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여행하는 맛이구나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이들이 있다.
1. 군산의 시의원 이야기는 지난 번에 했고,
2. 김좌진 기념관에서 해설해 주신 분
좁은 기념관 안에는 할아버지들이 몇 분 계셨고, 그 할아버지들 앞에서 기록화를 보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설명을 해 주시는 분이 계셨다.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 관장님이라고 해야 할까? 김좌진 장군이 노비 문서를 태운 이야기, 김좌진 장군의 가계도에 관한 이야기... 하시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시던 그 어르신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18살에 노비 문서를 모두 태우시고 가지고 계신 땅도 다 나누어 주시고 학교를 세워 교육하신 후 그 학교도 바치셨다며 온 몸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셨다고 해설 해 주셨다. 할아버지들께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뭔지 아실까? 희망찬 아이들에게 묻지도 않은 그 뜻을 설명해 준다고 나 혼자 열 잔뜩 올렸다.
3. 부천 중 1동 성당
이 성당의 특이한 점은 상가 건물이 성당이라는 점.
신부님 말씀이 부지 확보가 어려워 상가를 한 층 한 층 사면서 성당을 완성해 나가고 있으시단다.
미사 후 공지 시간에 처음 보는 가족이 있다시며 인사 건네 주셨다.
옥상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하시면서
가족 사진도 손수 찍어 주신 정겨운 신부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4. 남산 타워 가는 길에 들른 사랑방 칼국수
이곳에서 자취를 했던 아이들의 사촌 고모가 추천해 준 맛집이었는데,
고모 설명 듣고 찾아갔는데, 간판은 보이지 않고
하루 종일 걸어서(서울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찬이는 힘들다고 잘동말동 해서 아빠랑 남겨 두고,
희망이랑 둘이서 좀 더 찾아 나섰다.
근처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없어서 가게로 전화를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이곳이 간판이 잘 안 보이니 거기 가만 서 있으면 내가 나가겠노라 하셨다.
닭고기 백반이 칼국수 보다 맛있다고 해서 3인분에 칼국수 하나 시켰는데,
국물이 하나 부족하다고 하나 더 주시고, 밥도 부족하면 더 달라 해라 하신다.
팍팍한 서울 인심이 맘이 많이 상했었는데, 아주머니 인심이 다 풀어졌다.
5. 수원 화성 서장대 올라가는 길에 계단이 많다.
우리가 내려가는 길에 올라오던 젊은 오빠가 여자 친구에게 하는 말
"내려갈 때는 편하겠지?"
이 말이 정말 기분좋게 들렸다.
6. 어느 식당 서빙하는 아가씨(학생인가?)
띵동 : 물 좀 주세요.
네에~~~ 하고 말하는데 활짝 웃는 모습이 그렇게 기분좋을 수가 없다.
사람 향기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