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들었어 -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여름방학 추천도서,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바람그림책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의 그림은 세련되지 않았다.

그런데 묘한 끌림이 있다.

그 끌림은 글솜씨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쉽다.

그가 쓴 글은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꼬맹이들도 나처럼 이런 경험을 한다.

앞서 읽은 <<내가 라면을 먹을 때>>를 보며 느꼈던 그 기분과 비슷한 여운이 남는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서 읽어주고 싶다.

그들이 보이는 반응이 궁금하다.

가끔씩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웃는 아이가 있다.

감상 포인트를 잘못 잡는 아이들.

아이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표현에 주목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웃긴다고 할까? 슬프다고 할까?

 

나는 이 책을 사실 웃으면서 보았다.

이 엄마, 완전 대박이야! 하면서

그리고 응원의 박수를 막 쳤다.

아빠 없이 아이를 잘 키워 내려면

요시후미 엄마처럼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가야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후미는 세상 어디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그런 멋진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재봉틀로 옷 만드는 일을 하는 엄마는 청바지를 사고 싶다고 하는 요시후미에게 검도복 바지를 만드는 천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주신다.

친구들이 말한다.

"그게 뭐야? 청바지 같은데 청바지가 아니네?" 그러고는 모두 웃는다.

체육복 웃도리가 두꺼우니 얇은 천으로 만들어 주시겠다는 엄마는 와이셔츠 천으로 체육복을 만들어 주신다.

"그게 뭐야? 회사원 아저씨 같네. 체육복 같은데 체육복이 아니네?" 친구들은 또 웃는다.

친구가 든 멋진 가방이라면 엄마도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엄마는 가방 한가운데다 요시오라 새겨 버린다.

친구들은 또 웃는다.

"그게 뭐야? 요시오라니. 네 이름은 요시후미잖아. 요시후미 같은데 요시후미가 아니네?" 하고.

(이름이 바뀐 데는 사연이 있다. 아빠가 돌아사지가 친척들은 이름이 안 좋아서 그렇다면 아이의 이름을 요시오로 바꾸고는 집에서는 그렇게들 부르는 거다.)

아빠 참관수업 안내문을 받아든 엄마가 학교에 오시겠다고 하자. 요시후미는 오지 말라고 한다.

아빠 대신이라시며 꼭 가겠다는 엄마에게 요시후미는 아빠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뭐든지 만들 수 있는 엄마니까 아빠도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엄마가 조금 슬픈 얼굴로 말했다.

"미안하다. 엄마 재봉틀로 아빠는 만들 수 없어."

밥에서 모래 맛이 났다.

 

요시후미는 엄마에게 쏘아 붙이고는 엄마에게 미안했던 거다.

그리고 아빠 참관 수업날,

수업이 시작되고 뒤를 돌아보던 요시후미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는데...

이유가 뭘까?

 

요시후미 엄마의 눈부신 활약에 빵 터진 후,

그리고 깊이 슬퍼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하게 차 오르면서

세상을 살아갈 용기 한 줌을 쥐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참 따뜻한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3-12-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 내놓은 책 가운데 '아이가 태어나는 이야기' 담은 책이 있어요.
아주 멋지답니다.
다만, 맨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상상력이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이만큼 보여주는 그림책작가도 드물어요.

희망찬샘 2013-12-02 06: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함께살기님.
말씀하신 책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작가들은 아주 멋진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하는지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