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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이 사는 나라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8
신형건 지음, 김유대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이로써 신형건 시인의 <<거인들이 사는 나라>>가 네 번째 내 손에 들어 왔다.
첫 번째 책은 너무 읽고 싶어서 샀다가 다 읽지 않고 학급 문고에 넣어 두었고, 두 번째는 푸른책들에서 선물로 받았고 (이 달의 독서일기 당첨으로 받았던 것 같다.) 세 번째는 또 다른 경로로 들어 온 것 같고, 그리고 이번에 서평 도서로 이 책을 받았다.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결국 다 읽지 못한 나를 위해 이렇게 아담한 사이즈로 다시 만들어서 선물을 해 주시니 그저 황공할 따름이다.
시인의 시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국어 교과서에 모두 8편이 시가 실렸고, 그 중 6편은 초등교과서에 실렸다. 지난 5학년 2학기 교과서에서 연이어 시인의 시를 만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콜라 마시는 북극곰>>이라는 시집을 들어 보았니?(이미 학급문고에 있고 몇 편의 시를 읽어주었던지라, 졸지 않았다면 들어 보았을 터!) 그 시집의 저자란다. 이 분은 교과서 관계자랑 친한가 보다. 어떻게 교과서에 이렇게 많은 시가 실릴 수 있을까?
(솔직히 의문이다.) 이건 뼈 있는 농담이나 비꼬는 말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한 말이다. (오해 없으시기를~)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면서 푸른책들 선전도 하면서, 이금이 선생님 이야기, 신형건 시인의 독특한 이력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이들은 무척 호기심을 가지고 들었고.
나 혼자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이번에는 정말로 제대로 다 읽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시가 어떤 것인지 짚어 보았다.
나는 이 책의 전체 시 중에 다음의 시가 가장 마음에 든다.
다음 교과서 개정에는 이 시도 실리면 좋겠다!
거지천사
누덕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니?
그보다도, 거지천사 이야길 아니?
하늘나라 천사들은 모두 이음새가 없는 옷을 입고 있는데, 그 옷을 만드는 천사 이름이
누덕이야. 아니아니, 누더기가 아니라 누덕!
누덕이 어떻게 기운 자국 하나 없이 매끈한
옷을 짓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것 하나는
모든 천사들이 다 알고 있지. 바로
누덕이 입고 있는 옷은 누더기라는 것!
아무리 재주가 빼어나다지만 누덕이도
옷을 다 만들고 나면 자투리가 남지.
누덕은 그걸 버리지 않고 모아 뒀다가
누덕누덕 기워 옷을 만들어 입는 거란다.
그래서 거지천사라는 별명이 붙었지.
천사들의 옷을 다 지어 놓고 나면 누덕은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내려온단다.
사람들의 헤진 마음을 기워 주기 위해서야.
하지만, 거지처럼 누더기옷을 입고 다녀서
우리는 잘 알아보지 못하지. 더욱이
마음이 누덕누덕 누더기인 사람은!
무엇보다도 푸른책들에서 한 손에 쏙 들어가는 문고판용 도서로 이미 스테디 셀러(베스트 셀러?)인 도서들을 다시 내어 주어 참으로 반갑다. 많은 출판사들에서 이런 기획을 해 주신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학급문고를 좀 더 넉넉하게 확충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님도 이런 부분에 대한 제안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즐거운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