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동화 보물창고 3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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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읽을 때, 내가 그 책을 읽으면 좋았을 딱 그만한 나이로 돌아가 읽게 되는 책들이 있다. 소녀의 감성을 자극하는 책들이 주로 그런 책들인데, 그 책을 읽으면서 사춘기 소녀들이 설레면서 읽게 될 그 마음이 함께 느껴진다. 그 시절 충분히 느끼지 못한 감정에 대한 보상심리로 작용하는 것인지 이런 류의 책들을 읽으면서 콩닥콩닥거리면서 나 혼자 참 좋아라 한다. 그래서 책 읽는 시간이 무척 귀하고 소중한 선물이 된다.

이 책도 그런 마음을 담뿍 안겨 주었다.

어린 시절, 분명 TV 만화로 봤던 것 같은데...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었는지 도통 생각이 안 나는 바람에 고맙게도 처음 느낌으로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어렴풋이 앤과 길버트의 아웅다웅 정도가 떠오르는데...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앤을 만나느라 나 또한 정말이지 정신이 없었다. 책에는 수다쟁이라는 표현이 없었지만, 읽는 내도록 "얘, 정말 말이 많다. 진짜 수다쟁이다." 하면서 읽었는데, 책 뒷표지에 '사랑스러운 수다쟁이, <빨간 머리 앤>이 부르는 희망과 긍정의 노래'라는 문구가 보인다. '다들 나처럼 앤을 수다쟁이라 생각하는구나!'하는 생각에 동지를 만난 느낌.

이 책을 받아들자 남편은 왜 지금껏 번역 된 책이 많이 있는데, 또 다시 번역 작업을 해서 새 책을 내는 걸까? 하는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자기가 혼자 답을 낸다. "그래, 어쩌면 번역도 젊은 번역이 더 좋을 수 있겠다. 아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도 있겠다." 하고 말이다. 번역을 한 최지현씨는 울 학교 선생님의 이름과도 같아서 정겹고 또, 같은 부산 사람이면서 한 때 내가 몸담았던 대학을 졸업한 분이라서 더욱 반가웠다는...

이 책을 읽는 내도록 나는 너무 좋았다. 고전 명작이 주는 놀라운 기쁨. 책이 오래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생명력을 가진 이유들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전 3권 중 나머지 두 편도 푸른책들에서 펴 주시고, 그리고 그 책들도 이렇게 만나볼 기회가 주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앤 이야기의 줄거리야, (나만 모르지) 모두들 다 잘 아는 것 같아서 생략!!!

앤이 펼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은 읽은 내도록 조마조마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빨간머리 앤은 아이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세대를 이어 사랑받을 참으로 멋진 캐릭터다. 키워주신 메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의 은공을 잊지 않는 모습,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이겨내는 모습, 그리고 구김없이 잘 자라는 모습은 분명 아이들에게 감동과 함께 책 속 인물을 롤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해 주리라 믿는다.

377페이지를 닫는 순간이 아쉬움을 남기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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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2011-12-27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도서관이 오전만 하는 바람에 도서관에 못가고 있어요 ㅠ.ㅠ
어린이 도서관에 갔더니 와우~ 책읽는 아이들로 자리가 없었어요.
보고 싶은책도 2권밖에 못찾았고요
은하는 네버랜드 클래식 피노키오를 빌려왔어요
말려도 꼭 빌려보겠다고 하네요 교실에서 조금 읽었다고^^
방학동안은 어린이도서관으로 가야할것 같습니다
학교도서관가면서 선생님을 가끔 뵈는것도 참 좋았는데 말이죠^^

희망찬샘 2011-12-28 06:24   좋아요 0 | URL
은하가 읽겠다고 하는 책 말리지 말고 두세요. 책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고, 읽다가 도전 성공하면 성취감이 대단할 거고, 실패하면 스스로 조절하지 않겠어요?! 은하는 그럴 힘이 있을 거예요.

수퍼남매맘 2011-12-2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고 있습니다. 자기 전에 딸과 읽어 준다고 약속해놓고 며칠이 흘렀네요. 오늘 밤이라도 재도전!!!

희망찬샘 2011-12-28 06:24   좋아요 0 | URL
너무 좋더라구요. 어서 읽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