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읽기를 아직 그리 즐기지 않는다면 고학년 책은 무리가 될 듯해요. 하지만 골고루 올려볼게요. 엄마들의 생각엔 이것쯤이야 싶어도 고만고만한 아이들 입장에선 그게 그리 만만치 않아요. 3학년이면 3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무리없이 읽는 정도를 권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지요. ^^ 정말 조심스레 말씀드리지만, 여러 해 독서지도 경험에 비추어보아  확실히 그렇습니다. 간혹 두 학년 정도 위의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있는데 독해력이 아주 뛰어난 경우입니다. 하지만 소화를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아요. 독서는 결코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학년에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골고루 넣어볼게요.^^

참, 전집은 제가 별로 권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조야한 편집과 감흥이 업는 삽화 때문에 읽기가 싫어지는 경우가 많고 글의 내용에도 문제 있는 경우가 많아요. 3학년 정도가 읽으면 좋은 인물시리즈도 단행본으로 많이 있답니다.^^ 리스트는 참고하시고 한 권을 샀다가 괜찮으면 시리즈로 구입하여 하나씩 내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2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희생의 길을 간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터- 나도 이렇게 되고 싶어요 11
홍당무 지음, 김희정 그림 / 파란자전거 / 2002년 5월
6,500원 → 5,850원(10%할인) / 마일리지 320원(5% 적립)
2007년 12월 29일에 저장
절판

시리즈 모두 좋아요. 인물이야기
뽀아뽀아가 가져다 준 행복- 이그저어느 숲 이야기
오카다 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0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7년 12월 29일에 저장
구판절판
상상력이 풍부해요.
에밀리가 조금 특별한 이유
던컨 볼 지음, 남궁선하 그림,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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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9일에 저장

기발하고 긍정적인 이야기에요. 우리집 작은딸(내년에 4학년)도 아주 재미있어
한 책이에요.
나도 자존심 있어!
홍준희 지음, 김중석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7년 11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07년 12월 29일에 저장
품절

재미있는 단편들이고 아이들 마음을 잘 읽어주는 생활동화에요.
아이들이 공감할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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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9 17: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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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9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베오울프
닐 게이먼.케이틀린 R. 키어넌 지음, 김양희 옮김 / 아고라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닐 게이먼 원작의 영화 ‘스타더스트’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이 책은 ‘베오울프’를 영화화 하려고 닐 게이먼이 시나리오를 썼고 다시 케이틀린 키어넌이라는 여류작가가 판타지소설로 쓴 작품이다. 영화는 보지 않았다. 상상력을 한계 지을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읽고 보니 내 생각이 맞았을 가능성이 크지 싶다.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을 따라 때론 은유적으로, 불처럼 명확하게 그려지는 장면들, 수사적인 풍경의 묘사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문장의 아름다움도 즐길만 하다. 도도히 흐르는 검은 강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검은 숲을 관통하는 것 같기도 한, 끔찍하고도 웅장한 상상의 연대기다.

 

 5-6세기 북유럽 신화이자 영문학의 고전 ‘베오울프’는 읽어보지 않았다. 이 한 편의 판타지소설로 그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단지 이 소설만으로 재해석되었을 부분들을 음미하는 맛도 괜찮다. 베오울프 라는 영웅이 한 인간으로서 겪는 고민과 갈등 그리고 인간적으로 사라져가는 죽음의 시간을 맞이하는 장면들이 웅대한 서사와 함께 감동적이다. 선과 악의 절대적인 구도를 축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의 맥을 이으면서도 선과 악이 절대적으로 양분되지는 않는 섬세함을 보인다. 감추거나 드러내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빚어지는 새 세상의 탄생은 인간의 부활을 너머 예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도 같다. 이 책 ‘베오울프’는 다분히 이교도적이며 동시에 기독교적이고, 또한 인간적이다.


 초반에 영웅 베오울프는 기도가 아니라 영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기도도 해롭지 않다고 고집을 부리는 운페르드에게 그는 '해롭지 않은 건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못 박는다. 오딘이나 로마인들의 예수 그리스도는 죄없는 백성들이 괴물에게 잡혀갈 때 무엇을 하고 있었냐고 분노한다. 베오울프는 오딘도 새로운 신도 믿지 못하고 자신의 영웅심만 믿는 ‘인간’이다. 자신을 찬미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노래되어진 영웅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건 30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인간, 베오울프는 아름다운 마력을 지닌 물의 여인(이 책에서는 비중있는 역할을 하는 등장인물이다)과 결탁한다. 자신의 영혼을 맡기고 그녀와 합일하여 ‘용’을 잉태하게 한다. 흐로드가르 왕이 그렌델을 낳았듯이 인간의 죄악은 거듭된다. 용은 베오울프 자신이 만든 거대한 욕망이고 분신이다. 지독한 악마, 그렌델을 물리치고 더욱 악마적인 용을 태어나게 한 그는 30년 동안 누린 영예와 부와 명성이 자신의 영혼을 매춘한 대가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 사이에, 이교도의 하나였던 기독교는 오딘의 제단을 잠식하고 드디어 새로운 세상, 라그나뢰크(신들의 운명, 우주 대부분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다)가 선포되었다. 베오울프가 왕비에게 하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정도로 그의 실재적인 힘이 상실되어 있다.

“...... 그가 이미 내 왕국의 절반 이상을 죄와 구원과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 따위 말로 충분히 속였다고 생각하오. 안 되오. 나는 내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신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오. 만약 이 삶 다음에 또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오딘의 궁전에 있는 내 자리를 명예롭고 만족스럽게 차지할 것이오.......” (p320)

 그러나 베오울프는 물러나야할 때를 안다. 흐로드가르 왕이 그랬듯이 그가 ‘사랑했거나 증오했던 모든 것들’을 등 뒤에 두고 떠난다. ‘왠지 모르게 사악하고 이상한 느낌’을 주었던 금관의 느낌은 이제 위글라프에게 전해진다.

 놀랍게도 위글라프는 더 이상 마녀라 불리는 물의 여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불린 최고의 영웅들의 노래로 불릴 수 있다는 말에도 현혹되지 않는다. 진정 위글라프는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대가와 공정한 선물에 이성적일 수 있는 사람이다. 기독교적으로 지향되는 인간으로 보인다. 이것은 베오울프의 장례식 장면의 묘사와 함께 의미심장하다.

- 위글라프는 빨간 겉옷을 입고 왕비 옆에 숨어 있는 비쩍 마른 기독교 신부를 보았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규율을 지키는 그 아일랜드인은 이 행사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맡지 못했다. 베오울프의 장례식은 이 이상한 새 종교가 우위를 점하면서 점점 이 땅에서 사라져자고 있는 옛 방식대로 명예롭게 치러질 터였다. 이 방식이 베오울프의 방식이었고 위글라프 왕의 방식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p380)

또 한 번 놀라운 반전이 끝 부분에 기다린다. 운명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인간. 세계 운명의 실을 잣고 있는 세 자매들은 물의 여인을 비롯한 모든 불멸의 존재들이 끈질긴 인내심으로 기다리는, 인간의 다음 운명을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위글라프의 응대에 미소를 지으며 “그럴지도”라고 말한 물의 여인은 사멸하는 존재인 인간의 속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사멸함으로 욕망할 수밖에 없는 가련한 인간성을!  기나긴 시간을 지나온 물의 여인 같은 불멸의 존재들은 '기다리는 놀이‘에 능숙할 수밖에.

 이것은 다시 ‘시간’과 ‘기독교’에 대한 통찰과 비판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산맥까지도 깎아내리는 것처럼, 시간 속에 갇혀 있는 인간들도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켜야 하는 법이다.’(p256) 

 일찌기 젊은 베오울프는 해변의 전투로 소란이 잠잠해진 후, 혹한의 바람을 맞으며 오히려 자신이 청결한 느낌이 받는데 여기서 그의 각성은 날카롭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오딘과 그의 형제들을 떠나, 살해된 로마인의 그리스도와 그의 이름 없는 아버지를 섬기게 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택한 선택과 결과로부터 죄 사함을 받고, 다시 자유롭고 순결하고 깨끗해질 수 있다는 약속에 끌렸겠지.(p257)' 라고 한숨 쉰다.

 종교의 순결한 기능을 우리는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 종교 자체가 하나의 감옥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시간 속에 갇혀있는 우리들도 자신의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위그드라실(세계수, 우주의 중심에 서 있는 거대한 물푸레나무로서 아홉 세계를 연결함) 아래서 바쁘게 베를 짜고 그 뿌리를 돌보는 우르드, 베르단디, 스쿨드의 손만 믿어서는 될까. 그들이 자아내는 하나하나 경이로운 실들을 보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자아내야하는 것들을 살피는, 좀더 적극적인 세계관을 권장하는 것으로 읽힌다. 결국 그것도 인간의 또 다른 욕망이 빚어내는 것일 테지만.

(덧; 책의 뒷편에 '용어해설'을 실어두어 낯선 이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부리님, 이 리뷰를 보시려나 모르겠지만^^

한 가지 알게 된 게 있어요. Buri부리는 북유럽 신화의 최초의 신이에요. 부르의 아버지이며 오딘의 할아버지더군요. 부리님 몰라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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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3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4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감독을 말하다 인터뷰로 만난 SCENE 인류 2
지승호 지음 / 수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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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기울어가고 있는 요즈음에 이 책의 리뷰를 뒤늦게 쓴다.

 올해 처음으로 영화를 보고 감상을 적으면서 일련번호를 매겨보았다. 마이페이퍼와 DVD 리뷰로 두 군데에 올려서 순서는 왔다갔다 한다. 리뷰 쓰지 않은 영화도 몇 편 있다. 단지 내가 본 순서로 번호를 달았고 지금 백열한 번째 페이퍼가 올라가있다. 올해 내가 가장 의미 있게 본 우리영화는 ‘밀양’이다. 그래서 감상도 절절히 나왔던지 모르겠다. 이론적인 바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 감정에 이는 대로 보고 느끼고 나만의 시각으로 보려고 했다. 그리고 좋은 부분을 보려고 했다. 한 편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건 권력행사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두려움과 난관을 이기고 결과물을 탄생시킨 지난한 노력이기도 하다는 걸 이해했기 때문이랄까. 우선 편견을 유발하기 쉬운 전문가리뷰나 사전 정보를 보지 않고 영화를 먼저 대하려고 했다. 나중에 간혹 읽은 경우는 몇 있다.

 지승호의 <영화, 감독을 말하다>는 전작 <감독, 열정을 말하다>의 계보를 잇는다. 흑과 백의 대조적 표지색깔부터, 비슷한 구성이면서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영화, 감독을 말하다>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좀더 적극적으로 맞붙어서 대화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다. 양쪽이 모두 전작보다 훨씬 더 ‘열정적’인 느낌을 준다. 인터뷰어로서 준비를 많이 한 표가 나는 부분이나 논지의 방향이 좀 어긋난다고 느껴지는 구석이나 모두 상당한 열의가 읽히는 부분이다.

 표지의 얼굴 여섯 중,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만 본 것이 없다. ‘디워’ 논란으로 처음 이름을 듣게 된 감독이다. ‘후회하지 않아’는 제목만 들어보았고 동성애 영화라는 정보만 알고 있었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소문이지만 그게 정치적 견지의 동성애자라는 쪽으로 기울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당히 호감 가는 내용의 인터뷰 내용이 많았고 아직 많이 의외로(!) 순정한 부분을 갖고 사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안에 대해 돌멩이 날라올 걸 예상하고도 솔직한 주장을 펼 수 있는 사람이니.

 저자와 6인의 신(scene)인류가 나누는 대화는 물 흐르듯 가다가 격돌하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는데, 군데군데 밑줄을 그어 두어야할 구절들이 많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그들의 정치, 경제, 문화예술적 가치관을 엿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삶의 철학을 엿볼 수도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비단 영화라는 ‘작품’을 만드는 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의미 있는 ‘변명’을 통해 그들의 영화에서 미처 알아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영화가 소통의 어떤 도구라면 이들의 변명 또한 소통의 물꼬를 튼다. 놀라운 것은 영화를 너무 정치적 올바름의 견지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들이 털어내는 이야기들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영화를 그냥 영화로 즐기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많은 해석을 달지도 말고 지나치게 의미심장한 꼬리표를 달지도 않는 것이 오히려 영화를 즐감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역설적 이야기다. 그들도 만들어가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다져간다는 신조다.

 각 감독별로 내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인터뷰 내용 중 일부와 간단한 내 느낌을 정리해 본다. 

 - 김태용/영화로 경계의 벽을 허물다

이 사람은 영화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선물가게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하는 사람들 생각을 굉장히 많이 바꾸게 만들어준다는 이유로 영화에 점점 빠져 들어간다고 한다. 나쁜 사람이라도 영화를 잘 만들 수 있지만 영화를 잘 만드는데 나빠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단다.

<가족의 탄생>을 보았다. 여성성이 강할 것 같은데 의외로 남성성이 강한 내면이 엿보이고 켄로치 감독을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외유내강형이랄까. 이것도 나의 오해일지도..

- 박진표/순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다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게 아니라 원래 뜨거워요. 뜨겁다는 것이 단순하다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정말 단순해요. 왜? 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할 수 없으면 영화를 만들 수 없는 사람이에요. 이거 왜 만드니?라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대답할 수 없으면 정말 영화를 못 만드는 사람이에요.' 나 스스로. 영화적인 것은 없다,라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어서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영화적인 영화를 만들려면 그것을 제어하려는 기제와 충돌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롤모델도 없고 지향점도 없기 때문에 그냥 내 멋대로 내 할 얘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를 봤다. 다소 눌변인 것 같고, '공부를 안 하니까 표현능력이 자기 생각에만 그친다'고 생각하는 겸손한 면이 보인다. 말에 멋을 부리지 않고 정직한 인상이다. 남성적으로 생긴 외모이지만 비교적 여성적인 내면을 가진 것 같다.

- 박찬욱/영화, 벼린 날에 베이다

 예술가의 인생은 그런 거. 묵묵히 일상과 예술이 결합되어 있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예술가, 삶의 기복이 없이 평온하게, 꾸준하게 작품을 많이 만드는 그 어떤 꾸준함, 그걸 바흐에게 제일 배우고 싶단다. ‘엄밀하고 수학적인데 아름답고 감성적인 그런 것이 딱 결합되어 있으니까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죠.’  역시 가장 합리적인 인상을 준다.

 <복수는 나의 것>,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봤다. 그의 영화에서 받은 느낌과 그의 언어가 결합되어 딸깍,하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가장 애정을 보이는 감독이란 느낌이 대화에서도 물씬.

- 이송희일/영화와의 후회하지 않을 굿 로맨스를 꿈꾸다

 ‘저 같은 경우는 동성애는 자본주의 현상이 아니라 인류 역사상 관통해오고 있는 총체적인 가부장제 상황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봐요. 또, 여성운동도 핵심적인 아젠다라고 친다면, 스스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자신이 예전의 소수자주의, 그렇게 얘기했던 것처럼 모든 것 자체를 폭력화하면서 스스로 권력화되고 있는 과정들을 밟고 있는 것은 성찰적이지 못한 운동이라고 봅니다.’ (p239)

 ‘그람시라는 인물을 좋아해요. 헤게모니라는 게 설득과 동의인 건데...... 설득과 동의를 구하는 과정들이 결국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평론이나 인디 진영이나 훨씬 더 많은 관객들을 설득해서 ’이 이야기를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하는 화법도 만들어가야겠지요.’ (p247)

<후회하지 않아>부터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안 보고 있지만.

- 임상수/사회의 위선을 지성으로 까발리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오래전 봤는데 기억이 흐릿하고 <바람남 가족>, <그때 그 사람들>, <오래된 정원>을 봤다. 인터뷰어의 언어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가장 긴장감이 느껴졌던 대화다. 인터뷰이가 오히려 인터뷰어인 것 같은 상황의 뒤집기에서 짜릿한 통쾌함이 느껴지는 대화가 이어지는데 임상수 감독의 영화만으로는 오해하기 쉬웠던 부분을 읽을 수 있었다. 냉소적인 것 같지만 꽤 인간적이란 생각이 드는 감독이다. 의식적으로 시각의 균형을 잡고 살고자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 같다.

‘386이 예전에 운동권 하다가 정치권에 들어간 게 뭐가 나쁜 일이겠어요? 가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거겠죠. 그런 상황이 이 영화에 있는데, 임상수가 그걸 비꼰 건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왜 그걸 질문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 그걸 보고 마음이 찔리는 사람은 찔리는 거고, 그걸 보고 누굴 생각하면서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소한 거죠, 그걸 보고 ’저게 뭐 어때?‘ 하는 사람은 또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전 그것만 보여주는 거에요. 그게 정확히 우리의 삶의 모습인 거고, 그게 옳으냐 그르냐는 사실 제가 얘기하고 있지 않죠. 단칼에 그게 옳냐 그르냐 얘기할 수 없는 거잖아요.’ (p294)

- 최동훈/영화계의 타짜로 떠오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인터뷰다. 인터뷰이의 언어가 정연하고,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내용이 쏙쏙 들어오거니와 영화를 즐기는 데에 참고해야할 사항도 많은 편. 가장 자신감에게, 솔직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 같다. 자신에 대한 확신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주제비평에 대한 반감에 공감되는 면이 있다.

‘그렇죠. 실은 이상한 방식이죠. 주인공이 모두를 끌고 가야 되는데, 모두가 주인공을 몰면서 가는 거죠. 그래서 저는 주제라는 말보다 이야기의 정체가 뭐냐라는 것과 드라마적인 태도가 무엇이냐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이야기의 정체는 굉장히 간단한 문장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얘기는 되게 쉽죠. 그런데 이걸 내가 어떤 드라마적인 태도로, 어떤 드라마적인 톤으로 가꿔가느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정체가 약간씩 달라져요. 그게 너무 재밌는 거죠. 이렇게 쓸 때 틀리고 저렇게 쓸 때 틀린데,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할까?’ (p385)

<범죄의 재구성>, <타짜> 모두 봤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는 모차르트 같은 인터뷰어가 아니라, 계속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살리에리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말이 담백하다. 솔직한 욕심도 읽을 수 있어 더욱 인간적이다. 재미와 감동과 의미를 함께 주는 책인데 읽은 지 좀 되어 두서없이 적었다. 술술 읽히는 대화 속에서 감독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유명한 감독이름과 작품들을 덤으로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의미 있는 읽기가 될 것이다. 영화에 관심이 조금 덜한 사람들에게는 우리 영화에 대한 관심갖기와 즐거운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좀 걸리는 부분이라면 구술로 한 걸 옮겨놓았지만 글로 쓰는 과정에서 문장은 조금 더 다듬었으면 하는 점이다. 하기야 그랬다면 각 감독과 저자의 언어습관이나 어감, 성격이 드러나는 데에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6+1의  '변명'은 충분히 들어볼 만하고, 아름답다.(나답다,라는 어원에 맞게)

-----

 

오자 몇 가지가 눈에 띈다. (직업병 같이 되어버렸지만 2쇄 찍을 때 필요할라나요^^)

p28 위에서 여섯째 줄 ; 겨우 알릴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인 된 건데요. (-->상황이)

p43 아래에서 일곱째 줄 ; 적다고 안 하진 않겠지 (--> 하진)

p147 아래에서 열 번째 줄 ; 콘스라스트도 아주 좀 낮고 (--> 콘트라스트도)



(덧 ; 이 책을 선물해주신 아영엄마님 감사합니다. 생일선물로 제가 졸라서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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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7-12-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기야 그랬다면 각 감독과 저자의 언어습관이나 어감, 성격이 드러나는 데에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그리고 틀린 글자 고치기 위한 2쇄는 들어갈 수 있을른지 모르겠습니다.

프레이야 2007-12-22 10:14   좋아요 0 | URL
시비돌이님, 읽은 즉시 써야 되는건데 한참 지나서 쓰려니 영 두서가
없네요. 저자의 바람대로 의미있는 읽기였어요. 3탄도 기대합니다.^^
감독들이 생각하는 영화란, 감독이란, 그리고 배우에 대한 생각까지도
읽는 재미가 솔솔했어요. ~~
 

 

검은 물




이 병 률




칼갈이 부부가 나타났다
남자가 한번, 여자가 한번 칼 갈라고 외치는 소리는
두어 번쯤 간절히 기다렸던 소리
칼갈이 부부를 불러 애써 갈 일도 없는 칼 하나를 내미는데
사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이 들어서기엔 좁은 욕실 바닥에 나란히 앉아
칼을 갈다 멈추는 남편 손께로 물을 끼얹어주며
행여 손이라도 베일세라 시선을 떼지 않는 여인

서걱서걱 칼 가는 소리가 커피를 끓인다
칼을 갈고 나오는 부부에게 망설이던 커피를 권하자 아내가 하는 소리
이 사람은 검은 물이라고 안 먹어요
그 소리에 커피를 물리고 꿀물을 내놓으니
이 사람 검은 색밖에 몰라 그런다며,
태어나 한번도 다른 색깔을 본 적 없어 지긋지긋해한다면 남편 손에 꿀물을 쥐여준다
한번도 검다고 생각한 적 없는 그것은 검었다
그들이 돌아가고 사내의 어둠이 갈아놓은 칼에 눈을 맞추다가 눈을 베인다
집 안 가득 떠다니는 지옥들마저 베어낼 것만 같다
불을 켜지 않았다
칼갈이 부부가 집에 다녀갔다

 

----------

 

어둠이 갈아놓은 칼!

그것이 내 눈을 베다니, 그리고 내 영혼과 육체가 거하는,

내 집 안 가득 떠나디는 지옥들마저 베어낼 것 같다니..

나는 올 한 해동안 어둠이 갈아놓은 칼 한 자루 잘 벼려 놓았는지 모르겠다.

막연한 두려움과 비겁함에 어둠을 피해다녔던지도 모르고

그것에 바르르 성마른 태도만 취했던지도 모른다.

어둠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것에 푹 빠져 그것의 한 가운데에 들어앉아있어 볼 일이다.

그래서 시인은 불을 켜지 않았다고 말한 것일까.

그 어둠이 나의 힘이 될 때까지 상처 입은 도둑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어볼까.

어둠을 이겨보겠다거나 떨쳐보겠다고 쉽게 말하지 않고.

그랬다!

어느 날 밤이었다.

어둠의 화단에 숨은 검은 도둑고양이의 눈이 희번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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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2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춤추는 인생님이 남겨놔야 하는 페이퍼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아주 잠깐 했다는..^^

프레이야 2007-12-21 09:31   좋아요 0 | URL
ㅎㅎ 메피님, 춤인생님이 좋아하시는 병률님을 좀 빌려왔어요.
(실은, 춤인생님이 주신 선물이었거든요 ^^) 아껴서 읽고 있어요.

춤추는인생. 2007-12-2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을 피해다니지 말고,그 어둠속에 푹 빠져야 한다는 말씀 깊이 공감해요 님.


아. 이렇게 가끔씩 흘려주시는 병률작가의 시. 슬쩍 보고 책장속에 묻히는 시집이 아니라. 님의 손에 오랫동안 머물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혜경님^^




프레이야 2007-12-21 23:05   좋아요 0 | URL
님, 아껴서 야곰야곰 꺼내 먹고 있어요.
하나하나 너무 좋아요^^ 오늘 하루 어땠어요.
전 오늘도 가슴 벌렁거리며 아무것도 못 한 것 같아요.
님에게 카드도 아직 안 보내고 뭐하나 몰라, 이사람이..
좀 늦게 갈거에요^^
 
공주의 배냇저고리 높새바람 17
하은경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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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는 동화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갓 구워진 빵처럼 고소하고 신선한 풍미가 느껴지는 이런 동화집을 만나면 즐겁다.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초콜릿을 담은 작은 상자 같기도 하다. 고학년 단편집으로 11편의 작품을 실어놓았는데 읽어보면 4학년 정도의 초등학생이라면 읽기에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고학년아이들이 읽기엔 좀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

 각 작품의 끝에 작가노트를 적어두었는데 그걸 읽는 재미가 있다. 소소하게 지나가버린 유년의 기억들이 세월을 먹고 더 또렷이 들고 일어나 성인이 된 작가에게 동화의 소재가 되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그 정서를 이야기 속에 녹여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솜씨가 모두 감동적이다. 기발한 발상만이 즐거움을 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작고 하찮게 느껴질 만한 에피소드를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서 오래도록 묵혀놓았다가 내놓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애정이 가는 작품들이다.

 한 편 한 편 인상 깊었지만 그중 몇 편에만 간단히 주관적인 감상을 적어두고 싶다.


 - 까탈마녀에게 무슨 일이? (강정연)

 여자아이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될 만한 소재를 남동생의 눈으로 풀어놓았다. 엄마도 없는 집의 오누이, 일이 바쁘고 고된 아빠, 그리고 따로 사는 이모. 이들이 서로 보이지 않게 나누는 사랑의 대화들이 다 들리는 것처럼 알콩달콩 마음이 푸근해지는 작품이다. 사건을 숨겨두고 독자로 하여금 궁금해 하게 하는 솜씨 또한 감탄스럽다. 유쾌하고 발랄한 웃음이 풋 하고 터져나오게 한다. 작가이름을 보니 ‘시사 in’에서 ‘어린이책 부문 올해의 책’으로 꼽은 동화 <건방진 도도군>의 작가다.

 - 난 꼭 유명해져야 돼 (김려령)

 보육원의 고아와 평범한 아이가 팽팽하게 줄다리기 하는 감정이 건강하다.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입양문제를 들고 나왔고 칙칙하지 않게 이야기 한다. 섣불리 어떤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장점은, 씩씩한 4학년 남자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여리기도 하고 씩씩하기도 한 심성을 잘 보여준다. 흠이라면, 결미의 한 문장인데 도식적이란 생각이 든다. 불필요하다기보다 오히려 아이의 착한 마음을 어른이 과잉해석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태양이 웃음소리가 운동장에 왕왕 울렸다.’로 끝났으면 더 좋았겠다.

 - 곰 인형의 장례식 (김영혜)

 아주 독특한 발상이다. 뒤집기의 쾌거가 주는 여운이 길다. 일상의 판타지 같기도 한 설정인데 읽어가다보면 심각한 분위기를 엎어주는 유머와 반전이 돋보인다. 죽음을 또 다른 시작으로 본 점, 슬픔을 기쁨과 환희로 승화한 점, 사물에게도 생명이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한 작가의 철학이 잘 녹아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김영혜의 작가노트는 그런 생각들을 좀더 자세히 풀어놓았는데 의미심장하게 읽어볼 만하다. 진지한 내용을 이렇게 동화 속에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게 녹여 놓았다. 그 솜씨가 부럽다.

 - 바다로 간 로또 할아버지 (김혜연)

 이적의 노래 가사가 나온다.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가족들이 제각각 잘못한 일을 떠올리며 고민하다가 반전에서 배꼽 잡는다. 홀로 되었고 가진 재산도 없는 노인과 식구들의 마음이 과장되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진다. 마음의 부채는 어느 가족이든 서로 갖고 사는 것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미워죽겠다는 듯..

 - 개구리 (선자은)

 따돌림과 생명에 대한 예의를 잘 섞어 녹여놓았다. 가해를 하는 아이들도 어쩌면 모종의 두려움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자기 자신에 대한, 캄캄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 그 행동으로 인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가는 목숨들. 세상에 흔한 일. 그것은 폭력과 그것으로 인한 죽음인데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목숨들이다. 세상의 모든 개구리들에게 속죄하듯 글을 풀어냈다는 작가의 변이 신실하게 느껴졌다. 신선한 충격이다.

 - 공주의 배냇저고리 (정승희)

 엄마의 딸의 이야기. 생활 속의 작은 갈등이 풀어지며 딸이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유쾌한 문체와 함께 재미나다. 그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엄마도 한때는 다 그런 ‘딸’이었다. ‘그런 딸’은 또 그런 ‘엄마’가 될 것이다. 내말 안 듣고 오늘아침에 머리 안 감고 학교 간 작은딸, 먹는 것 좋아해서 ‘공주’처럼 통통한 우리집 통통공주, 사랑한다!!

 - 고추 따 간다 (최은영)

 양성평등의 문제는 동화의 소재로 종종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이야기 방식이 거침없고 자연스럽다. 등장인물과 그 관계도 유쾌하게 설정해 두었다. 어릴 적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느꼈던 감정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남동생만 두둔하던 외할아버지에게 대들기까지 한 내가 아니었나. 5학년 쯤이었지. 그런 여학생이 나오고 그 남동생이 나오는데 그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남아선호 사상에 제일 많이 물들어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등장시키는데 여기선 두 분의 성향이 각각 다르다. 할머니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게 되는지 그 계기를 보는 일 또한 무척 즐겁다. 순진한 남자아이(손자)의 눈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결미에 보면 결코 순진하지만은 않은 엉큼한 요 녀석, 마음에 든다. 

 

이 외에도 생활 판타지적인 이야기 몇 편도 기억에 남는다. 열 한 편 모두 색다른 느낌과 공감을 준다. 하나씩 까서 먹는 초콜릿처럼. 야곰야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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