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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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부자 혹은 침입자, 존 맥버니 상병을 중심으로 피부색과 직위와 연령대가 다른 여덟 명의 여자들이 각자의 내래이션을 펼친다. 이미 돈 시겔이 영화화했고 다시 소피아 코플라가 리메이크했다. 미국 남북전쟁이 시대적 배경인데 소피아는 시대를 초월한 배경을 만들었다. 소설은 인물들의 심리를 스스로 거울처럼 반사시켜 서술하며 같은 상황에도 각자의 진실과 의도가 다르고도 비슷함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과연 누가 매혹한 쪽이고 누가 매혹당한 쪽일까. 결말을 보면 이런 의문이 들 수도.

- 그때만 해도 나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얼마나 많은 악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했다. 우리 안에서 악이 어떻게 쌓여가는지 우리 중 누구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떻게 작은 사악한 생각이 다른 사악한 생각 위에 쌓이고 마침내 우리 안에 얼마나 엄청난 양의 악이 쌓여가는지. 그러다가 한순간 뱉은 단 한 마디의 고약한 말이 어떻게 우리 마음속의 방아쇠를 당기는지를. P20

- 마사 아가씨의 기도 속에서 내가 들은 말은 용서였다. 마사 아가씨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어서 유감이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기도할 때 늘상 하는 말처럼 우리 죄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P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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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0-0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 벌써 추석연휴 3일째예요.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님, 즐겁고 좋은 추석연휴 보내세요.^^

프레이야 2017-10-02 22:09   좋아요 1 | URL
님도 편안하고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베스트셀러 미니북 20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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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디 멕베스>의 원작.
후반부는 특히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
연극으로도 이미 나왔는데
영화는 훨씬 강하고 힘센 캐릭터로 여주인공을 만들어
상상력의 극한으로 몰고 간다.
영화를 먼저 보고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원작을 읽었는데,
톨스토이가 극찬한 레스코프는 흥미로운 이야기꾼이다.

첫문장 - 우리 지방에선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생각할 때마다 영혼의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인물들이 간혹 나온다.

[깨어나면 또다시 러시아의 권태, 상인집의 권태가 찾아온다. 그걸 견디느니 차리리 목을 매고 죽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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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7-09-20 22:50   좋아요 1 | URL
네. 이미 연극이 여러번요. 영화 좋았어요. 여주인공이 아주 당차게 연기를 잘 합니다. 화면이 압권이에요. 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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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난 바람을 칼로 가르듯 질주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그순간 말과 땅과 나와의 완벽한 합일을 느꼈죠. 우리가 나무 한그루가 되어 바람에 나뭇가지만 흔들려도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다른 때라면 결국 두려움에 떨었겠지만요. 그러고 나니 행복해지더군요. 두려운 마음에 물건을 쌓아두고 몸까지 사리는 이 세상 사람들이 죄다 떠올랐습니다. 내가 언덕을 오를 때 느낀 그 기분을 세상 사람들도 깨닫는다면 제대로 아끼고 사는 법을 터득하지 않을까요? 물건을 쓰고 쓰다 끝까지 쓰는 법이요. -191

두려워하면서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 테레즈는 생각했다. 두려움과 사랑, 이 두가지는 양립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사랑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게 어찌 두려울 수 있을까. .... 둘이서 함께 기적을 품었다.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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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9-04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무더위 건강하게 잘 견디셨나요?
오랜만에 프레이야님 글을 보니 반갑네요^^

프레이야 2017-09-04 15:08   좋아요 1 | URL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 바람결이 달라졌어요. 광안리 그날이 떠오릅니다

책읽는나무 2017-09-04 20:03   좋아요 1 | URL
그죠???
저도 이따금씩 따뜻하게 반짝였던 겨울 광안리 바닷가도 떠오르고,맛난 음식과 맛난 커피향이 떠오르곤 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한 공기의 무게가 꽤 묵직했었나 봅니다!!
닉넴만 보아도 그 시간이 퍽 가깝게........바로 몇 주 전의 일처럼 떠오르네요.
몇 주 전은 엄청나게 더웠었는데 말이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봬어요^^

2017-09-04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4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4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9-0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봤어요.. 잔상이 오래 남더라구요

그 사람에게 끌리거나 끌리지 않는 이유는 알 방법이 없어

우리가 아는 건 그 사람에게 끌리느냐 아니냐 뿐이야

프레이야 2017-09-04 23:17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 좋았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오래 가네요. 저 대사는 책에선 없었던 것 같아요.

2017-09-05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5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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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의 원작 아니 박찬욱 감독에게 영감을 준 소설.
새라 워터스가 쓴 영국 빅토리아 시대 배경 소설 셋 중 하나인데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영화와 비교해 보면 후반으로 가면서 흥미로운 차이를 알 수 있다. 박 감독의 관점도 꽤 좋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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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2-1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때문에 알게 됐어요
두꺼운 책이지만 몰입도 좋아서 금방 읽어지더라구요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 누렸어요
반전의 반전이라고나 해야할까요

프레이야 2017-12-13 16:53   좋아요 0 | URL
그죠.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었어요. 아가씨도 못지 않게 좋았지요
 

불선여정不宣餘情


정끝별


쓸 말은 많으나 다 쓰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편지 말미에 덧붙이는 다 오르지 못한 계단이라 하였습니다

꿈에 돋는 소름 같고 입에 돋는 혓바늘 같고 물낯에 돋는 눈빛같이 미처 다스리지 못한 파문이라 하였습니다

나비의 두 날개를 하나로 접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마음이 이아음을 안아 겹이리든가 그늘을 새기고 아침마다 다른 빛깔을 펼쳐내던 두 날개, 다 펄럭였다면 눈 멀고 숨 멎어 돌이 되었을 거나 하였습니다

샛길 들목에서 점방처럼 저무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봉인된 후에도 노을을 노을이게 하고 어둠을 어둠이게 하는 하염총총 하염총총, 수북한 바람을 때늦은 바람이게 하는 지평선의 목마름이라 하였습니다

때가 깊고 숨이 깊고 정이 깊습니다 밤새 낙엽이 받아낸 아침 서리가 소금처럼 피었습니다 갈바람도 주저앉아

불선여정 불선여정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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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할수록 침묵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시와 사랑 아닌가. ˝이대 나온 여자˝ 정 시인의
오늘 특강 중 결미의 말이었다.
밝고 편안한 기운을 나눠주는 시인이었다.
침묵하고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단계라면,
시든 사랑이든,
쉬이 돌아가지 못할 인연의 문턱을 넘은 게 아닐까.
정끝별은 아버지가 지어주신 본명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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