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배꼽 아이세움 배움터 6
과학아이 지음, 이샛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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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세움배움터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과학의 배꼽>이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배꼽이란 단어가 주는 상징적 의미다. 이 책은 사실 과학에 대한 지식적인 측면을 이야기 하고 싶다기보다는 과학적인 혹은 학문적인 올바른 자세를 느끼게 해 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책의 부제 또한 '공부가 처음 생겨난 이야기'이다.

<과학의 배꼽>은 神 중심적 세계관을 지니고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세상에서 어느 날 자연현상을 신의 뜻이 아닌, 어떤 자연원리로 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난 방식으로 들려준다. '과학아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 사람은 두 사람이다. 각각 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인데, 초등 고학년 정도를 대상으로, 과학하는 사람의 근본적인 마음자세에 대하여 쉽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들려준다.

톡톡 튀는 입말로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들의 재미있는 일화들도 있어, 아이들이 좀더 재미있는 기억으로 이 책을 소화하고 싶다면, 책을 읽고 난 후, 그 일화들에 촛점을 맞추어 기발한 작은 책이나 작은신문으로 엮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삽화나 사진, 그림, 고대의 지도 같은 것들도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히 배치해 두어 유용하다. 

딱딱하고 진지하게 자기 생각에만 몰두했을 것 같은 과학자들의 유머러스하고 황당한 일화를 재미있게 삽입해두어 전체의 이야기흐름에 활력소가 된다. 당시 과학자는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했고 시인이기도 했으니 꽤 낭만적이지 않나. 이들 중에는 여행을 좋아하고 두루 다니며 배움을 즐겨 행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책상앞에서의 과학이 아니라 두발로 두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고 관찰하여 연구하는 배움의 자세 또한 은근히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은 물로 이루어져있다고 생각한 탈레스를 과학의 아버지로 시작으로  '과학의 역사'를 풀어가는데, 큰 줄기를 이루는 인물들을 연대순으로 굵직굵직하게 등장시키면서 그들이 주장했던 내용과 일화, 오늘날의 견해와의 차이점, 오늘날의 학설에 미친 영향 같은 것을 알아듣기 쉽게 들려준다. 지동설을 최초로 주장한 사람이 코페르니쿠스 이전에 고대그리스에 일찌감치 있었다는 사실은 아마도 대부분 새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일 것이다.

무려 2500년 내지 2400년 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니, 가히 놀랍기도 하다. 고대그리스의 스티븐호킹이라 부를만한 아낙시만드로스는 다소 거꾸로된 빅뱅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과학의 탄생은 이들의 호기심과 알고 싶은 것에 대한 몰두, 진리를 찾고자 한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적사고는 탐구하고 의문을 달고, 사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각도로 보는 자세를 필요로 한다.  이런 자세는 비단 과학이라는 분야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의 바람직한 기본 자세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철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무엇 때문에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 나중에 부자 되기 위해서, 잘 살기 위해서, 같은 대답을 하기 일쑤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는 '알고자 하는 욕구'는 사람의 본능이다. 이 본능을 충족하기 위해 공부하는 건 아닐까, 라고 반문해 보았다. 고개를 끄득이며 어려운 수학문제를 끙끙대고 풀고 난 후 희열을 느꼈다고 어느 녀석이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 아이는 반갑기 그지없다.

지금 당장 바라는 게 있으면 얘기해 보라고 하면, 80%정도는 모든 학원을 당장 끊어버리고 싶단다. 적극적으로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게걸스럽게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도 탐욕이라 한다면, 이런 탐욕쯤은 부려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아이들아, <과학의 배꼽>으로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를 해 보고 싶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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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판타지 - 굴렁쇠생각 1
김서정 지음 / 도서출판 굴렁쇠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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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많은 환상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환상을 쓸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도 있다"

제임스 크뤼스가 한 이 말은 어린이문학에서 환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선이 모호한 어린시절에서부터 환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의 고통을 치유받으려하는 좀더 큰 아이들의 경우에까지 환상(판타지)의 역할은 생각 이상의 그 무엇이다.

서문에서 '나는 판타지의 변화무쌍함과 역동성이 좋다"라고 공표한 저자는 이 아담하고 속이 찬 책으로 판타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쓰고 있다. 능숙한 안내인이기보다는 함께 헤매는 탐험가로 독자를 이 책의 세계에 초대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쓴 저자를 따라가다보면, 판타지의 깊고 넓은 세계에 푹 빠지고 싶어진다.

저자은 모두 3부로 나누어 판타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여준다.  1부(판타지는 멋있다)에서는 판타지의 정의 내지는 범주에서 판타지의 유래, 법칙, 판타지로 가는 통로, 판타지의 대립구도를 통하여 판타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까지, 글의 전개가 자연스러워 수월하게 독자를 이해시킨다.

2부(잊혀지지 않는 이야기)에서는 저자가 읽고 감동 깊었던 판타지문학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감상과 작품의 포인트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문학사에서 굵은 획을 긋고 있는 작품들을  주로 언급하고 있어 판타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여기에 언급하는 작품들은 모두 읽어보는 게 좋을 듯 하다.

3부(독일 동화 문학과 판타지)에서는 판타지가 예술로서 승화되어야하는 이유를 역으로 설명하며 다시한번 판타지에 대한 요약, 정리를 하고 있다. 판타지가 전래동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브루노 베텔하임이 "전래동화가 예술 작품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에게 그런 심리적 공헌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 말은 판타지 또한 예술로 승화되지 못하면 한낱 공허한 세계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닐 것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저자는 판타지의 기능을 크게 보상적 기능과 해방적 기능으로 정리한다. 전래동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환상은 '아이들의 은밀한, 혹은 노골적인 소원을 현실화 시킨다'. 또한 환상은 '심리적, 물리적 압박감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고통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준다.

아이들이 '반지의 제왕'에 환호하는 이유가, 세계를 크게 양분하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아직은 이해해서가 아니라 해도, 판타지의 이런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문학예술로서 성공한 멋진 판타지는 비단 아이들에게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순기능을 많이 발휘하는 읽을 거리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그리고 소우주인 '나'를 지배하는 선과 악의 거대한 구도를 이해하고 어둠을 끌어안으려는 어른뿐만 아니라, 먼 나라 같기만 한 어린이 세계로 지금이라도 한발씩 들여놓기를 원하는 어른이라면, 더욱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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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캐런 트래포드 지음, 제이드 오클리 그림, 이루리 옮김 / 현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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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이사우루스가 어떤 동물이지? 공룡 중에 이런 공룡도 있었나, 게다가 꿈틀이사우루스가 지구를 구했다고?  우선 제목에서 호기심을 충분히 끌어당기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환경을 생각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부터 '환경동화'도 무수히 나오고 있다. 환경을 살리는 가장 중요하고 손쉬운 방법이 '재활용'이라고 한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냄새도 구수한 재생용지를 사용하여 만들어져 친근감을 더 한다.

꿈틀이사우루스는 비온 뒤 어쩌다 우리 발 밑에서 꼬물대는 지령이를 위한 거창한 이름이다. 공룡을 연상시키는 '사우루스'를 뒤에 붙여서, 그만큼 지렁이가 지구상에서 살아온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걸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이 책의 글을 담당한 캐런 트래포드는 호주 사람이다. 호주에는 아주 거대한 지렁이 농장이 있다. 꿈틀이사우루스가 최고급호텔이라고 부르는 곳이란다. 먼저, 작가는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사는 꿈틀이사우루스 2세를 만나러 간다. 땅을 파고 들어가, 꿈틀이사우루스 1세의 초상화를 그윽히 쳐다보며 앉아있는 꿈틀이사우루스 2세에게 지렁이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와서 옮겨주는 형식을 취한다. 꿈틀이사우루스 2세가 그대로 들려주듯 서술하고 있어서 아주 재미있고 거리감이 없다. 

공룡시대의 지렁이가 지구 위의 생물들이 어떻게 생명을 이어나가게 해 주었는지에 대한 쉬운 설명부터 시작하여 지렁이가 하는 본연의 일이 무엇인지를 아주 쉽게 들려준다. 인간이 등장하고, 그리스로마시대를 거쳐 산업시대에 이르기까지 땅이 어떻게 파괴되기 시작하면서 지렁이가 어떻게 줄어들기 시작했는지 들려준다. 땅을 죽이는 결과를 낳고 지렁이를 도망가게 한 주범은 바로 인간이다. 이기적인 욕심으로 화학제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땅은 더이상 생명을 잃고 땅을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는 더이상 그곳에서 살아갈 수 없는 지경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지렁이 농장이다. 막대한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고 영양분이 많은 흙을 구할 수도 있으며 지렁이에게 좋은 삶의 터전까지 마련해주니, 이제야 사람들이 지렁이가 정말 중요한 이유를 아는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찰스 다윈에 이르기까지 지렁이의 중요성을 알고 예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익스피어처럼 지렁이의 중요성에 무지했던 사람도 있음을 지적하는 대목은 재기가 넘친다. 일찌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렁이를 일컬어 '지구의 창자'라고 했단다. 3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처음 들어보는 인물일 수도 있으니 간단히 설명해주는 젓도 좋겠다.

이 책은 글도 그림도 유쾌하다. 생물의 육신을 분해해주는 미생물과 흙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이 세상 만물의 목숨은 어느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딱딱하지 않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느끼게 해준다. 흔히 징그럽다고만 생각하기 쉬운 지렁이를 주인공이자 화자로 내세워 마치 아이들에게는 친구 하나가 더 생긴 것 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간다.

생명은 돌고도는 것,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하나에서 우리 몸 밖으로 나가는 배설물에 이르기까지 이 자연에서 쓰임새가 없는 것은 없다는 철학적인 생각까지 한다면, 과학이나 환경에 대한 근사한 말들이 결코 우리들 사람과 별개의 책 속의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당장 보고 느끼고 몸으로 행하는 것들이란 생각을 하게 될 거다.

<인간은 지렁이로 물고기를 잡지만 지렁이를 먹는 물고기와 물고기를 먹는 인간은 다시 지렁이의 먹이가 된다.> - 햄릿

이 글은 '차례' 앞의 속지에 씌어있는 글인데 햄릿에 이런 대사가 있는지 아리송하다. 아니라면, 풍자적으로 작가가 쓴 대사가 아닐까싶다. 먹고 먹히는 순환의 원리로 잇는 생명고리의 낮은 쪽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물, 지렁이를 집에서 키우는 방법도 책 뒤쪽에 자세히 설명해 두었다. '지렁이농장 만들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축축한 정도를 알맞게 유지해주는 것이다. 애완용 지렁이를 기르고 무엇보다 소중한 지렁이응가를 채집해 보시라. 저학년보다는 3.4학년쯤 되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징그럽기만 한 지렁이가 이렇게 고마운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렁이를 키워보려니 그걸 잡는게 우선 징그러울 것 같다고 한다. 비온 뒤 지렁이를 발밑에서 만나면 밟지 말고 건너가자고 했더니 꼭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아이들 눈이 예쁘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꿈틀이사우루스처럼 저도 게으름 피우지 않겠다고 하는 아이는 주제에선 다소 벗어났지만 나름대로 자신에게 필요한 걸 느낀 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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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 7시에 요가를 하고 집에와 희원이 학교 보내고, 희령이 유치원 갈 준비해서 셔틀 태우고, 특강을 들으러 갔다. 내용은 <책 만들기>인데 독서지도할 때, 혹은 방학 과제물로, 혹은 평소에 그냥 재미있는 추억거리로, 여러모로 응용하여 활용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것과 책을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정신 활동을 필요로 한다. 책을 읽을 때는 지은이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 것으로 재해석해서 받아들이면 된다. 그에 비해 책을 쓰거나 만들 때는 훨씬 차원 놓은 지적 작업이 요구된다. 그런 이유로 책 만들기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체험 과정이라고 말한다.

책 만들기는 단순한 종이접기나 그리기 또는 글쓰기 작업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책 만들기는 다양한 정보를 흥미롭고 적극적으로 즐기며 표현하는 활동이다. 또한 일률적인 형식과 내용을 지닌 상업화된 책과 달리,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책을 만든다는 것이 '책 만들기'의 매력이다.>>

책 만들기의 교육적 가치로는 <* 자료수집과 정리를 통해 지식을 얻는다. * 자료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 흥미가 없는 분야도 책을 만들면서 흥미를 갖게 된다.  * 창의적인 사고력과 상상력을 길러준다.  * 자발적인 읽기와 쓰기를 통해 읽기와 쓰기 능력을 발달시킨다.  * 스스로 만족감을 느낀다.> 정도로 요약된다.

<<책 만들기의 실제>>

책을 만들기 전에 준비하는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인 사실이나 과학적인 정보 같은 특정한 주제를 다룰 경우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도록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전부터 미리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글을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주의사항>

* 종이를 접을 때는 선이 또렷하게 나타나도록 손톱 끝이나 자 등으로 꼭꼭 누르거나 훑는다.

* 효과적으로 책의 모양을 잡기 위해서는 접는 부분을 명확하게 해둔다.

* 자르는 선은 실선, 접는 선은 점선이다.

 

<자료 책 만드는 순서>

주제 선정하기 / 자료 수집 / 책의 형태 결정 / layout 잡기 / 만들기 / 책표지 만들기

<이야기 책 만드는 순서>

이야기 쓰기(또는 선정하기) / 책의 형태 결정하기 / 이야기를 단계별로 나누기 / 단계별로 중요장면의 그림을 그리거나 꾸미기 / 내용을 간단하게 쓰기 / 책표지 만들기

 

## 기본책 만들기부터 3가지의 기본응용책, 비밀일기장, 액자책, 계단책, 지그재그책, 솟아오르는 책(pop-up book) 까지 만들었다. 준비물로 챙겨간 색상지와 가위, 칼, 리본 같은 것으로 접고 오리고 끼우며 학생이 된 것 같았다. 각각의 순서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그림으로 그려보여주어야 하는데, 이곳에 그 내용을 다 올리기는 내 한계상 어렵다.

동시, 역사, 인물, 음악, 과학, 동화쓰기, 이야기단계별 요약, 화첩... 어느 영역이든 책만들기 작업으로 통합접근을 시도하면, 틀에 박히기 쉬운 독서활동이 다양하며 활동적인 시간으로 흥미로울 수 있겠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시각으로 인식하는 게 90%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은 자료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참여하며 손수 하는 활동이니만큼 아이들간에는 물론, 아이와 어른의 유대관계도 더 좋아질 것이다. 색색의 고운 종이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계단책은 내용을 찾아보기에도 좋고 보는 것만으로도 무지개를 보는 기쁨이 일렁인다. 솟아오르는 책은 두께가 있는 종이를 선택하여 책장을 펼치면 힘차게 톡~하고 튀어오르게 하는 게 중요하겠다.

'메이킹북, 한 장의 종이로 만드는 팝업북 31가지(폴 존슨 지음, 김현숙 옮김, 아이북펴냄)' 라는 외국책도 참고해 볼만 하단다. 하지만 종이의 규격이 우리 것과 달라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기본에서 응용은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길'이라는 주제로 선생님이 만들어 놓은 책을 보여주셨다. 유독 '길'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길'에 관한 시에서부터 여러가지를 모아두었다. 이 책은 끝이 난 게 아니라, 계속 되고 있다며 뒷장을 흔들어 보여주었다. 한 달에 한 권쯤, 아니면 일년에 두 번 방학을 이용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책 한 권을 아이 스스로 만들어보는 뿌듯함을 선물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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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3-1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책만들기 특강 들었어요..그래서 아파트문고에서 제가 강의도 했답니다..^^
엄마들 일곱명 모아서 한 조촐한 강의지만..
혹시 저와 같은 분에게 들은거 아닌가요? 책만들기가 아직 일반화 된것은 아니라고 하던데..
일산 사시는 여자 선생님에게 들었어요..영국에도 다녀왔다고하시더군요..책만들기 공부로.
지난 여름에 안양시청에서하는 학교도서관자원봉사자를 위한 3일짜리 강의에서 들었습니다 ..(저는 학부모도 아니면서 얼떨결에 따라갔답니다)

프레이야 2004-03-1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옥* 님인데, 글쎄요...
전 원래 뭘 샤브작샤브작 만들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아이들은 좋아하드라구요.
엄마의 취향때문에 아이들이 뭘 해보지도 못하면 안 되겠다 싶어요.
수니님은 역시 아파트에서도 인기짱이겠어요^^

책읽는나무 2004-03-1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이나 여러님들의 아이들 책을 만들어주는 페이퍼를 구경하면서 참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세상에서 내아이를 위한 단한권의 책!!.....나도 만들어주고 싶단 생각만 했지...어떻게 손을 대야하는지 통 감을 못잡겠더군요...(그림실력도 모자라고..손재주가 없는 편이고..또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드는것엔 영~~ 무언가 실체를 보아야 응용을 하여 만드는 스타일이라...)정말 책을 읽는것과 만드는것은 천지차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그런데 저런 특강을 듣는다면 어느정도 감이 잡힐듯싶네요....도대체 저런건 어디서 듣나요??...암튼..그래도 님덕분에 저런것도 있구나~~ 다시한번 감탄했습니다..수니나라님은 직접 강의를 하셨다구요??...대단하십니다...팔방미인이시군요..^^

프레이야 2004-03-17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 제가 들은 특강은 검은비표 그림책 종류가 아니라서 그림실력은 별로 요구되지 않구요, 초등생과 중등생 정도에 촛점을 맞춘 책이에요. 먼저 만들 책의 종류에 따른 자료수집이 우선이에요. 인터넷자료도 백분 이용하구요. 사진 스캔도 하여 이용했더군요. 글은 직접 쓴 것보다 워드로 작성하여 붙이구요. 동시화집 같은 경우는 아이들 스스로 그림을 그려도 예쁘겠네요.^^ 이런 책의 장점은 책장을 무한대로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더군요. 뒤에 연이어 붙여서요.

sooninara 2004-03-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혜경님이 지방 사시죠..저는 수도권이라고 착각해서..강사님이 다른것 같네요.^^
그리고 나무님..정말 책만들기 실력보다는 정성이랍니다..입체카드 만들기 생각하시면 ㅣ슷해요..책을 여러가지 모양과 방법으로 만들어보는거죠. 팝업북이라고하나요? 펼치면 딱 솟아나는 책^^ 제가 강의 했다니까 대단한거같죠? 여러가지 형태의 책만들기중에 입체북 포함해서 6가지 정도 책을 만들구요...책에대한 여러가지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거였습니다..
강의들은 엄마들이 카드 만들기에 응용하겠다고 좋아라 했다는^^
 
똑딱- 똑딱! Wonderwise (그린북 원더와이즈) 1
제임스 덴버 글 그림, 이연수 옮김 / 그린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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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를 하나 내어 보면서 아이와 이 책을 시작하면 어떨까.

볼 수도, 들을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것이에요. 우리와 항상 같이 살아가고 아주 옛날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영원히 있을 거에요.

아이는 아주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뭔가 대답을 끌어내려고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린다. 어쩌면 어렵기만 한 '시간'이라는 개념을 <똑딱-똑딱>은 손에 잡힐듯이, 아이의 경험과 정서를 적절히 이용하여 느끼게 한다.

시계바늘 위에 각각 올라 서서 시간의 여행을 떠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따라, 심장에 손을 얹고 콩딱콩딱 뛰는 심장박동소리를 듣는 것으로 이 여행은 시작된다. 심장이 한번 뛸 때마다 1초정도의 시간이 지나지만, 심장은 누구에게나 늘 같은 간격으로 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계'라는 물건의 필요성으로 유도한다. 시계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재채기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 1초에서 시작하여 15초면 파리가 날개를 500번 퍼덕일 수 있다는 것까지 재미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며 흥미를 끈다.  가장 작은 시간 단위인 '초'가 60번 모여 1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잴 때는 '시간'이라는 말을 쓴다고 하면서도 그 추상적인 개념을 모두 아이들이 일상에서 하는 행위들과 좀더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1시간이 24번 모여 하루가 되는데, 하루에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이 '하루'들은 달력에 일곱개의 요일로 나타나며 날마다 다른 일을 한다. 똑같아 보이는 일을 할 때조차도 우리는 다른 일을 한다. 여기서 1주일, 한 달, 12달이 모여 일 년... 이 사이에도 우리의 심장은 콩딱콩딱, 시계는 똑딱똑딱...

1년이란 시간을 커다란 주머니에 담아놓은 것들은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모여이루어지는 것인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초'라는 미세한 알갱이에서 시작하여 '달'이라는 12개의 비치볼까지, 추상적인 것을 손으로 잡고 놀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1년이라는 아주 커다란 공을 네모 상자에 넣어 100개가 되게 쌓으면 '세기'라 한다.  1년을 4계절로 나눠 보여주는 그림에서,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지만 이렇게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는, 생명과 자연의 순환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눠봄은 어떨까.

아이들은 자신의 아주 어릴 적 사진보기를 즐거워한다. 기저귀를 하고 젖병을 물고 있는 모습의 아기를 인형을 데리고 놀고 그림을 그리고 스스로 책도 보는 현재의 모습에 비춰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는 걸 느낌으로 알기도 한다. 흔히 어른들이 하는 말, '애들이 저렇게 컸으니, 우리가 어떻게 안 늙겠나.'

시간은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과거도 미래도 좁은 의미에서 나아가 꽤 연장된 의미에서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7세 정도에서는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6-7세의 눈높이에서 지나간 것과 일어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시간의 세 얼굴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똑딱똑딱>은 모두 13권의 WONDERWISE 시리즈 중 첫번째 과학그림책이다. 그럼에도 시간을 물리적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아직까지 생기지 않은 시간'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을 불어넣어주는 것으로 유도하여 끝내는 점이 마음에 든다. 상상력 부재의 과학은 삭막함과 함께 그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스티븐 호킹이나 아인슈타인의 꿈을 가지는 미래의 아이들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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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기 2004-05-09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좋다는 원더와이즈 시리즈가 우리 애들한테는 안 먹히네요. 과학에 별 흥미없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작은 실험을 하면 좋을 듯한데 적절한 안내서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