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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직접 겪고 쓴 독서 교육 길라잡이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지음 / 푸른숲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을 '그곳에는 헌신적인 교사가 있었다'로 정하려다가 바꾸었다. 그들의 헌신이 참으로 아름다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가득찬 느낌이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꺼리는 업무 분장을 꼽아 보자면 그 으뜸에 방송과 학교 도서관이 있다.
방송은 잘해야 본전이어서 이 일은 주로 신규 교사나 힘없는 교사에게 맡겨지기 쉽고, 어떤 경우에는 이 일을 피해 보려고 다 큰 어른들이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다행히 나는 이 일을 한 번도 제안받지 않았으니 업무에 있어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도서관은 조금 특별한 업무다. 하기 싫지만 억지로 맡는 이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 피는 작은 보람의 꽃을 발견해 가느라 힘들어도 즐거워 하는 교사들도 적지 않음을 안다. 나는 그런 분들을 주위에서 여럿 보았고, 그 분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감동을 느낀다. 그들의 아름다운 헌신이 모여 아름다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 책을 엮은 교사 단체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책따세)'이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도록 참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하고 있고, 그 누군가의 노력 덕에 나같은 사람은 비슷하게나마 흉내내보아야겠다는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하다.
중등학교의 사례들이 모인 글이라 초등과는 동떨어진 감도 있으나 조금만 응용해 보면 여러 가지 활용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국어과 교사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책에서는 각 교과 교사도 이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각 교과별로 아이들에게 읽혀야 할 책을 교사들이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아이들이 읽을 책을 미리 읽은 교사들이 책 내용으로 아이들과 대화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에 유익한 정보를 얻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는 다양한 추천도서들도 눈여겨 볼만하고, 다양한 독후활동들도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으나 좀 더 깊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되어 기쁘다. 광고, 만화, 노가바, 시를 이야기로 꾸미기 등의 독후활동들은 학습지로 만들어져서 우리 교실에서도 언제든지 원할 때 해 보는 걸로 활용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도는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작품을 어떻게 분석하고 인물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필요함을 느낀다.
동기-줄거리-감상 형식의 천편일률적인 형태의 독후감이 살아있는 글이 아님을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책에 대한 그 느낌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교사가 이끌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살피면서 같은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해 보고, 부족한 가운데에서 서로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실패 사례 속에서도 배움이 있는, 도전하는 아름다운 정신들을 만날 수 있다.
새 학년이 되면, 그리고 고학년을 맡게 된다면, 희망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 달의 추천 도서 중 한 권을 골라 독서토론을 해 보면 참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내게 독서 토론에 대한 사례글 또한 도움이 되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면서 기쁨을 얻고 있는 이 아름다운 선생님들에게 존경을 담아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