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생활 처음으로 후배가 나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다고 찾아 왔다.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오며가며 하지만, 본격적인 질문거리를 들고 찾아 온 사람은 처음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읽기를 하면서 들었던 의문점들을 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들이 있다면서 수첩에 빼곡히 적어 왔다.
내가 아이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은 아무래도 희망찬 우리 아이들 때문이다. 내가 처음 시작한 그 때처럼 이제 막 아이를 낳아서 자녀를 책벌레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가진 선생님은 독서를 통한 학급경영을 염두에 둔 바로 그 시점에 서 있는 나의 옛날 모습을 생각나게 하였다.
작년에 학년에 건의해서 함께 실시했던 독서 릴레이에 대한 이야기. 들리는 바에 의하면 어머님들이 그 덕에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고 올해 또 하면 좋겠다 하셨단다. 나는 독서 릴레이는 한 번도 해 보지 않았지만, 책 읽는 속도가 다른 아이들의 속도를 맞추어 주는 문제와 선택권이 좁아진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니 너무 좋아하고, 읽어 준 책을 서로 보겠다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더 잘 골라서 좀 더 계획적으로 읽어 주고 싶단다. 내가 그런 것처럼 독서 관련 도서를 찾으려 하는 선생님에게 가지고 있는 책이 아주 많으니 빌려 주겠다고 했지만, 직접 사서 줄을 그으며 보고 싶단다.
행복한아침독서 학급문고 보내기 운동에 관해 소개도 해 주고, 내가 가진 자료들도 넘겨 주면서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도 함께 흥분을 했다.
행복한아침독서에서 비매품으로 나왔던 아침독서 사례집이 한 권 있는데, 그 책에 원고가 실려서 책을 여러 권 받았고, 그 책은 원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에게나 주지 않고, 책을 꼭 읽을 것 같은 분과(많은 분들이 책을 드리면 제목만 보고 책꽂이에 꽂아 둔다. 넘쳐나는 자료를 다 읽어보고 소화하기란 힘들기 때문에 나 또한 교육청에서 나와서 배부되는 귀한 자료들을 놓치는 경우도 많기에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해 눈길을 주지 않는 그 분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귀한 자료를 귀하게 여길 분에게 주고 싶어서 아끼고 아끼고 있는 중! 이제 내 손에 3권 정도 남아있다.) 내게 의미있는 이들에게 선물로 드렸다. 그런데 이 후배님의 교실에 <<선생님, 우리도 아침독서해요!>>라는 책이 있어서 복직 한 후 이 책 또한 줄을 치며 읽었노라 이야기 한다. <<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도 줄치며 읽었다는 선생님은 이제 여희숙 선생님 책을 찾는다.

아침독서의 걸음마를 시작하는 후배를 응원하면서 내가 지금껏 받았던 은혜들을 되돌려 주려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처음 읽고 밑줄 그었던 마쓰이 다다시의 책과 함께 아가야를 위한 그림책
도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