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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졌다! ㅣ 사계절 그림책
서현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6월
평점 :
이런 그림책은 포토리뷰가 제격일 것도 같지만,
독자들이 책으로 그 재미를 느낄 기회를 빼앗는 것은 썩 좋지 않을 것 같아 몇 마디 흔적만 남긴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어렸다면, 저학년 담임을 했더라면, 그림책을 좀 더 신나게 샀을 텐데... 요즘은 그림책에는 웬만해서는 손이 가지 않는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으로 아이들과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기 충분하기에.
하지만, 진정한 마니아라면 그림책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 하지만, 워낙 비싼 이 책들을 고루 갖추는 일은 쉽지 않은 일. 이런 나의 계산 중에서도 선택된 책이니 이 책은 경쟁력이 있는 셈.
<<눈물 바다>>라는 책을 반복해서 읽지 않아서 장면 하나하나와 이야기가 머리 속에 꽉 들어차 있지는 않지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앞서 읽었던 <<눈물 바다>> 때문이었다.
표지만 봐도 읽고 싶다는 맘이 왈칵 솟구치지 않는가!
희망이는 앞줄을 벗어나서 앉아보는 것이 소원이었고, 그 소원을 담임 선생님께서 들어주셔서 가장 뒷자리까지 진출해 보는 경험을 올해 했지만, 그렇다고 키가 그만큼 자란 것은 아니다.
항상 "너보다 작은 애가 몇 명 있냐?"고 묻는 엄마에게 한 명, 혹은 두 명이라고 이야기 하고. 그래도 제일 작지는 않다는 것과, 남보다 조금 덜 살았으니 (한 살 어리다.) 키 작은 것은 어쩔 수 없다로 위로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5학년 조카의 경우를 보면 2차성징이 오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엄마들이 아이의 키 크기에 얼마나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찾거나 약을 먹이거나, 노심초사 하는지... 올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거 나도 이대로 있어서 될까? 하는 생각이 아주 살짝 들기도 한다.
첫 페이지에 키 크기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이 그림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피식 한 번 웃어주고 넘어가면 좋겠다.
우유컵 네 잔에 동시에 빨대를 꽂아 쭈욱 마시고
엄마, 아빠가 내 팔다리를 잡고 양쪽에서 주욱 당겨보고
미는 도구(? 강정 만들 때 쓰는)로 내 다리를주욱 밀어보고,
철봉도 해 보고, 잠도 많이 자 보고
거꾸로 천장에 매달려 발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고정도 해 보고,
키 큰 사람, 동물 쳐다보면서 많이많이 먹어도 보고...
그리고 발견해 낸 대단한 방법!!!(역시 책 속에는 진리가 있다니까!)
식물처럼 땅에 뿌리를 내리고 비를 맞고 햇볕을 쬐면서 무럭무럭 '커지는 것'
여기서부터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고 책을 읽으면 된다.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키도 쑥쑥 키우고, 마음의 키도 더욱 자라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희망아, 우리도 커져보자!
참, 이 책 보더니 아이들이 키 작은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어른들도 클 수 있대요. 자세를 바로 하고.... 어짜고 저짜고..." 저희들이 보기에도 작은 엄마가 안타까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