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드디어 작은딸 학교 학예제!
어머니 합창단도 한다.^^
아래위로 검정색 옷으로 통일하고 간단한 액세서리는 해도 되는 걸로.
가지산 물소리, 노랫말이 참 좋아 부르다 울컥하고 눈시울 젖기도 해서 내일은 안 그래야지.
오늘은 춥지만 강당에 서서 연습도 해보고 열도 맞춰보고 했는데
내일 아이들 앞에서 잘하려나 ^^
딸은 합창단, 밴드부, 오케스트라, 사물놀이, 차차차 댄스까지 다섯 번 올라갔다내려갔다 바쁠 예정이다.
사춘기앓이 중2 딸이랑 기싸움 하다가 크리스마스 구실로 슬쩍 내가 먼저 손내밀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덥석 받아줘서 고마웠다. 옹졸한 엄마는 최소한 되지 말자.^^
내일은 9년만에 색조화장도 좀 해볼까. 마스카라도 바르고.ㅋㅋ
아침 일찍 딸 반아이들 넷 태워서 가야하니까 오늘은 좀 일찍 잘 자야할 건데
모르겠다, 나중 또 잠이 안 올지.
어제는 거의 밤새우고 '안나 카레니나3'을 읽었다.
올해 안에 다 읽으려고.
그동안 깊이 남았거나 스치고 지나간 단상들이 꽤 있는데 페이퍼로 다 풀어내지 못하고 묵혀둔다.
며칠 남지 않은 2012, 그리고 다가올 2013 계사년, 최소한 좋은 말 듣고 좋은 말 하고
좋은 생각하며 살자고 맘속 다짐을 했건만 상황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복병처럼 덤빈다.
돌의 몸에 물의 몸이 부딪히며 흥얼흥얼 노래하듯,이라고 했지만 부딪힘이 반복되고도 둥글어지지 않는
환경, 상황, 사람은 되도록 피하며 살고 싶어진다.
나는 정신이 강한 편이라(고 여겨)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싫다. 병나기 싫으니까.
내일 합창 열심히 잘 하고 내 마음에 평강과 환희와 축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나'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한 것이다. 내가 행복하고 평화롭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행복감은 불행감이 한쪽에서 치고 들어올 때 다른쪽에서 고개를 쳐드는 것이다.
가슴 한켠에 납작 엎드려 쪼그리고 있다가 말이다. 불행은 행복의 존재이유다.
우리들의 삶에도 돌들이 필요하다,고 노래하지만 돌도 돌 나름인 것 같다. ^^
삶은 의외로 심플한 게 아닐까. 그래야하고.
<안나 카레니나>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안나와 브론스키만이 중심이 아니라
레빈의 이야기가 많이 차지한다. 무엇보다, 인간심리와 성격, 행복과 불행,고뇌와 기쁨을 읽을 수 있다. 사랑과 결혼, 가족과 친구 그 허위와 진실은 죽음을 보는 시선은 물론 러시아 농노제와 귀족사회, 톨스토이의 음악, 미술 등 예술관과 교육관, 사회와 역사를 보는 시선을 장대한 서사 속에서 읽을 수 있다.
그녀는 자기에게 승리를 주었던 그 말, 즉 '나는 무서운 불행에 가까워지고 있고, 또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 그 말을 생각해내고 이 무기의 위험함과 이제 두 번 다시 써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는 둘 사이에는 그들을 이어주는 사랑과 나란히, 그의 마음에서도
또 그녀 자신의 마음에서도 제거할 수 없는 일종의 호전적이고 사악한 정신이 개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안나 카레니나3, 문학동네,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