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북한 아이들 이야기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이은서 지음, 강춘혁 그림, (사)북한인권시민연합 감수 / 국민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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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불행은 자기 것이라고 비관하던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읽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이 책은 이런 책들과 맥을 같이 하는 책이 아닐까? 나 보다 더 불행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 하지만, 그렇게 아는 것에서 그치게 하는 책이 아니라, 현재 내게 주어진 은혜에 감사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무엇일지를 고민하게 하는 그런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표지의 앙상한 가슴을 가진 아이는 먼 나라의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내 동포, 내 동무의 이야기다. 그림은 북한을 탈출해 캄보디아를 거쳐 한국에 와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 분이 그렸다고 한다. 눈으로 본 모습들이 그려졌기 때문인지그림만으로도 가슴 아픈 책이 되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속으로 얼마나 많이 '거짓말이지? 거짓말이지?'를 되뇌었는지 모른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활자로 만나고 보니 그 대면이 참으로 막막해져 온다.  

어린 희망이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질문이 많다. 배고파 보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배가 고파서 쥐를 잡아 먹거나, 죽은 꽃제비(돌보아 줄 부모가 없어서 구걸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입 안에 든 음식 찌꺼기들을 빼 내서 배고파 하는 동생의 입에 넣어주어야 하는 상황, 도둑질을 해서라도 선생님에게 칭찬 받고 싶고 학교에 가고 싶은 아이들의 이야기, 죽으면 쓰레기처럼 내다 버려지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남을 위로하거나 동정하는 마음의 자리는 있을 곳이 없다.  

죽음을 무릅쓰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찾아 온 곳에서 밥 굶지 않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새터민들은 사회의 편견과 홀대와 상대적 빈곤으로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 살기 어렵다 하니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일단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만나보면 좋겠다. 가슴 아프지만, 제대로 알고 그 다음 통일에 대한 공부를 해 나가면 좋겠다. 초등학교에서는 도덕 교과에서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통일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들이 있다. 교과서에서 만난 이야기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느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구구절절 이야기를 생략한다. 한 번 읽어보시길. 사람마다 책을 통해 얻는 느낌은 다르겠지만, 간절한 마음들이 하나로 모여지는데 이 책이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우리 반 꼬맹이들도 이 책에 관심을 보인다. 간단하게 소개를 해 주었다. 그런데, 읽기 힘들 거라고 좀 더 커서 읽으라고 하니 잘 읽을 자신 있다고 읽게 해 달라고 한다. 글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떠나서 이런 상황이 이해될지 의문이지만, 이 책을 읽게 되는 아이가 있다면 그 느낌을 개인적으로 나누어 보고 싶다.  

*가장 먼저 읽은 규*이가 하는 말 : 급식 시간에 음식을 남기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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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2011-10-2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둘째가 유학가서 한인교회사람들과 처음 봉사를 중앙아메리카 니카라과로 따라갔죠
교회도 유학가서 다니기 시작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놀러 가는 기분으로 갔는데
비행기타고 호텔까지 갈때까지 좋았다고하더군요
일주일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아이들때문에 많이 울고 왔다고 하더군요
다녀와서 그아이들이 생각나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그때 우리 둘째가 전화로 하는 말이 내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지금도 일년에 한번 남미로 봉사를 따라 가는데 처음과 많이 다른 마음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지난번에 왔을때 색종이를 박스로 사갔습니다
아이들이게 종이접기를 가르쳐준다고...

희망찬샘 2011-10-25 05:29   좋아요 0 | URL
대견하시겠어요. 먼 곳에서 홀로 지내는 것도 대견한데, 이렇게 기특한 생각들을 하면서 자라고 있군요.

수퍼남매맘 2011-10-2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리뷰 올렸습니다. 어디다 올려야 될 지 몰라서리....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