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 똑딱! Wonderwise (그린북 원더와이즈) 1
제임스 덴버 글 그림, 이연수 옮김 / 그린북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수수께끼를 하나 내어 보면서 아이와 이 책을 시작하면 어떨까.

볼 수도, 들을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것이에요. 우리와 항상 같이 살아가고 아주 옛날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영원히 있을 거에요.

아이는 아주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뭔가 대답을 끌어내려고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린다. 어쩌면 어렵기만 한 '시간'이라는 개념을 <똑딱-똑딱>은 손에 잡힐듯이, 아이의 경험과 정서를 적절히 이용하여 느끼게 한다.

시계바늘 위에 각각 올라 서서 시간의 여행을 떠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따라, 심장에 손을 얹고 콩딱콩딱 뛰는 심장박동소리를 듣는 것으로 이 여행은 시작된다. 심장이 한번 뛸 때마다 1초정도의 시간이 지나지만, 심장은 누구에게나 늘 같은 간격으로 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계'라는 물건의 필요성으로 유도한다. 시계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재채기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 1초에서 시작하여 15초면 파리가 날개를 500번 퍼덕일 수 있다는 것까지 재미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며 흥미를 끈다.  가장 작은 시간 단위인 '초'가 60번 모여 1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잴 때는 '시간'이라는 말을 쓴다고 하면서도 그 추상적인 개념을 모두 아이들이 일상에서 하는 행위들과 좀더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1시간이 24번 모여 하루가 되는데, 하루에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이 '하루'들은 달력에 일곱개의 요일로 나타나며 날마다 다른 일을 한다. 똑같아 보이는 일을 할 때조차도 우리는 다른 일을 한다. 여기서 1주일, 한 달, 12달이 모여 일 년... 이 사이에도 우리의 심장은 콩딱콩딱, 시계는 똑딱똑딱...

1년이란 시간을 커다란 주머니에 담아놓은 것들은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모여이루어지는 것인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초'라는 미세한 알갱이에서 시작하여 '달'이라는 12개의 비치볼까지, 추상적인 것을 손으로 잡고 놀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1년이라는 아주 커다란 공을 네모 상자에 넣어 100개가 되게 쌓으면 '세기'라 한다.  1년을 4계절로 나눠 보여주는 그림에서,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지만 이렇게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는, 생명과 자연의 순환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눠봄은 어떨까.

아이들은 자신의 아주 어릴 적 사진보기를 즐거워한다. 기저귀를 하고 젖병을 물고 있는 모습의 아기를 인형을 데리고 놀고 그림을 그리고 스스로 책도 보는 현재의 모습에 비춰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는 걸 느낌으로 알기도 한다. 흔히 어른들이 하는 말, '애들이 저렇게 컸으니, 우리가 어떻게 안 늙겠나.'

시간은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과거도 미래도 좁은 의미에서 나아가 꽤 연장된 의미에서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7세 정도에서는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6-7세의 눈높이에서 지나간 것과 일어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시간의 세 얼굴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똑딱똑딱>은 모두 13권의 WONDERWISE 시리즈 중 첫번째 과학그림책이다. 그럼에도 시간을 물리적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아직까지 생기지 않은 시간'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을 불어넣어주는 것으로 유도하여 끝내는 점이 마음에 든다. 상상력 부재의 과학은 삭막함과 함께 그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스티븐 호킹이나 아인슈타인의 꿈을 가지는 미래의 아이들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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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기 2004-05-09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좋다는 원더와이즈 시리즈가 우리 애들한테는 안 먹히네요. 과학에 별 흥미없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작은 실험을 하면 좋을 듯한데 적절한 안내서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