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나무를 심는다 - 아침독서운동 한상수의 행복한 독서운동 이야기
한상수 지음 / 한권의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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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첫 대학에서는 실패했지만, 다시 공부해서 교대에 들어가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런데, 나의 꿈은 그냥 교사가 되는 거 말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다. 

"우리 선생님처럼 가슴 따뜻한 그런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던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의 그 시간 그 장면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긴 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은 한없이 부족했다.

잘 가르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은 나의 말에 집중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그래, 이거야!' 하는 감을 잡을 수 있을까 물으니 선배 교사는 10년 지나니 조금 느낌이 오더라 했다.

그런데, 10년 쯤 지나면 타성에 젖기 싶고 그럭저럭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그럴 즈음 나는 아침독서를 만났다.

아침독서추진본부라는 카페에서 교사들에게 책을 나누어 준다는 소식을 듣고 가 보았더니

마감이 이미 지난 상태라 한 발 늦어 무척 아쉬웠다.

이런 마음을 댓글로 표현했더니 남아 있는 책을 조금 보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분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신 한상수 선생님이다.

이 땅의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려면 가장 먼저 교사들에게 투자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한상수 선생님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린이 도서 연구회 목록을 살펴서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목록을 정하고

부모님께 도서 기증 의사를 물어 책이 중복되지 않도록 학급 문고를 구성 하느라 3월 한 달 동안 무지 바빴던 나는

이후 이 책들을 씨앗 책 삼아 책을 사는 교사가 되었다.

여희숙 선생님의 <<책읽는 교실>>을 읽고 감동하여 학급 문고 1000권 만들기 목표를 세웠는데,

행복한아침독서(아침독서추진본부는 이후 이름을 바꾸고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다.)의 학급문고 보내주기 행사  덕분에

그 꿈도 금방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전 아이들과 책을 헤아려 보았을 때 1300권을 넘겼으니 이제 1500권은 넘었으리라 생각한다.

고학년 교실에서는 이 모든 책을 책꽂이에 꽂아 두지만 저학년에서는 그림책만 가져다 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저학년을 맡게 되어 교실에 그림책만 가져다 두었다. 

그런데, 올해 아이들은 독서 습관 형성이 아직 안 되어 있어서 교실 독서 환경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 어린 시절 보던 책을 사촌 조카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몇 종류의 책은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집에 고이 모시고 있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들도 이번에 주섬주섬 챙겨 교실에 가져다 두었다.

아이들이 커서 책을 정리해야 겠다며 언니가 학교 아이들 보게 책을 보내줄까 물어서 그것도 챙겨 받기로 했다.

2월이면 책을 옮기느라 며칠을 낑낑 거린다.

올해처럼 엘리베이터 없는 교실인 경우 계단을 오르내리며 '내가 이거 뭐하는 짓이지?'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렇지만 이 일을 멈출 수 없다. 이 일이 가져올 더 큰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마음과 그대로 통하는 대목이 보여서 옮겨 본다.

책을 싸서 보내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은 학급문고 보내기 행사를 할 때 법인 로고가 새겨진 전용 박스를 제작해서 보내지만, 그때는 그럴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대형 할인점에서 빈 박스를 가져와 책을 싸야 했다. 책 싸는 일도 상근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혼자 했다. 출판사에서 기증한 책을 학년별로 선별하여 책꽂이에 꽂고 박스에 책을 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책을 읽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107쪽)

 

나는 행복한아침독서의 꿈나무다.

행복한아침독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어서 아침독서에 항상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침독서 열심히 한 덕분에 아이들로부터 좋은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침독서 학교에서 사례 발표를 하고 그 내용을 책에 싣기도 했다. [책이 좋은 아이들]

그리고 '아침독서신문'에 실린 글을 보고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고 책을 함께 내어 보자는 편집자의 연락을 받게 되었고 그 덕에 꿈만 같은 '나의 책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 스스로 즐기는 책벌레 만들기]

또 작년에는 행복한아침독서의 추천으로 2016년 독서문화상에서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책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계속 나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다니!

(나의 이야기가 곧 이 책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해 주시길~)

이 책을 읽으면서 아침독서가 자라오는 동안 내가 함께 자랐다는 생각이 들어 읽는 내도록 가슴 뭉클해졌다.

내가 아침독서를 만나고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던 그 시절의 그 감동이 이 책을 읽는 동안 고스란히 다시 떠오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요즘 일이 바빠졌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소홀했던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반성을 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리라 마음 먹게 해 주는 고마운 책이다.

 

아침독서 10분 운동은 전국의 많은 학교의 아침을 바꾸어 놓았다.  

교육청 단위에서 이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고 그것이 일선 학교로 파급이 이루어져서 이제 안정기에 접어 들었다.

부산교육청에서는 부산독서 2050운동이라고 하여 매일 아침 20분 동안 책을 읽어 일 년에 50권의 책을 읽자는 운동을 했다.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이 운동이 잘 정착되었다는 판단하에

북리더 운동[BR]과 책가방[책이 있는 가까운 곳 방문하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독서 홍보대사 역할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독서를 넘어선 책읽는 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때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독서로 진행할 예정인데 그 첫 공부는 이 책으로 풀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는 독서 교육에 헌신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여러 책들이 추천되어 있고,

우리가 왜 아이들과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한 사람들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 땅의 아이들이 책을 통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아침독서운동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 책을 통해 감동받은 이 땅의 많은 교사들이 함께 이 길을 걷기를 소망해본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 나는 한상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가슴에 꼭 새기며 임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접해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다."

 

도서관 인프라가 너무나 부족하던 시대에 작은 도서관 운동을 시작하던 것이 나의 1기 독서운동이었고, 이 땅의 아이들 누구나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려는 마음으로 아침독서운동을 펼친 것이 2기 독서운동이었다. 이제 동네책방운동은 내게는 마지막이 될 3기 독서운동이란 각오로 새롭게 신발 끈을 고쳐 매려 한다. (264쪽)

 

나는 선생님의 2기 독서운동의 수혜자였다.

내가 한 이야기들은 2기 독서운동 관련 내용인데, 이 책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음을 전한다.

선생님께서 새롭게 시작하시는 고양시의 행복한책방도 많은 이들에게 꿈을 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하리라 믿는다.

 

*일본 아침독서 운동의 창시자인 하야시 히로시가 선생님의 멘토인 것처럼

 선생님은 제 인생의 멘토이십니다.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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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2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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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23: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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