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살던 용산 ㅣ 평화 발자국 2
김성희 외 지음 / 보리 / 2010년 1월
평점 :
사서샘이 개인 사정으로 연가를 내셔서 도서관 도우미 맘들께서 대출 반납을 해 주셨다.
수업을 마치고 내려 가니 이 책을 한 쪽으로 치워 두시고는 아이들이 만화라는 이유로 이 책을 보고 있는데, 이 책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신다.
"읽다가 어려우면 아이들이 읽지 않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씀 드렸더니,
아이들은 만화라는 이유로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살피지 않고 읽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 하신다.
작년에 어느 선생님께서 희망하셔서 책을 산 듯한데, 나도 읽지 않은 내용이라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말을 할 수 없어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진실을 담고 있으나 어머님의 지적처럼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하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보아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책 대출을 금하다가 얼마 전부터 실시했더니 우리 학교 도서 대출 1위가 강풀 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되어 버렸다고 말씀하시면서 다시 대출을 금해야 겠다고 하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만 보려고 살짝 숨겨 두어서 사서샘께서 찾느라 바쁘시단다.
때로는 몰래 보는 책들이 삶의 긴장감을 주면서 짜릿한 희열을 느끼게도 할 것 같긴 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나름대로 소화해 낼 수 있으리라고도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들이 그들에게 좀 더 양질의 도서를
수준에 맞추어 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 무척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속상하고 슬펐다.
전 국민을 슬프게 한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 자녀들이 이런 일을 당했더라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가난을 대물림 하고 싶지 않은 서민들,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신을 지키려고 했을 뿐인데,
죽거나 갇히게 되었다.
누가 죄인인가?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 준단 말인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용산참사의 희생자들에게 그동안의 무관심이 한없이 죄송하다.
소극적이지만, 그들의 아픔에 함께 가슴 아파 하는 일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5년이 넘었지만, 그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