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고 소리, 처음 독서 습관>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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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독서 습관 - 초등 저학년을 위한
4차원 지음, 정지은 그림 / 개똥이책 / 2009년 12월
평점 :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은 아이를 평생 지탱하게 해 주는 힘이 된다. - 희망찬샘 가라사대!
그러고보니 밤새도록 독서실천 사례를 쓰느라 바빴다. 꿈 속이지만 이번만큼은 전문편집인에게 맡겨서 뽀대나게 작품 하나 만들어서 좋은 성적얻어야지! 하는 굳은 결의를 하면서! 깨고보니 참 우습다.
난, 지난 5년 동안 내 생각에 아이들에게 멋진 독서교육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 중 한 해는 독서사례를 썼는데 3등급을 받았다. 그렇게 열심히 썼는데! 하면서 실망했다. 올해는 다시 고지를 향해 도전하려고 준비하다가 너무 바빠 포기하고 말았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거 보니 나는 아직 덜 익은 벼다.
독서 교육을 하면서 얻는 귀한 선물 한 가지! 내가 목표로 삼고 있는 거지만, 아이들에게 곱고 바른 심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거다. 창작동화든 전래동화든 아이들이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면서 그들의 정신세계를 분명히 성숙시켜 주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밝은 분위기로 이끌어 준다.
어제 아는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우리 학교 영어교사가 강사로 나오는 영어 연수를 들었는데 스토리텔링파트를 맡은 그 강사가 소개해 주는 반의 사연이 바로 너희 반이더라~ 그래서 니가 자랑스럽다! 하셨다. 내용인즉슨, 조금 부족한 친구들을 배려하는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긴데, 그것이 책의 힘인 것 같더라! 하는 거였다. 그 전화를 받고 보니 내가 하는 일이 더욱 대단한 일처럼 느껴지면서 무척 행복하게 여겨지는 순간이었다.
독서지도를 해 보니 저학년은 좋은 책만 내밀어 주면 책에 흠뻑 빠지게 할 수 있는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력도 많이 든다. 그래서 독서 지도는 빠르면 빠를수록 쉽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우리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북스타트 운동도 그걸 입증했듯이 적절한 조치가 제 때 주어지면 아이들은 얼마든지 책을 좋아하게 된다고 나는 믿고 있다.
희망이는 어릴 때 책을 너무 좋아했지만, 우리 찬이는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끌어안고 열심히 읽어주다 보니 지금은 울다가도 책을 읽어주면 눈물을 뚝 그칠 정도로 책 사랑이 깊다.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이 책을 읽어줄 때면 찬이 눈빛은 다른 아이들이랑 정말 다르다고 이야기 하신다. 문제는 아이를 위한 시간 투자가 아닐까 싶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으면 정말 좋은 책을 골라 엄마가 끼고 앉아 읽어주면 된다. 얼마나 쉬운가! 아직 혼자서 책을 읽지 않으려는 7살 찬이를 위해 나는 오늘도 졸린 눈을 비벼 가며 책을 읽어준다. ("집에서 뭐하노?" 물으시는 울 부장님께 "누나 학원 가면 찬이 책 읽고 주고,,,"했더니 옆에서 찬이가 거칠게 항의한다. "엄만, 언제 책 읽어 줬다고? 맨날 졸기만 하면서!" 뜨아~ 아직도 부족하단다. 입에 단내 나도록 열심히 읽어 줬는데도 말이다.)
이 책에 관한 서평을 써야 되는데 쓰다 보니 이 책과 관계없는 책 제목과 연관된 내 얘기만 잔뜩 하고 말았다.
이 책의 에피소드는 무척 간단하다. 똥을 누는 고릴라 머리 위로 아이가 재미없다고 던진 책 한 권이 떨어진다. 고릴라는 그걸로 똥을 닦으려다 그만 그 책 내용에 홀딱 반해서 책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데 그걸 시작으로 도서관도 알게 되고 서점도 알게 된다.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도 배우고 도서관 사용법도 배우면서 친구들과 책을 한 권 두 권 모아서 숲속 작은 도서관을 만들게 된다는 내용이다.
책의 내용은 내게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그래서 별로 관심이 가는 책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 슬프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선물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보다도 책을 먼저 읽은 희망이는 책에 대한 평가가 무척 긍정적이다. 정말 재미있단다. 만화 형식의 그림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런지 모르겠다. 부담없이 읽으면서 책을 보는 바른 방법 같은 것도 학습할 수 있으니 말이다. 초등 저학년을 위한~ 이라는 말은 주 독자 연령인 저학년에게는 제대로 먹힌다고 보면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기 싫어하는 내 아이에게 책을 재미있게 읽도록 만드는 어떤 비법을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책에 음식을 묻히지 말아요, 책을 던지면 다칠 수 있어요, 책은 한 곳에 앉아서 읽어요, 밥을 먹거나 걸으면서 책을 읽지 않아요,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라고 상상해 봐요, 재미있거나 좋아하는 부분을 부모님이나 동생, 친구에게 읽어 줘요, 천천히 또박또박 알맞은 소리로 읽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 방법을 익혀요, 동네에 어떤 도서관이 있는지 알아보고 부모님과 함께 가요,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책을 읽어요, 국어사전 보는 방법을 익혀요, 국어사전에서 찾은 단어와 뜻을 노트에 옮겨 적어요, 책을 읽고 주인공이 누구이며 어떤 일을 겪는지 간추려서 얘기해요,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독서 노트를 써요, 독서 노트 쓰는 것이 익숙해지면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도 적어요, 친구들과 책을 서로 바꿔 읽어요, 빌린 책이나 학급문고의 책도 내 것처럼 아껴야 해요,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지 않아요, 독서 등을 켜고 책을 읽어요, 가족과 함께 서점에 자주 가요, 우리 동네에 어떤 서점이 있는지 조사해 봐요, 동화, 위인전, 동시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요, 어린이 신문이나 잡지도 찾아서 읽어요,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좋아요
라는 내용의 글들이 한 컷 만화와 함께 이야기에 삽입되어 있다. 적고 보니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가며 읽으면 좋겠다.