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매도 아이들 문원아이 12
김용훈 지음, 임향한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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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바다를 소재로 한 장편동화라 여름에 읽기에 시원함을 전해줄 것 같았다. 그리 복잡한 구조나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초등 고학년이면 책장을 넘기기에도 수월할 것 같다. 묘하게도,특이한 지형을 한 외딴 무인도를 배경으로 파도와 싸워 그곳에 올라 악당을 만나고 물리치고 살아 돌아오는 구도가 흡사 예전에 읽었던 '15소년 표류기'와도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15명의 각기 다른 성격의 아이들은 5명의 아이들로 축소되었고, 15소년 중 흑인 아이 하나는 5명의 관매도 아이들에서는 여자 아이로 둔갑했다. 나이 어린 동생이 끼어있는 것도 그렇고, 두 명의 리더격이 되는 아이들이 서로 다투다 화해점을 찾고 모두가 힘을 모아 일을 해결하는 점도 그렇다. 19세기의 악당은 21세기에는 자연물 불법채취를 하는 '도둑 아저씨들'로 나온다.

자연은 누구 한 사람의 것도 아니고 주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바로 자연의 주인이다. 그러므로 무인도의 희귀 식물이나 특이한 모양의 돌을 마구잡이로 캐내어 도시의 부유층에 비싼 값에 판 '도둑 아저씨들'은 분명 악당이다. 그러나 자연환경을 보호하자는 주제가 너무 눈에 드러난다. '15소년 표류기'가 인간의 근본 에네르기를 표현하고 있다면 '관매도 아이들'에게서도 그런 에네르기를 느끼기는 부족하지 않다.

쉼없는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모험을 즐기는 아이들, 그리고 점점 그런 것들에 무감각해지는 어른들 모두에게 그런대로 흥미있는 읽을 거리가 되겠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 대한 묘사나 인물의 심리묘사가 더 사실적으로 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신비의 자연이 주는 막연한 공포감, 대자연의 힘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용감한 아이들에게서 활력을 얻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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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영어로 해도 김치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8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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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12가지의 동화를 통해 잊고 있었던 우리 것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책은 독서력이 다소 낮은 아이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겠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갖게 되는가가 중요하겠다. 새학년이 시작하는 3월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1월로 시작한 것보다 훨씬 아이들의 리듬과 맞는 듯하다. 3월 이야기의 소재가 바로 김치이다. 서구 음식에 길들여져 김치의 매운맛을 싫어하는 아이들. 그러나 김치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고스란히 스며있는 훌륭한 저장 식품이다.

이 외에도 의식주 전반에서 두루두루 찾아 볼 수 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이 책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잃지 않고 지켜나가려면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것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한다. '김치'가 '기무치'가 되어 세계 시장에 나가기 이전에, 먼저 우리 것을 알리는 데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일본에서는 '김치'를 여학교의 정규과목으로 넣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소홀히 하는 부분을 오히려 남이 더 귀하게 여기다니.

우리 것을 접할 기회도 거의 없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이 책은 간접경험도 될 뿐만아니라,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구수한 목소리가 느껴져, 푸근한 느낌에 젖게 된다. 실제로 책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다.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이어 나가시는 그 분들의 지혜와 환경친화적인 우리 것들의 우수함을 쉽게 설명해 놓았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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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를 왜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하나요?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20
권오영 지음 / 다섯수레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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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백제 사비 도읍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 23점이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적게 남아 있는 백제의 유물들이라 그 반가움이 더 컸을 것이다. 삼국 중 가장 먼저 부흥하였고 찬란하고 세련된 문화를 지녔던 백제는 아련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왕국이다. 일본이 망언을 퍼붓고 있는 요즘, 그 옛날 백제가 그들에게 전해 주었던 문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런지 정말 궁굼해요' 시리즈 중의 하나인 이 책은 백제에 관한 궁굼증 43가지에 대한 짧고 분명한 답을 분야별로 나누어 싣고 있다. 백제의 건국과 영토를 가장 넓혔던 때 부터 시작하여 생활, 외교, 문화 같은 구체적인 분야별로 시시콜콜한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꾸며 놓았다. 실제 사진과 자료를 곁들여 효과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배치가 어수선한 것 같아 아쉽다. 좀더 많은 자료를 소개하려다 생긴 '옥의 티'가 아닌가 한다. 그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면, 줄맞춰 딱딱하게 자리하고 있는 문장들을 보는 것보다 약간은 자유롭게 손으로 찾아가며 읽는 재미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초등 중학년의 아이라면 이런 책보기 방식을 더 좋아 할 수도 있겠다. 백제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하는 데는 다소 모자람이 있지만, 잃어버린 왕국, 백제에 대한 인상과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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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만세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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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나 방귀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왠지 우스운가보다. '아빠는 방귀뿡뿡이'라며 깔깔대는 아이의 얼굴이 마냥 천진하다. 작가는, 너무 '생리적'이라 어른들이라면 피하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가지고 와 풋풋한 이야기 거리로 잡아내는 솜씨를 보인다.

이성에 약간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다듬어지지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 나이 또래 남자아이의 심리가 이 그림동화를 이끌어가는 주축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 안의 풍경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이물감이 없다. 아이들의 얼굴도 표정도 두루뭉실한 게 그렇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방귀를 뀐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뱃속의 아기도 방귀를 뀌나요?'하고 묻는 아이의 물음이 재미있다. 물푸레나무의 맛있는 꽃향기를 꽃이 뀐 방귀 냄새로 생각하는 요코도 예쁘다. 생리적인 현상인 방귀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을 생각하게 한 선생님도 멋지다.

얼떨결에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방귀를 뀐 사실을 큰소리로 말하고 나서 곧 후회는 되었지만 어쩌지를 못해 하는, 테츠오의 심리가 표정과 함께 책의 아랫 쪽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다 우연히 날아 들어온 나비를 보고 '나비도 방귀뀐다'하고 말하여 사과를 대신하는 테츠오도 밉지않은 아이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저절로 생각하게 되는,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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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봐 벨 이마주 3
앨러슨 레스터 글 그림, 김연수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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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디에 눈을 둘 지 몰라 다소 어리둥절하다. 너무 많은 동물들이 내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게다가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환경을 하고 있는 배경이 낯설기도 하다.

이게 바로 이 책이 주는 매력이다. 어두운 방 안에 발을 들여 놓으면 처음엔 아무 것도 알아 볼 수 없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방 안의 물건들이 하나 하나 손으로 더듬는 듯 눈에 들어 온다.

이 책은 지구 곳곳으로 실컷 일주 여행을 할 수 있는 티켓이다. 온갖 동물들과 만나며 눈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지구의 구석구석은 모두 다른 기후와 자연환경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동물들도 있고 생소한 동물들이 더 많다.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뒷장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그 이름을 알아내는 방법도 재미있는 놀이이다. 먼저, 어떤 환경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하고 그 다음에 실제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적이고 지리적인 접근까지 하게 한다.

공룡 동산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게 하는 가장 큰 '환경'이다. 지금은 공룡을 동물원에서 왜 볼 수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 주면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빨려들어온다. 공룡을 나의 동물 농장에서 키우고 싶은 동물이라고 큰소리로 떠드는 아이들의 낭낭한 목소리가 신난다. 오늘 밤, 공룡이 되살아나 놀러 오는 꿈을 꾸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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