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이니까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6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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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매미 
방귀 만세 

그리고 이 책~ 

며칠 전 아이들과 쓰기 시간에 한 공부인데 방귀라는 시를 패러디하여 다시 써 보면서 작품에 대한 감상을 서로 주고 받는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아이들끼리 해 내기에는 무리다 싶어서 집에 들고 가서 가족들 앞에서 읽고 평을 적어 와 보라고 했더니 한 아이가 갈겨 써 오길 '형, 최악이다.' 아이의 책을 들여다 보니 형이 먼저 동생의 책에다가 '최악이다'라고 평을 해 주었다. 맘이 아팠다. 우리 교실에 와서 자기 동생이 말을 안 들으면 크게 혼내 주라고 하는 아이를 붙들고 "너는 형이니까, 우리 동생이 말을 안 듣더라도 선생님, 조금 더 예쁘게 봐 주세요."라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친구들의 조그만 실수에도 주먹이 먼저 나가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하지 못 하는 이 아이의 문제가 가정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반대로, 오빠의 이야기를 할 때면 너무너무 행복해 하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친구들에게도 너무 관대하고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지금 이 두 아이가 짝이다.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희망이는 어릴 때 동생에게 참 관대했는데, 학교 들어가서부터는 엄마가 보아도 친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엄마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겼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동생을 조금 더 챙겼으면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희망이처럼 나도 참 맘 고생을 많이 했다. 아이를 야단치면서 속상하고, 야단 맞고 의기소침한 아이를 바라보면서 또 속상하고... 

집에서 아무리 싸우는 아이들이라도 밖에서는 형제간에 서로 챙기는 법인데,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할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좀 더 서로를 잘 챙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런 것도 학습이 되는지 요즘은 조금 나아졌다.  

누나가 야단 맞으면 동생이 엄마 보고 그러지 말라고 한다. 오늘 산간학교(신앙학교) 떠나는 누나랑 서로 인사하라니까 그래도 둘다 살갑게 인사한다. 동생 손 단디 잡고 다니라고, 누나는 그릇이 크기 때문에 누나로 태어난 거라고 타일러 왔는데, 누나가 날 안 챙겼다고 일러주는 동생도, 가끔 동생에게 쌀쌀맞은 누나도 서로에게 조금 더 애정을 느끼는 것 같아 아이들이 많이 자랐구나 생각한다.  

이 책의 형아는 그렇다면 어떤 모습일까? 

동생은 형아가 너무 좋단다. 유치원에 데리러 와서 엄마처럼 가방을 들어주지도 않고, 손을 잡아 주지도 않고, 기다려 주지도 않지만, 종종거리면서 자기를 쫓아가게 하고, 결국 길을 잃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형아가 좋단다. 우리 형이니까 말이다.  

형제간에는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형제애라는 끈끈한 정이 있으니 이내 또 다정해진다.  

희망이와 찬이가 어렸을 때, 내가 정말 잘 한 일 중의 한 가지가 희망이에게 동생을 낳아 준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둘이라서 너무 좋았다. 그러다 제법 많이 싸우더니 이제는 그 고비는 조금 넘긴 듯하다. 

그래, 지금도 다시 둘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형제니까(남매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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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7-2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좋아하신다니 저도 궁금해지네요

희망찬샘 2011-07-24 12:13   좋아요 0 | URL
방귀 만세~ 정말 좋았어요. 근데, 그림풍은 모두 비슷해요. 그래서 희망이 보고 생각나는 책 말해 보라고 하니 금방 찾더라구요. 그래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