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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소리 ㅣ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1
리혜선 / 길벗어린이 / 1996년 3월
평점 :
독서토론부에서 6월의 주제 도서로 '평화'를 잡고 책 소개를 해 보라고 했더니 한 친구가 이 책을 소개한다.
그림책인데, 묵직하게 느껴지는 무게감과 부담스러운 글자 수를 보면서 지금껏 펼치기를 꺼렸었는데, 여러 서재에 이 책이 자주 보이기도 했고, 또 마침 제자가 추천을 해 주니 6월이 가기 전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 꼬맹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니, "저 읽었어요. 감동적이었어요." 하고 이야기한다. 일 학년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해도 될까? 아이는 어떤 선까지 이해했을까?
이 책의 시대 배경은 우리나라의 백성들이 우리나라에서 조차도 살아가기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만주로 이주하던 그 시절이고, 공간적 배경은 중국 청인들이 사는 마을이다.
살 길이 막막해진 우리 조상들이 중국 만주벌판으로 떠났던 시기, 너무 가난해서 중국 사람에게 팔려 간 조선족 소녀의 슬픈 운명을 연변에 사는 우리 동포 작가 리혜선 선생님이 울면서 썼다고 하는 이 이야기는 읽는 내도록 가슴이 아팠다. 또한 이 책은 '96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 픽션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이래저래 작품에 대한 감상은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옥희의 고생은 글로 옮겨 두지 않아도 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던 옥희가 그리운 엄마를 따라 떠나는 그 길을 눈으로 쫓으며 엄마는 못 만나더라도 엄마같은 분들을 만나서 그들 품에 안겼으리라 생각을 하며 가슴을 다독여 본다.
세월은 쉬임없이 흐르고 흘렀다. '쥐불놀이'를 하는 개간민들이 물밀듯 쓸어들어 이 자그만 분지는 항상 황야를 태우는 연기로 자욱했다. 사람들은 연기가 많은 곳이라고 남강을 '앤지'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글자만 바꾸어 '얜지(延吉)'라고 부르게 되었다. 두만강을 건너온 사람들은 이 곳에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세우고 한복을 입고 자기 말을 하면서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설이 되면 이 곳엔 폭죽소리가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