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백과사전 - 우리 문화의 대표 얼굴, 도깨비 이야기
이현 지음, 이유진 그림, 조현설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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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라니!

우리나라 아이들이 흔히 알고 있는 머리 뿔달린 도깨비는 일본의 오니의 모습이라는 것,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이걸 먼저 알게 된 남편이 도깨비 관련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고 하길래, <<마지막 도깨비 달이>>라는 책에서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먼저 나왔더라, 알려주었던 것도 몇 년 전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어렴풋한 도깨비 관련 조각들을 제대로 맞추어 주는 근사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도깨비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도깨비에 관한 꽉찬 알찬 정보들이 가득하다. 여러 문헌 자료들을 참고하여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들을 수집한 후 그걸 작가 특유의 맛깔스런 글솜씨로 잘 버무려 두어 읽는 내도록 신 났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는 생김새도 키도 제각각이다. 정이 든 물건이 주로 변신한다는! 마음이 착하기도 하고, 어리숙하기도 하고, 성격이 고약하기도 하고... 다중 인격? ㅋㅋ~

우리 옛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 관련 이야기들을 증인들의 입을 빌어 알려주는데 고것이 감칠맛 나게 재미있다.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돈 갚아주는 도깨비 이야기도 다시 만나니 반갑다. 빌린 돈 닷냥을 날마다날마다 갚아주는 건망증 도깨비. 날마다 오는 것이 귀찮아 꾀를 내어 도깨비가 싫어하는 말피를 뿌려 두었다. 화가 난 도깨비는 김서방이 제일 무서워 한다는 돈을 집에 한여름 장마철 장대비처럼 우르르 쏟아 내린 것으로 복수를 했다나?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도깨비 부동산 사장 조 씨 할아버지다. 어떤 이야기는 뻔뻔한 대감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맹시 할아버지가 들려주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메밀묵 무형 문화재가 될 뻔한 서 씨 할머니가 들려주기도 한다. (그 분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도깨비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다.)

도깨비는 메밀묵과 개고기를 좋아한다니 도깨비가 보이거들랑 이런 음식들을 준비해서 꼬셔 보는 것도 좋을 듯.

도깨비가 즐겨드는 소품으로는 알다시피 도깨비 방망이, 도깨비 감투, 도깨비 책... 이런 것들과 관련한 이야기들도 이 책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책을 펼치면 경고 18금 이라는 붉은 글씨가 보인다. '이 책에는 앞뒤 없고 말 안 되며 황당한 내용이 있으므로 만 18개월 미만 유아에게는 보호자의 독서 지도가 필요합니다.' 라는 문구가 재미있다. 뱀머리와 뱀꼬리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림도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마지막장의 귀신도 놀라 버릴 마법의 주인공들 편에서 우리 문화 속 초능력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게 무척 재미있었다.

(사실, 귀신이 아니라 도깨비도 놀라 버릴 ~ 이라고 써야 하는데 잘못 쓴 것은 아닌가 고민을 좀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변신 여왕 구미호

*외유내강 삼족구

*지고지순 호녀

*살림 대가 우렁 각시

*날개 패션 선녀

*불로불사 신선

*바다의 왕 용왕

*멋진 의적 전우치

이 책을 읽는 내도록 혼자서 전설의 고향을 여러 편 찍으면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꼈다. 참 재미있었던 그 때 그 시절~

<<마지막 도깨비 달이>>에서는 도깨비가 사라진 이유를 이 세상에는 도깨비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 때문으로 보고 있다. 도깨비의 존재를 믿는다면 지금이라도 이 컴퓨터 자판이 도깨비로 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편집이 화려하고, 작가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책이다. 소장가치 높다. <<귀신 백과사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정말이지 기대가 된다.

참, 작가는 그 많던 도깨비들은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다고 한다. 다중 인격 성향을 지닌 도깨비의 모습들이 어쩜 우리의 모습들일지도 모른다는 것. 때로는 비겁하지만, 때로는 의로운 우리의 모습 말이다. 도깨비가 나타나 씨름하자고 하면 반드시 왼쪽으로 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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