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뭉크 다빈치 art 1
에드바르드 뭉크 지음, 이충순 옮김 / 다빈치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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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의 그림 몇 점만 본 적이 있고 20세기 표현주의 화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쯤만 알고 있었지만, 내면에 전율을 안겨주는 그의 그림들에 편지와 글을 함께 실어 나온 책이라는 소개에 선뜻 보고싶었다.

강렬함과 자유분방함은 그가 표현하는 '색이 단지 묘사의 수단이기보다는 하나의 상징이며 또한 음악적으로 사용된'것과 무관하지 않다.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에서 온 죽음에 대한 환상과 아버지와의 풀리지 않는 애증의 고리, 사랑에 대한 갈망에서 오는 비꼼등이 그의 글과 그림에서 느껴졌다. 한 인간의 정신을 휘감는 삶의 요소들이란 이렇다하게 단순한 것이 아니겠지만, 그는 '생의 프리즈'를 통해 인간의 내면 심리를 깊이 통찰하여 드러내 보이려 했다. 1894년 처음으로 판화 기법을 시도해 다양한 판화 작품을 내놓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사랑은 자유롭지 못한 자유이고, 자유를 위한 것도 아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간 그가 자신을 자유도시의 음유시인으로 빗대어 쓴 <자유도시의 사랑>에 등장하는 여왕벌의 대사다. <알파와 오메가>에서 보이는 그의 성애관과 삽화는 충격적이다. 두 편의 단편에서는 그가 얼마나 처절한 생명의 피를 갈구하는지......

무엇이 한 인간을 우울과 고뇌의 늪에서 허덕이게 하였나 궁금하였다. 그의 일기와 후견인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바로 지금 우리의 벌거벗은 모습인지도 모른다. 뭉크의 내면세계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화보와 글을 함께 가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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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은 즐거워 내 친구는 그림책
교코 마스오카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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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것과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어린 아이들. 세수하기는 싫어해도 목욕하기는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상상의 나래까지 활짝 펴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세살바기 딸아이는 목욕을 할 때면 인형을 데리고 가 정성껏 비누칠을 하고 머리도 감겨준다. 인형에게 말을 걸고 지나가다 만나게되는 강아지나 그림책 속의 어떤 동물에게도 말 걸기를 좋아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상상의 세계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

<목욕은 즐거워>의 상민이는 좋아하는 동물들과 함께 목욕을 즐긴다. 물론 상상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동물들은 꽤 사실적이면서 친근한 모습과 말투를 보인다. 커다란 하마의 몸을 비누칠하는 상민이의 발가벗은 모습이 진지하고 재미있다. 샤워 물줄기는 소나기가 되고 모두모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흠뻑 젖는다. 뜨듯한 탕 속에서 1에서 50까지 수를 세는 장면은 느긋하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침없는 상상의 시간을 가로막는 존재인가. 엄마가 목욕탕 문을 열자 상민이의 동물친구들은 모두 물 속에 숨어버리고 다시 나오지 않는다. 엄마는 모르는, 상민이만의 비밀놀이가 된 목욕이 아이는 참 좋다.

글이 긴 부분은 적당히 줄여서 이야기하듯 읽어주면 세살 아이에게도 괜찮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에서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물개가 오색 비누방울 놀이를 하다 '펑'하고 터뜨리는 장면이라든지... 다양한 의태어를 재미있고 리듬감있게 들려주면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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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삐의 여행 - 브루너 그림책 5 딕 브루너 그림책 5
딕 브루너 / 아가월드(사랑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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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 있으면 만 세살이 되는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주었어요. '자, 뽀삐의 여행' '엄마, 이 친구 이름은 뽀삐야?'

검은 외곽선으로 단순한 형태의 윤곽을 그리고 아주 선명한 몇가지의 색으로 칠을 한 듯한 그림이 하얀 바탕 위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네요. 어리숙해 보이는 친구의 표정도 재미있고 금방 친해지고 싶네요.

노란 달님, 또 노란 햇님, 초록 나무, 또 초록 텐트...... 손에 잡힐 듯 앙증맞구요. 카메라를 어깨에 사선으로 매고 정면으로 서 있는 모습. 배낭을 매고 서 있는 뒷모습. 아주 씩씩해 보이네요. 뭐든 자기 손으로 하려는 아이를 닮았어요. 배낭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여행에서 돌아와 나비 사진들을 보면 한번 더 신나겠죠? 자기가 찍은 거니까 더요. 아이는 어느새 일어나 카메라를 찾아 들고와 엄마를 찍어준다고 '김치!'하네요. 시리즈로 나와 있는 것 모두 사고 싶어졌어요. 크기도 자그마하고 얇아 아이의 조그만 손에 부담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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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들려주기 살아있는 교육 10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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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오 선생의 걸죽한 입말이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 해주는 옛이야기 보따리들 중 몇 권을 읽고 나서, 대번에 선생의 <옛이야기 들려주기>에 손이 갔다. 선생의 옛이야기에 대한 생각들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과연 옛이야기에 대해 품고 있는 선생의 애정이 담뿍 느껴지는 책이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이야기는 들려주고 들어야 제맛이다. 사라져 버린 이야기 문화를 아쉬워하며, 눈빛을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소중함을 나직히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에는 끈질긴 생명력과 함께, 듣는 이에게 약도 되고 매도 되는 지혜가 담겨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살아가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정서에 오히려 더 익숙한 것 처럼 보이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우리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면 어떻게? 좀더 흥이 나게? 방법적인 면도 세세하게 열거해 놓았지만, 역시 기본은 들려주는 사람이 이야기에 빠져 흥이 나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옛이야기를 듣고 난 후의 해봄직한 활동도 소개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천차만별의 옛이야기(전래동화)들 중 정말 괜찮은 책으로 고르고 골라 아이에게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확 들게 된다. 이야기가 전하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아니면 일부러 비뚤어지게 하여 고쳐쓴 이야기에, 조잡하기 이를데 없는 그림 -등장인물들의 얼굴은 서양의 인형같기도 하다- 이 별 뜻없이 그려져 있는 전집속의 옛이야기 책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이야기란 아래와 같다.
첫째, 전해 오는 옛이야기의 본모습이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
들째,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생각이 백성들의 것일 것
세째,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는 이야기
네째,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개의 축이 튼튼한 이야기

'이야기는 들풀과도 같다' 라는 선생의 글귀가 잊혀지지 않는다. 들에서 자란 것은 들에서 자라게 두어야 한다고. 뿌리째 뽑아서 화분에 옮겨 심어서는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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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 빛을 그리는 사람들 화가의 마을 4
욜랑드 바이예 지음 / 도서출판성우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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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를 보고 인상파 화가에 대하여 좀더 알고 싶어지는 어린이라면(초등고학년 이상), 이 책을 한번 권해보고 싶다. 이 책은 인상파 화가들의 대표작품들을 모은 화보집같다.

빨강머리 톰은 미술사가가 되는 게 꿈이다. 톰은 인상파라는 사원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눈동자'라는 뜻의 라틴어 '오쿨루스'라는 이름을 독자에게 지어주며, 톰은 성급하지 않게 인상파의 사원으로 한발한발 들어간다. 인상파가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화가와 인상파 작품에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는 그 그림들의 분위기를 먼저 소개한다. 당시 부정적인 의미로 지어진 '인상파'라는 이름을 부끄러워하지않고 기존의 편견과 몰이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그들. 철도의 발전과 튜브 물감등 '빛을 그리는' 작업을 가능하게 한 변화된 사회상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책에 소개된 화가는 여러명이다. 이 중 한 두 사람의 궤적을 구체적으로 밟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빨강머리 톰은 제법 큰 일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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