 노력.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작지만 큰 기적. 그것은 권력과 재력으로도 맛보지 못할 달콤하고 구수한 맛인 듯싶다.

공부하느라 석 달 동안 양말도 벗지 않았다는 말만 들어도, 그의 열정과 집중력과 신념이 얼마나 센 것인지를 느낄 수 있다. 이제는 다산 선생처럼 어디 박혀서 책이나 썼으면 좋겠다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기에 그는 쉽사리 은둔할 수 없다.
역사적인 현장에서 역사를 만들었던 그는, 아직도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까지. 물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희생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의 자세가 부럽기만 하다.
자료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국외로 나가기만 하면 자료를 바리바리 싣고 돌아오며, 행복했을 그가 상상이 된다. 시민 활동에 대한 사례들을 공부하며 벤치마킹해서 내놓은 결과들.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뒤돌아보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여는데 온 힘을 쏟는 그는 하루를 갈갈이 쪼개서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위해 쓴다. 그의 눈에는 자꾸만 하고 싶은 일들이 나타나나 보다. 지칠 법도 한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니,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니.

'세상은 버린 만큼 얻는다. 작게 버리면 작게 얻고, 크게 버리면 크게 얻고, 다 버리면 다 얻는다.'고 말하는 그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헤매지 말고 블루오션인 시민운동, 비영리운동에 뛰어들라고. 부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내 것을 1%만 주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꼬시는 박원순. 쓰지도 않을 물건, 팔아서 이웃돕기에 쓸 테니 안 쓰는 물건만 내놓아도 이웃을 돕는 곳이라고 꼬시는 박원순. '21세기 실학운동'을 하겠다고 희망제작소의 문을 연 박원순. 왜 우리는 그를 좋아할까?는 이제 식상한 물음이다.
그가 바꿔가는 세상에, 내가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라는 물음이 필요한 때이다.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는 그에게 우리가 힘을 실어줄 때이다. 더러운 포식자들에게 그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할 때이다. 그가 그동안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과 행복과 아름다움을 주었으니, 우리도 그에게 어떤 믿음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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