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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짬뽕 탕수육 나의 학급문고 3
김영주 지음, 고경숙 그림 / 재미마주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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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내지는 왕따 문제가 간과할 수준이 아닌 요즘, 저학년 대상의 이야기이긴 한나,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건강한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왕, 거지를 정하고 아이들이 제 뒤에 줄을 서게 만드는 아이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엄석대를 연상시킨다. 왕 뒤에만 줄을 서는 아이들은 대부분의 순진한 우리네 아이들. 이 아이들의 마음엔 어쩔 수 없는 비굴함과 두려움이 숨어 있다. 그러나, 종민이를 보면 당당하다. 이유없는 왕따라는 괴로움을 기지로 극복하는 것이 지혜롭다.

아이들의 놀이 속에는 법칙이 있고 나름의 철학이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갈등도 화해도 할 줄 안다. 놀이를 하는 동안은 그네들의 선함을 위악으로 감추기란 어렵다. 그리고 아이들은 기지발랄한 새로운 놀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보완, 수정의 과정도 거치면서.

건강한 놀이를 통해 반 아이들 모두가 하나되는 경험을 많이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한 경험을 통해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손잡는다면!

물론 현실의 사정은 그리 단순하지도 명료하지도 않다. 육체적, 정신적 학교 폭력이 피해자를 자살로 까지 몰고 가는 현실이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주 현실적인 수채화 그림과 아이들의 살아있는 표정이 참 좋았다. 학교에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초등학교 1학년 우리 아이가 무척 흥미있어 했고, 저도 짜장이 제일 좋다며 재미있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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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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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소재를 이렇게 풀어내었구나 하며 묵직한 감동이 밀려왔다. 나와 나의 삶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보게도 되었다. 내가 전정 소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나의 소망은 어떤 모습으로 나의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을까?

한창 커가는 두 아이들의 엄마인 나. 나의 모성애란 잎싹의 그것과 다른가? 잎싹의 모성애는 모든 생명에의 사랑을 우선으로 한다. 내 핏줄만 돌보면 그만인 편협함이란 없다. 종족보존이란 본능과는 별개의, 끊임없는 자기 희생과 인내, 자기 수련으로 당당한 모습의 자식을 키워낸다. 자식의 비상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소망을 떠올리며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다. 그것은 살신성인과도 같은 것이며 세상의 모든 생명을 불쌍히 여기는데서 출발하는 생명에의 무한한 애정을 성스럽게 보여준다.

안락한 마당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나에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나의 유산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었다. 어려움에 쉽게 무릎 꿇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것을 찾아 나서서 헤쳐나가는 잎싹. 강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의지와 진정한 모성애로 이루어낸 잎싹의 소망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 더없이 고귀한 빛을 발한다.

문장과 구성에서 탄탄한 힘이 느껴진다. 동물을 등장인물로 하면서 마지막 장까지 나를 끌고가는 마력이 대단하다. 그렇게 절실하다. 잎싹이 그 고단한 삶을 선택한 것도 생명을 바치는 것도. 삽화도 너무 힘이 있고 사실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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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형제의 모험 - 개정2판 창비아동문고 4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트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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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심성의 형제가 펼치는 모험을 환티지의 세계에서 마음껏 그려 놓았다. 통쾌하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단숨에 읽었다. 그냥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릴 적 자주 꾸는 낭떨어지에서의 떨어짐이라는 이미지가 현실의 갖가지 굴레에서 자유로와지고 싶어하는 아이와 어른들의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준다.

신나게 모험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훌쩍 자라있고 두려움이라는 장애물도 겅중 뛰어 넘어 있다.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난 그 순간 진정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내가 어릴 적 무엇을 생각하고 바랐던가를 언제나 생각했던 린드그렌의 작품답게 아이들의 소망과 욕구를 아이들의 언어로 지루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다 읽고 나면 내가 마치 동생 카알인 듯 감정이 이입되면서 뭉클한 것이 올라와 눈 앞이 흐려질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자유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돋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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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 리네아의 이야기 1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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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인상파 화가와 그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철도의 발달과 튜브 물감의 생산으로 야외를 많이 찾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실내의 음침한 기운이 아니라, 빛의 각도에 따라 무수히 다르게 보이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지. 초기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긍정적 의미가 아니었음직하다. 언제나 기존의 틀을 깨는 건 고운 시선으로 봐 지지 않나보다.

실제 한국인 입양아인 리네아가 프랑스를 여행한 기록 같은 책이다.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이 아니라, 모네가 실제 살았던 집의 아름다운 정원이 그 곳이다. 그 곳에서 모네를 느끼고 그의 삶의 고통도 이해해 보려 하면서 말이다. 그가 즐겨 그린 수련을 가까이서 보면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 놓은 것 같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보면 정말 아름다운 수련이 피어 있다. 세상사가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인간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겠지.

아이를 데리고 꼭 이런 주제가 있는 여행을 해야겠다. 시끌벅적한 겉핥기식 여행이 아니라, 주제를 따라 차분히 나를 생각해 보는 진짜 여행의 경험을 아이에게 갖게 해 주고 싶어졌다. 집에 돌아오면 그 곳에서의 추억과 경험을 오래동안 간직할 수 있게 자질구레한 소품들은 상자에 넣어두거나 게시판에 붙여 두는 아이디어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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