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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양장) ㅣ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정욱 작가의 책이라 우선 반가웠고 아동 출판물에 비하여 상대적 열세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글이라 반가웠다. 이제 청소년이 되려고 하는 우리 귀염둥이 육딩들에게 읽혀도 무리 없을 책이라 더욱 반갑다.
너무 재미있다는 희*양의 말에 신간도서인줄 알고 책을 빌렸는데, 2009년에 출판된 제법 시간이 지난 책이었다. 표지 느낌이 <<완득이>>랑 비슷~ 희*양의 말에 비하면 <<완득이>>는 재미있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이 책은 너무 재미있단다.
어느 교장 선생님 말씀~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는 어쩌면 이 아이들을 훌륭한 어른으로 키우는 것보다 '사회악'이 되지 않도록 키우는 일인 것 같다고 하셨던 그 말씀이 요즘 새삼스럽게 자꾸 떠오른다. 아이들의 일탈 행위는 다 그 나름의 원인이 있는데 그게 친구 잘못 사귀어서라기보다는 가정에서부터 비롯된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아이의 계속되는 일탈 행위는 학교에서 불 난 곳에 기름 붓는 경우로 더 큰 문제로 번져 나가기 쉽다. 이 아이들을 이해하기에는 교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아동 수가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지만, 내게 주어진 위치에서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할 것 같다.
까칠한 재석이를 제 갈 길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이로 만든 것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어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 어른의 책임을 한 번 더 느낀다.
재석은 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학교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게 되어 간 곳에서 '부라퀴'라는 서예를 가르치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부라퀴란 아이들이 보는 게임이나 만화에 등장하는 어떤 캐릭터를 가리키는 것 같은데, 찾아보니 야물고 암팡스러운 사람, 제게 이로운 일이면 기를 쓰고 덤비는 사람이라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이 할아버지는 감전 사고로 오른쪽 손과 발을 못 쓰게 되어 왼손으로 쓰기를 연습하여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나중에 다시 뇌졸중으로 왼쪽까지 마비가 와서 입으로 글을 쓰겠다고 도전을 하신다. 폭력서클에 가입된 재석은 할아버지의 강인한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담배도 끊고 폭력서클도 죽지 않을만큼 맞아 가면서 탈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이라는 곳에도 가보려 한다. 물론 재석의 마음을 먹게 한 것은 예쁘고 공부 잘 하고, 착한 부라퀴의 손녀딸 때문이기도 했지만...
재석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부라퀴와 얽힌 이야기는 그래서 이것이 소설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도 했지만,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 주었고, 비록 책이었지만, 할아버지의 입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이 책은 참으로 유익했다.
불량한 그들이 마음 붙일 곳은 어디일까?
불량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을 이해해 주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는 것은 제석이 새 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아직 늦지 않았음을. 무언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함을 이 책은 말해주고 싶어 한다. 젊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 잘못 된 것을 알아챘을 때 다시 도전 해 볼 수 있는 것.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힘과 용기를 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