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

- 한미파슨스 김종훈 회장의 유토피아 경영
 

한미파슨스의 족적은 한국 건설사에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기록들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야 견줄 수 없는 무수히 많은 훌륭한 기업이 있겠지만, 한미파슨스의 업적은 독특하다. 제초제를 항상 뿌리며 나대지를 관리하는 공터에서 꽃을 피운것처럼 유전자 변형처럼 기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억에 남는 것들 중에 천국같은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자부심을 갖게 하고 무자비한 교육과 학습을 요구하는 근사한 직장이라는데 부러움을 갖게 하지만 나는 그 첫 번째로 윤리경영을 꼽고 싶다.
한국 건설시장에서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한다면 모든 국민이 비웃을 것이다. 실로 물증은 없더라도 적어도 주워들어 내재된 심증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계의 비리는 뉴스거리도 되질 못한다 삼척동자도 아는 이야기처럼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지난 정부와 친분을 가졌던 대기업들이 타겟이 되고 자회사중에 유독 건설회사들 이름이 거론되면서 호된 조사를 받는다. 뉴스를 보면서 말은 않더라도,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은 일반화된 지 오래다. 책에서 거론된 기업윤리는 도대체 무엇인가? 드라마에서 조차도 공공연한 비밀이 된 건설기업의 뇌물청탁과 리베이트 요구 등을 무시하고 대한민국에서 건설업을 영위할 수 있단 말인가? 엄청난 규모의 수주전에서도 기업윤리 때문에 한해 매출과 맞먹는 규모의 수주를 윤리경영을 실천한다고 놓쳐 버린것은 기업가는 사업가로서는 낙제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전 직원을 설득시키고 실천하면서 10년이 넘도록 정중동을 지키는 것을 보면, 바로 그것 때문에 국내 뿐만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안식년 휴가였다. 입사 후 임원은 5년, 직원은 10년이 되는 해에 보장되는 두 달간의 유급휴가!  이건 정말 꿈같은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나도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 무급이라도 좋으니 내가 원할 때 한 달 정도 쉴 수 있으면 좋겠다는... 휴식을 가질 때 주머니 사정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직장인들에게 부족한 것이 시간이다. 항상 여름휴가 1주일 정도면 대만족이었으니, 그 무더위에 어디 좋은 곳엘 간들 솔직히 땀흘리며 에어콘 있는 곳 찾아다닌 기억밖에 더 있었던가? 참으로 두달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계획해 봄직하다. 꿈만 꾸던 세계 어느 나라라도 2달 정도면 충분히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시간 아닌가?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모리셔스라는 섬이 있는데, 아프리카 옆에 있는 그 작은 섬... 나에게 두달이 주어지면 아프리카를 지나 모리셔스를 다녀오고 싶다.
그리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대장암 환자 아내의 편지였다. 도대체 예고없이 책 중간에 이런 편지를 끼워 넣는 불친절은 독자를 뭘로 보고 책을 만들었단 말인가? 읽는 동안 나는 이 책은 무슨 책인가를 잊을 정도로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뜬금없이 나타난 감동스토리에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저 좋은 회사 회장님이 쓴 자서전 정도로 생각하며 읽던 나는 그만 앞뒤 내용도 잊어 버리고 책을 덮어버릴 뻔 했다. 갑자기 그 직원 앞날이 궁금했다. 걱정됐다. “왜 내가 한 번 듣도 보도 못한 사람 이야기에 이리 걱정을 해야 하나? “며 딴청을 피워봤지만, 이미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의 부친께서도 이 책을 읽고선 한마디 하시길, 나 예전 일할 때 생각을 하며 책을 읽으니 몸서리가 쳐지며, 진저리가 쳐 졌다고... 부당하고 부조리한 현장에서 제대로 갖춰진 안전시설도 제때 주는 간식도 없이 짐승처럼 일했던 과거를 기억하면서 참 부럽기도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하셨다. 어릴때 공장 앞에 갔다가 새까매져 나오는 아빠 얼굴에 울음을 터뜨렸던 어린 날과 겹쳐지면서 지금 이나라의 주역이 당신이었음에 새삼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TV에서 오락프로처럼 봤던 기적의 도서관을 이렇게 숨은 일꾼들이 일궈낸 보람이었음에 사회공헌활동의 참된 의미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참 좋은 책을 읽게 되서 새삼 마음 뿌듯했고 따뜻했다. 한미파슨스 구성원의 열정과 헌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런 책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 또한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들의 노력에 찬사와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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