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오쇼 라즈니쉬의 수염난 얼굴이 ㅠ 

 일전에, 1997년 초판 발행된 계몽사의 오쇼 라즈니쉬 사상선집 중 7,8권, 피타고라스 강론 1과 2 두권을 신청도서로 받았다. 꽤 두꺼운 책인데 확 끌리는 책이라 다행이다. 이런 책은 도대체 어떤 분이 녹음신청을 하는가 싶어 물어봤더니, 60대 남자분이라고 한다. 예전에 전집을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고 다 읽었던 책인데, 세월이 흘러 다시 읽고 싶어서 신청한다고... 아.. 이런 분이 계시구나.

아마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으신 분이다. 사연은 가지가지일 거다. 당뇨합병증 외에도 어느 젊은 개그맨처럼 난치병이 어느날 찾아왔을 수도 있고. 신청도서는 우선 급한 책이라 오늘은 아침부터 하루종일 큰딸을 데리러 학교에 가기 전까지 낭독녹음 했다. 내용이 참 좋아 더더 읽고 싶었다.

특히 어느 기막힌 솜씨의 망나니 이야기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목숨이 어떤 것인지, 놀라게 했다. 

- 더 이상 놀리지 말고 어서 목을 치게나, 라며 화를 내는 죄인에게 한참 칼솜씨를 허공에 부리며 춤을 추던 망나니 왈, 고개를 한 번 흔들어보게!  그 죄인의 고개는 툭 하고 땅에 떨어졌다. -

(우리는 이미 죽은 목숨을 가지고 살면서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떵떵거리는 건 아닌지. 죽음을 확인하는 게 두려우면 고개를 흔들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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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5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그럼 이 두꺼운 책을 모두 녹음하시는 거여요?
엄청난 시간과 공이 들텐데...?

프레이야 2010-06-25 21:44   좋아요 0 | URL
오늘 1/5 좀 넘게 녹음했어요.
(다른 책 일차편집도 하고)
내용이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마기님, 또 한줄 드릴게요
- 사랑은 얼굴 없이 온다. 사랑은 꽃, 기도는 그 향기다.
(누군가를 위해 미움의 사랑보다 기도의 사랑을 할 수 있으면...)

비로그인 2010-06-25 21:47   좋아요 0 | URL
으악~~~미움의 사랑보다 기도의 사랑!
제 가슴에 쾅쾅 박아놓겠어요.

blanca 2010-06-2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도서를 신청하신 분의 사연 읽으니 괜히 눈물이--;; 그리고 종일토록 그것을 녹음하셨다는 프레이야님 생각하니 또 가슴 뭉클하고--;; 오늘 저녁 정말 감성 충만입니다.

프레이야 2010-06-25 21:52   좋아요 0 | URL
네, 그런 사연을 들으니 더 정성껏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천적인 분들이 더 힘들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비가 부슬부슬 오더니 지금은 그친 것 같아요.
장맛비 시작인가요? 빨래가 안 말라 우찌한데요.ㅋ

L.SHIN 2010-06-2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저 어떻게요..프레님..ㅜ_ㅡ
제목을...'피타고라스'가 아니라 '파스타'로 읽었..;;; (어쩔..이 눔의 난독증...)

프레이야 2010-06-25 22:30   좋아요 0 | URL
엘신님 에고고^^
다요트 금단증상인가요? ㅎㅎ
주방서랍들 정리하다 왔더니 저도 뭣이 글자가 어리어리해요.ㅋ
몹쓸 기립성빈혈 같으니..

라로 2010-06-2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바쁘셨군요~. 모든일에 성실한 프레이야님은 복 받을껴~~~.^^
근데 비가 오나봐요...

프레이야 2010-06-26 00:34   좋아요 0 | URL
와락~ 나비님, 오늘 어땠어요? 잘 보내셨죠?
여긴 장맛비 서서히 시작하는 거 같아요.
좋아요. 비오는 날, 빗소리, 시원하고.
안 하던 집정리를 여기저기 하느라 파스까지 붙이고 야단났어요.ㅠ

순오기 2010-06-2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망나니의 솜씨라는 건 신의 경지네요.
건강하게 살아있는 나날들을 잘 살아야... 불끈!

프레이야 2010-06-26 20:02   좋아요 0 | URL
네, 불끈!
오기언니는 에너지의 신이세요^^

소나무집 2010-06-26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죽은 목숨을 가지고 살면서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떵떵거리는 건 아닌지...
하루하루 잘 살겠습니다.

프레이야 2010-06-26 20:04   좋아요 0 | URL
곳곳에 어찌 떵떵거리는 사람들이 많은지요..ㅠ
고개 함부로 흔들지말고 살아야겠어요.ㅎㅎ

같은하늘 2010-07-02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금만 말을 많이해도 혀가 꼬이는데...
또박또박 이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시는 프레이야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존경스러워요.^^

프레이야 2010-07-02 18:15   좋아요 0 | URL
헤헤, 마이크 앞이랑 다른가 봐요.
저도 실제로 말로 하라면 혀 꼬이고 목소리도 허스키해지는데 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