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들려주기 살아있는 교육 10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정오 선생의 걸죽한 입말이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 해주는 옛이야기 보따리들 중 몇 권을 읽고 나서, 대번에 선생의 <옛이야기 들려주기>에 손이 갔다. 선생의 옛이야기에 대한 생각들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과연 옛이야기에 대해 품고 있는 선생의 애정이 담뿍 느껴지는 책이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이야기는 들려주고 들어야 제맛이다. 사라져 버린 이야기 문화를 아쉬워하며, 눈빛을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소중함을 나직히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에는 끈질긴 생명력과 함께, 듣는 이에게 약도 되고 매도 되는 지혜가 담겨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살아가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정서에 오히려 더 익숙한 것 처럼 보이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우리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면 어떻게? 좀더 흥이 나게? 방법적인 면도 세세하게 열거해 놓았지만, 역시 기본은 들려주는 사람이 이야기에 빠져 흥이 나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옛이야기를 듣고 난 후의 해봄직한 활동도 소개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천차만별의 옛이야기(전래동화)들 중 정말 괜찮은 책으로 고르고 골라 아이에게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확 들게 된다. 이야기가 전하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아니면 일부러 비뚤어지게 하여 고쳐쓴 이야기에, 조잡하기 이를데 없는 그림 -등장인물들의 얼굴은 서양의 인형같기도 하다- 이 별 뜻없이 그려져 있는 전집속의 옛이야기 책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이야기란 아래와 같다.
첫째, 전해 오는 옛이야기의 본모습이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
들째,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생각이 백성들의 것일 것
세째,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는 이야기
네째,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개의 축이 튼튼한 이야기

'이야기는 들풀과도 같다' 라는 선생의 글귀가 잊혀지지 않는다. 들에서 자란 것은 들에서 자라게 두어야 한다고. 뿌리째 뽑아서 화분에 옮겨 심어서는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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