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통신 2011-1호(2011. 3. 3)
1학년 6반 학부모님께
꽃샘추위가 한창입니다. 교실에 오전에는 히터를 틀어 주기도 하지만, 학생들도 따뜻하게 입혀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1학년 6반 담임을 맡게 된 000입니다. 올해로 교사 생활이 23년에 접어드는데, 제 자식도 고3이 되고 보니 이제 아이들이 귀엽게만 보입니다. 담당 과목은 국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가장 쉬운 영어, 매일 해야 하는 수학의 자습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어는 다양한 독서와 체험이 종합적으로 쌓이는 과목이라 다소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정통신을 보내는 것은, 아들들이 고등학교라는 낯설고 힘든 환경에 입학한 것을 한편 뿌듯하게 생각하지만, 한편 우리 아이가 잘 할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이 험하다는데 우리 순둥이가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실까 싶어 몇 자 적어 봅니다.
학생들과 교육에 관하여 드릴 말씀이 많지만, 제가 틈나는 대로 통신을 보내 드리겠사오니,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 보시고, 연락 주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010-9000-0000)
혹시 상담이 필요하시면 미리 연락주시고 언제든 학교를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예전처럼 학교 문턱이 높다고 걱정마시고, 자녀의 발전을 위하여 마음 편하게 찾아오시거나 전화주시면 됩니다. 촌지나 과도한 선물은 학생의 발전에 저해가 되오니 사절합니다. 마음이 있으시면 간단한 음료수나 과일 정도는 선생님들과 나눠먹어도 좋겠지요.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와 다릅니다.
수업만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부디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계획을 세우고, 체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협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는 아침 7시 55분까지 교실에 입실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지각하지 않도록 꼭 챙겨 주시고, 가능하면 아침을 간단하게라도 먹고 오도록 해 주십시오. 점심 식사는 12시 50분 경이 되어야 하게 됩니다.
학생이 교재나 비싼 물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름을 잘 쓰고 잘 챙기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요일 하루는 연습삼아 자습을 시켜 9시에 하교할 것입니다. 미리 공부할 것을 챙겨와서 복습하고 예습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스스로 하는 공부가 중요함을 몸으로 깨달아야 학생도 발전할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정상 수업과 9시까지 자습을 매일 실시합니다.
학생들이 피곤하지만 잘 버틸 수 있도록 정신적, 육체적 지원이 아주 필요합니다. 쉬는 시간에 매점에서 보충할 수 있도록 용돈도 필요하고, 학기 초엔 교재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으니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1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에 흥미를 붙여 따라 붙어야 3학년 때 신나서 입시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다음 주 3월 10일에 있는 시험부터 시작하여 언어, 수리, 외국어의 성적이 잘 유지되고 향상될 수 있도록, 모의고사 성적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1학년 때부터 정기고사 및 모의고사 성적표, 각종 행사 참가 경험 등을 모을 수 있도록 지도하여 주시고, 학교에서 지도하는 <나래로 노트> 작성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나래로 노트는 학생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관심있는 특정 교과목에 대한 학습과 독서 지도, 성적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노트입니다.
학생들이 부산00고등학교에 입학한 이상, 학생들의 모교가 될 우리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이고, 우리 학교에 재직하시는 선생님들이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믿어주시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인근의 사립학교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만, 공립학교의 장점도 많습니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학교 생활도 가능하고, 학생만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진학 성적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진학 지도에 있어서도 우리 학교는 인근 사립고등학교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진학은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주지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들이 학교와 교사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시는 만큼 학생들도 학교를 불신하게 됩니다. 그 불신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것은 학생이므로 상호 신뢰가 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에서 체벌이 없어지면서 학교가 혼란스럽다고 떠들지만, 그런 것은 특정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위하여 떠드는 소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학교에는 천여 명의 학생들과 70여 명의 교사들이 함께 살고 있으므로 사소한 의견 차이는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의문나시는 것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소통이 가능하겠습니다. 혹시 학생들이 말을 안 들으면 종아리를 때리기도 하겠습니다. 제 자식이라 생각하고 야단칠 것이니 혹시 의견이 다르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학생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지나 않는지 잘 살펴 주시고, 과도하게 성적이 향상되기를 기대하시거나 원대한 꿈만을 강제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청소년기엔 학생들도 예민한 시기이니 뾰족한 말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등교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주시고, 좋은 말만 들려주시려고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학생들이 게으르고 느릿느릿한 특성이 있습니다만,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이 학생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란 것을 저도 남학생들을 많이 기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믿고 보충수업, 자율학습, 방학 중 생활까지 맡겨 주시면, 반드시 학생들이 업그레이드 되어 진학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지도하겠습니다.
학교와 가정이 힘을 합하여 학생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성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라며, 처음 드리는 가정통신에서 잔소리와 우려의 말이 많았어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담임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아래 회신란에 적어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없으시면 ‘잘 읽었습니다.’라고 적어 주시면 됩니다.
다음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년 3월 3일 아이들 입학식 날, 1학년 6반 담임 000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