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령이가 상장을 받아왔어요. 

"위 학생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주최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하는 '2006 사랑의 일기 큰잔치' 공모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였기에 이 상장을 수여함"

전에 담임선생님이 그동안 아이가 쓴 일기장을 다 가져오라고 해서 갖다드린 적이 있는데 여기 내려고 그러셨던 것 같아요. 잊고 있었는데 깜짝 선물이네요.

근데 이런 추진협의회가 있는 줄 몰랐네요. 아이는 친구들 앞에서 박수 받으며 받아왔다고 좋아라하는데 전 왜 이리 웃기는지요 ^-^  아무튼 아이에게는 격려가 되는, 고무적인 일이 되어 기쁘네요.

오랜만에 일기장을 뒤져보았어요. 근래에 희령이가 쓴 일기를 하나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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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토요일

일어난 시각 9시 / 잠자는 시각 12시

'나 이사 갈거야' 라는 책을 읽었다. 로타는 생각이 짧은 것 같다. 왜냐하면 싫어하는 스웨터를 엄마가 입으라고 했다고 뾰루퉁하게 있고 집까지 나온 친구이니까. 그래도 역시 엄마 아빠와 자기 집에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다. 그리고 집 나온 로타를 다락방에서라도 지내게 해주신 베르타 아주머니는 마음이 아주 따뜻하신 분 같다. 나는 로타처럼 엄마와 싸워서 집을 나오지는 않고 싶다. 엄마와 떨어져있으면 괴롭고 슬프기 때문이다. 로타도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나중에는 괴로워했다. 다른 사람들도 싸워서 집을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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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지인이 얼마전 사소한 일로 남편과 싸웠는데 그분이 글쎄 짐을 싸시더니 집을 나가셨대요. 우린 그 이야기를 구구절절 듣고 어찌 웃었던지요. 집이 지인 명의로 되어있으니 나갈려면 자기가 나가라고 그랬다네요. 그 남편분은 가장 아끼는 낚시도구들을 제일 먼저 꼼꼼히 챙기고 옷을 챙기더랍니다. 싸워도 집을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쓴 희령이 글을 보면서 저도 예전에 옆지기랑 싸우고 한 번 나왔던 기억이 나요. 나와 봐도 갈 데는 없고 동네 한 바퀴 돌다 들어간 적이 있죠. 옆지기도 말다툼 후 한밤중에도 옷 챙겨입고 훌쩍 나가버린 적이 있어요. 그래도 좀 있다 들어오더군요. 집을 나가 봐야 갈 데도 없는 게 우리들이네요.^^ 참, 옆지긴 나가면서 카메라 가방 둘러매더군요.^^ 안 나고 버텨야 이기는 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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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2-02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마노아 2006-12-0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예쁜 가족이에요^^ 희령이 축하해요`

비로그인 2006-12-0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부싸움하고 집 나간 적이 있었는데 집 나가서 바람쐬니 금방 기분이 좋아져 집에 들어갔더니 남편이 왜 집을 나갔냐고 더 화를 내는 바람에 한바탕 또 싸웠던 적이 있어요
여하튼 상받은 거 축하드려요.
아이가 글을 정말 잘 씁니다. 저희 아이보다 두 살이나 아랜데 두살 위 누나처럼 쓰는것같네요.

토트 2006-12-0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무지 귀엽네요. ^^

마늘빵 2006-12-0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절대 못받을 상장이군요 ^^

짱꿀라 2006-12-0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희령이가 그드어 상장을....... 혜경님, 닮아서 글도 정말 잘 쓰시나 봐요. 저는 언제나 그런 글을 쓰나 정말 부럽네요. 행복하시구요.

프레이야 2006-12-0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모두모두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이 주는 상장에 연연해 하지 마라고 했는데도 아이가 좋아하니 기쁘네요. ^-^

또또유스또 2006-12-0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장은 좋은 겁니다요~~~
희령이가 글을 참 잘 쓰네요...
이것도 유전인가요?
아님 님께 배워서? 그렇다면 저도 갈캬줘여..~~
문하생 1호인디..ㅋㅋㅋ
희령이에게 축하한다 꼭 전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