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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그 거대한 재앙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ㅣ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
기미코 가지카와 지음, 노은정 옮김, 에드 영 그림 / 사계절 / 2009년 12월
절판
책의 가장 뒷페이지에 깨알처럼 박혀있는 글을 읽으면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쓰나미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재앙을 몰고 오는 큰 파도, 일명 지진해일이 일본식으로 말하면 쓰나미다. 이 용어가 공식적으로 전세계적인 용어로 채택 된 것은 1946년 하와이 쓰나미를 보고 일본계 하와이 인이 '쓰나미'라고 말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써 오던 용어였는데 미국 정부가 하와이에 지진해일 경보센터를 세우면서 센터 이름에 쓰나미를 사용한 것이 국제 용어로 채택된 계기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1854년 일본의 '히로'라는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 주인공 할아버지의 이름은 하마구치 고료우(1820~1885). 그의 업적을 조금 각색하여 이 이야기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난 이 책이 단순히 지식 정보책 인줄 알았다.
그런데, 읽고 보니 감동의 '쓰나미'다.
에드영! 어디선가 익히 들어 본 이름. 살펴보니 <<일곱 마리 눈 먼 생쥐>>의 작가다. 이 책은 그의 콜라주 기법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책의 내용도 감동이지만, 그림 내용도 참으로 멋졌다.
추수를 앞두고 마을은 잔치 분위기로 들떠 있다.
마을과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높직한 산자락에 살고 계신 지혜로운 '할아버지'는
마을에서 가장 부자였지만, 항상 검소하셨다.
잔치의 분위기가 무르 익었을 즈음, 할아버지는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지진을 감지한 할아버지의 말처럼 실제 땅이 길고 느리게 움직였지만, 지진이 다반사인 일본인지라 사람들은 가벼운 징후로 여긴다. 그리고 잔치는 더욱 무르익어 가는데.
수도 없이 지진을 겪은 할아버지는 지진이 아닌 다른 기운을 느끼는데!
갑자기 빠져 나가는 바닷물. 바다의 바닥이 훤히 드러나자 사람들은 좋아하며 바다로 뛰어 드는데... 할아버지는 그것이 괴물파도, 즉 쓰나미임을 오랜 경험으로 알고 계신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마을 사람들을 자기가 있는 높은 곳으로 불러 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 이제 곧 추수를 앞둔 논에 불을 놓는 것.
불을 끄러 온 젊은이들에게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 불길이 점점 더 높게 타올라야 마을 사람들을 모두 산 위로 올라오게 할 수 있다고 말이다. 마을 사람들을 모두 다 불러 들인 후 이 일의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시는 할아버지.
산 위에서 바라 본 바닷가의 모습. 모든 것을 다 삼키는 큰 파도. 마을 사람들이 실제로 그곳에 있었다면 집들과 함께 파도에 다 삼켜졌으리라.
실제로 첫번째 파도 뒤에 그곳엘 갔다가 더 큰 위력으로 덮치는 두 번째 파도에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침내 바다는 제 모습을 찾았고 마을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은혜를 잊지 않고 이렇게 할아버지를 기리는 절까지 지었다고 한다.
이 책은 지식과 함께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준다. 그림은 덤으로 얹어진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