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서 아이들 이야기도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지나왔다.

내가 맡은 학년은 3학년.

올망똘망 24명이 하나하나 예쁘다.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도 아이들에게 친절한 나 자신에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

아이들도 그만큼 날 믿고 잘 따라와 주고 있어서 크게 야단칠 일도 없지만,

아이들이 하는 잘못이 일부러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라고 봐지고 용서가 되는 까닭은

내가 그만큼 많은 실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더욱 더 이해가 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바쁘니까 왜 이리 실수가 많은지... 날마다 하루 한 건 이상씩 빈 자리가 보인다. ㅜㅜ

오늘 아침 받은 한 통의 편지...

반에서 정말 힘들다고 느껴지는 한 아이가 보낸 편지가 하루를 힘나게 했다.

말을 안 들어서 힘든 아이가 아니라...

아이가 가진 정서적인 문제가 다른 친구들과의 사귐에서 분노로 폭발할 때, 그게 바르지 않음을 이해시키기가 정말 힘들고, 맘도 짠하고... 그랬는데 편지에 자기도 잘 안 되지만 정말 많이 노력하면서 애쓰고 있다고 되어 있어 아침에 살짝 안아 주었다. 조금 더 믿고 응원해야겠다 생각하면서. 그리고 기다려주자 생각하면서...

우리 반 특수 아동은 오늘 아침 나를 보자 생긋 웃으며

"선생님 나 머리 잘랐어요." 한다.

모두모두 예쁘다, 사랑스럽다, 소중하다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런데...

제일 소중한 우리 아가들, 희망찬에게 너무나도 소홀하고, 내 몸 힘드니 짜증내게 되고, 야단치게 되고... 이런 내가 싫어서 또 속상하고... 그렇다.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찬이가 어서 와서 재워 달리니 토닥거려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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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5-2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 읽을 때마다 우리 태은이도 님같은 선생님 만나야 하는데 합니다.
저는 님을 토다토닥

희망찬샘 2013-05-25 07:41   좋아요 0 | URL
더 좋으신 분 만나실 거예요.
저도 항상 좋은 선배님 모습 보고 배우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