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 - 개정2판 창비아동문고 4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트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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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름다운 심성의 형제가 펼치는 모험을 환티지의 세계에서 마음껏 그려 놓았다. 통쾌하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단숨에 읽었다. 그냥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릴 적 자주 꾸는 낭떨어지에서의 떨어짐이라는 이미지가 현실의 갖가지 굴레에서 자유로와지고 싶어하는 아이와 어른들의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준다.

신나게 모험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훌쩍 자라있고 두려움이라는 장애물도 겅중 뛰어 넘어 있다.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난 그 순간 진정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내가 어릴 적 무엇을 생각하고 바랐던가를 언제나 생각했던 린드그렌의 작품답게 아이들의 소망과 욕구를 아이들의 언어로 지루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다 읽고 나면 내가 마치 동생 카알인 듯 감정이 이입되면서 뭉클한 것이 올라와 눈 앞이 흐려질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자유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돋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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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볼 1
키리노 나츠오 지음, 권남희 옮김 / 산성미디어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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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새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나'를 버리지 못해 철저히 '나'를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부질없는 환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를 버리면 의외로 실마리가 풀리고 삶의 목적이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벗어날 수 없는 삶의 늪이라면, 그 늪을 똑바로 쳐다보고 열심히 팔다리를 놀려야 하리라.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나'에 대한 집착은 이제 버리고 그저 자유롭게 그리고 '꿋꿋이' 팔다리를 놀려야 겠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인물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탄탄한 구성에 마지막의 반전이 섬뜩했다. 1.2권을 단숨에 읽었다. 오랜만에 만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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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 리네아의 이야기 1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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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인상파 화가와 그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철도의 발달과 튜브 물감의 생산으로 야외를 많이 찾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실내의 음침한 기운이 아니라, 빛의 각도에 따라 무수히 다르게 보이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지. 초기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긍정적 의미가 아니었음직하다. 언제나 기존의 틀을 깨는 건 고운 시선으로 봐 지지 않나보다.

실제 한국인 입양아인 리네아가 프랑스를 여행한 기록 같은 책이다.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이 아니라, 모네가 실제 살았던 집의 아름다운 정원이 그 곳이다. 그 곳에서 모네를 느끼고 그의 삶의 고통도 이해해 보려 하면서 말이다. 그가 즐겨 그린 수련을 가까이서 보면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 놓은 것 같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보면 정말 아름다운 수련이 피어 있다. 세상사가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인간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겠지.

아이를 데리고 꼭 이런 주제가 있는 여행을 해야겠다. 시끌벅적한 겉핥기식 여행이 아니라, 주제를 따라 차분히 나를 생각해 보는 진짜 여행의 경험을 아이에게 갖게 해 주고 싶어졌다. 집에 돌아오면 그 곳에서의 추억과 경험을 오래동안 간직할 수 있게 자질구레한 소품들은 상자에 넣어두거나 게시판에 붙여 두는 아이디어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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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추석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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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명절이면 귀향길의 차들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고 뉴스에서 떠든다. 첨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요즘. 이렇게 구시대적 방식으로 고향을 꼭 찾아 고생길을 나서는 의미는 무엇이겠는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돌아가 안길 수 있는 곳은 가족. 바로 내 부모, 내 형제들이야말로 나의 허물도 품어 안고 등 두드려 줄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적어도 그렇게 소망하기에 그런 것 아닐까?

이 그림책의 그림은 너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고향 가기 전의 설레는 마음, 귀향길의 고생, 도착해서의 반가움, 손자를 반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수수하게 그려져 있다. 집에 돌아 와서의 피곤하지만 뿌듯함까지.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등한시하기 쉬운 가족간의 애정과 소중함을 소박한 일상의 그림으로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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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을 찾아서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0
유애로 글. 그림 / 보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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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을 좋아하는 나는 평소 무엇의 색을 선택해야 할 때면 푸른 빛에 우선 맘이 간다. 그래서 한 눈에 이 그림책에 손이 갔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새삼 알 수 있었다. 쪽빛이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거라니. 자연주의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쪽빛 바다, 쪽빛 가을 하늘. 바로 그 색을 담아내고 싶어한 소망이 다양한 쪽빛의 천으로 나온다. 조상들의 끈기와 지혜로 말이다. 그림책 한 장 한 장을 덮고 있는 쪽빛과, 천과 같은 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한 부분도 좋았다. 사람은 다소 가벼워 보이는 인상으로 그려져 아쉬움이 남지만, 그저 쪽빛에 매료되어 책장을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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